회원권시장흐름및분석

[COVER STORY] 하향 안정화‘뚜렷’...실속형 거래 활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회원권 시장의 전체적 흐름은 크게 세 가지다.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돼 있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실속형 상품 거래가 활발하며, 하락장에서도 최상위 울트라 프리미엄급들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부동의 흐름을 보인다는 것. 시장 자체로는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실사용자들에게는 지금이 바로 매수 기회다.

예전에 회원권은 자산 시장과 연결된 또 다른 투자처였 다. 분양받은 가격보다 훨씬 많은 프리미엄이 형성되 면서 수익을 목적으로 회원권을 구매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경우도 많았다.

과거에도 피트니스 회원권은 골프 회원 권에 비해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격 불문하고‘없어서 못 산다는’상위 클럽의 회 원권은 투자처로서도 분명 매력적이었다.
[COVER STORY] 하향 안정화‘뚜렷’...실속형 거래 활발
그런데 이는 모두‘옛날’얘기다. 2008년 금융위기 이 후 자산 시장은 하향했고 그와 함께 회원권 시장에서도 투 자적인 거래는 거의 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골프 회원 권이나 피트니스 회원권이나 모두 평균 시세가 고점 대비 60% 이상씩 빠졌다. 시세 조정 폭이 커지면서 투자 목적 으로 접근했던 가수요자들은 거의 빠져나갔고 실사용자 위주의 거래로 개편됐다. 따라서 급락 등으로 인한 변동성 은 크지 않지만, 바닥을 다지는 작업 내지는 하향 안정화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급 따라 가격 변동, 상품 다변화로 차별화
이처럼 회원권 시장이 실사용 목적에 의한 매매로 전환되 면서 투자적 가치가 아닌 수급 상황 자체가 가격 변동의 주 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나는 시 기에는 반등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는 분명 투자 자산으 로서의 업 앤드 다운이 진행될 때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개인 실사용자의 경우는 시즌, 비시즌에 따라 실리적으로 움직이고, 법인의 경우에는 연말, 연초 결산일에 맞춰 움 직이다 보니 예측 가능한 수요가 발생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식. 이처럼 수급 상황에 의한 가격 변 동 폭은 10~30% 선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그나마 피트니스 회원권은 시즌, 비시즌의 구분이 따로 없고 법인 회원권 매매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실정. 경기 영향으로 가격이 동반 하락한 후 큰 반등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클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난 경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주를 이루면서 중저가 상품 중 저평가 된 상품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경향이 나타나는 것 도 큰 흐름 중 하나다. 금액 대비 회원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회원권에 관심이 쏠리면서 일부 회원권은 오히려 불 경기 중에 몸값이 상승하기도 하고, 반대로 지지를 한 몸에 받다 추락하는 신세로 전락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 니 과거엔 공급자 중심으로 돼 있던 상품들이 지금은 수요 자에게 맞춰져 있다. 클럽들이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혜택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COVER STORY] 하향 안정화‘뚜렷’...실속형 거래 활발
이 부분에서도 피트니스 회원권은 사정이 좀 다르다. 고점 대비 많이 빠졌거나 합리 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회원권이 매력적인 건 분명 하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피트니스클럽의 첫째 선택 조건이 생활권 인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다만 일부 호텔처럼 피트니스클럽을 리뉴얼하거나, 일반 회원보다 연회비를 더 내고 사용하는 연간회원권을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확장하는 등 새로운 이슈로 수요를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다.

최근 회원권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최상위 프리미엄급 회원권의 경우 가격은 분명 하 락했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시장가격 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그러나 거래 자체가 활발 하지 않아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일례로 최 고 등급으로 꼽히는 남부컨트리클럽(CC)은 가격이 많이 떨어져 현재 8억 원대에 거래 가격이 형성돼 있지 만, 실질적인 거래는 거의 드물다. 호텔 피트니스 클럽 중 로열로 손꼽히는 신라호텔도 사정은 마찬 가지다. 지난해 리뉴얼 후 1억 원대에 신규 분양한 회원권은 1, 2, 3차 모두 오버 분양으로 그 인기를 증명했고, 기존 회원권 역시 호텔 피트니스 중 최 고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 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골프나 피트니스 회원권을 투자적 입장에서 접근 하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요즘 같은 저금리 상 황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충분히 가격 메리 트가 있는 회원권은 투자처로서도 생각해볼 만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 다만 이 경우, 실질적 사용과 투자가 플러스된 개념으로 바라보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에 수익 률 또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대중화된 콘도·리조트 회원권, 여전히 존재하는‘그들만의 세상’
콘도·리조트 회원권 시장도 전체 가격이 고점 대비 30~50% 이상 하락했다. 한때‘잘나가는’회원권은 분양 가를 상회하는 가격으로 거래됐지만 지금은 거의 분양 금 액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는 실정. 꾸준히 신규 분양이 이 뤄지고 있어 굳이 기존 회원권을 사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회원권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부추기는 요인 이다.

합리적, 실리적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 콘도·리조트 회원권 시장은 다른 회원권 시장과 궤를 같이 한다. 객실 수준이 상급이 아니더라도 여러 군데 체 인을 갖추고 있으면서 각종 부대시설이 구비된 콘도나 리 조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일부 중급의 콘도 체인 브랜드 의경우85m²기준약400만원정도에거래되기도하는 등 다소 대중화되고 있는 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콘도·리조트 회원권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프리미엄급 레벨의 브랜드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도 2000년대 중반 이 후 시장의 큰 흐름이다. 대명레저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대명은 노블리안 회원을 만들고 소노팰리체, 양양 쏠비치 등 차별화된 시설을 별도로 갖추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1년 내내 전용 객실로 운영되는 일명‘풀구좌’럭셔리 콘 도 와 리 조 트 들 은 여 전 히 ‘ 그 들 만 의 세 상 ’이 다 . 최 소 6 억 ~ 7억 원, 최고 30억~40억 원에 달하며, 연 관리비로만 1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 회원권은 이 용 가능한 층이 한정돼 있는 터라 경기 민감도도 떨어지고 회원권 시장 자체 흐름과도 무관한 양상을 보인다. 혹 매 수 대기자가 있더라도 매물이 나오지 않아 거래 자체가 거 의이뤄지지않기때문에시세를논하는것자체가큰의 미가 없는 상황.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투자 목적으로 회원권을 구매하 는 경우도 아주 없지는 않다. 멤버십 회원권은 일정 기간 이 지나면 보증금을 반환해주기 때문에 분양가 아래에서 가격이 형성된 회원권 중 만기에 가까운 회원권을 구매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들도 더러 있는 것. 그런 움직임들이 일자 업체들은 조건 자체를‘구입한 날로부터 10년’등으 로 변경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한편 골프 회원권 시장이 침체되면서 골프장과 연계된 콘도나 골프텔 등의 회원권 시장이 덩달아 축소된 것도 변 화된 점이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