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광주시는 그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활발하지 않았다. 그 덕에 경기도권역이지만 광주시의 자연환경은 강원도에 버금간다. 환경특구로 주목받던 광주시가 최근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직주근접형 전원주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주시 전원주택지는 북부권의 퇴촌면과 남종면, 분당 인접 지역, 그리고 초월읍 등에 자리하고 있다.
광주시 전원주택지는 북부권의 퇴촌면과 남종면, 분당 인접 지역, 그리고 초월읍 등에 자리하고 있다.
광주시는 경기도 중동부에 있는 도시다. 광주산맥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며, 경안천이 흐른다. 동쪽으로 양평군과 여주시, 서쪽으로 성남시, 남쪽으로 용인시와 이천시, 북쪽으로는 하남시, 남양주시와 접해 있다.

위치상으로 경기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광주시는 편리한 교통과 쾌적한 환경 요건으로 인해 전원주택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양평이나 용인에 비해 전원주택지로서의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형’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원주택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광주시는 그러나 ‘팔당상수원 수질보전권역 1권역’으로 일부 지역이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공원구역’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전원주택지를 마련하고자 할 때 그 절차가 다른 지역에 비해 무척 까다로운 편이다. 그래서 유난히 단지형 매물이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개발 절차 까다로워 단지형 전원주택 인기
광주시는 서울과 이천, 용인을 연결하는 수도권 교통의 요충지로 서울, 분당 등 행정·생활권으로부터 전 지역이 4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광주시는 중부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영동 제2고속도로, 성남~여주 간 전철,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 등이 확장 또는 신규로 개통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분당 태재고개에서 광주로 직접 연결되는 도로가 2∼4차선으로 확장되고 수원∼광주 간 43번 도로, 서울 강동권으로 진입이 가능한 45번 도로, 양평 지역과 연결되는 44번 도로 등 국도도 많다. 그 덕에 최근 광주는 교통 요충지로 부상하며 지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광주시는 교통 환경뿐 아니라 자연경관도 뛰어나다. 남한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과 한강 지류인 경안천, 무천, 곤지암천, 탄천 등이 있다. 이로 인해 개발에 많은 제약이 따르기도 하는데, 지난해에는 경안천 주변이 수변구역으로 지정돼 현지에 주민등록을 하지 않으면 농지전용이나 형질 변경을 통한 건축허가조차 받을 수 없게 됐다. 또한 팔당호와 인접한 남종면, 퇴촌면, 광주읍, 초월면 등의 일부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건축에 따른 행위 제한이 많다. 이 지역도 마찬가지로 외지인이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할 경우 먼저 현지로 주민등록을 이전해야 하며 복잡한 절차가 뒤따른다.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광주시 전원주택지는 북부권의 퇴촌면과 남종면, 분당 인접 지역, 그리고 초월읍 등에 자리하고 있다. 그중 퇴촌면과 남종면은 예로부터 별장이 많기로 유명하다. 광주시 남종면은 면소재지인 분원리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인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반면에 개발 가능한 면적이 많지 않아 단지형 전원주택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 대신에 개별 필지가 매물로 나와 있다.

귀여리, 검천리, 수청리 등의 농지는 3.3㎡당 50만~150만 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지역에 땅을 구입해 전원주택을 마련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 땅이 그린벨트에 해당하는 지역인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린벨트에 속한 지역일 경우 집을 짓거나 증개축을 할 때 이전 소유주로부터 이축권을 사야 한다. 또한 팔당호 주변은 수변구역 지정으로 개발에 대한 제한이 뒤따라 농지전용이 어려워 토지 매입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인접한 퇴촌면은 광주시 최고의 전원주택지로, 토지 가격도 남종면보다 비싼 편이다. 퇴촌면 우산리 천진암터와 강학당터는 한국 가톨릭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를 중심으로 우산천 주변 등지에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전원주택 단지들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그린벨트에서 제외된 광동리 주변은 빼어난 경관을 바탕으로 광주 지역 중에서 최고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가격대는 분당과 인접한 오포면과 비슷해 3.3㎡당 70만∼100만 원대를 호가한다.

분당의 경계인 태재고개를 넘으면 바로 만나는 삼리, 직리, 목리 등은 도로를 중심으로 근린생활과 산업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뉴서울컨트리클럽(CC)에 인접한 삼리는 단독형 전원주택지가 발달했다. 광주시 목리에는 문형산 자락에 현재 문형마을을 비롯해 중소 규모의 전원주택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광주시와 경계를 접하고 있는 오포읍은 단지형 전원주택이 가장 활발히 입주한 곳이다. 이 지역은 학군이 분당으로 배정돼 있어 자녀들의 취학문제에 대한 우려가 적으며 분당생활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밖에 분당의 교통, 의료시설,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앞으로 지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포읍 일대는 현재 전원주택지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용인 지역과도 자주 비교 대상에 오르내리는데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는 용인만큼의 유명세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개발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환경 차익을 노려볼 만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포읍 능평리 일대에 전원주택 단지가 안쪽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서울에서 25분대 진입이 가능한 이 일대는 배산임수형의 지세가 특징이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나들목(IC)에서 가까운 실촌읍은 양평으로 빠지는 길목에 골프장 등의 위락시설이 여럿 자리 잡고 있어 ‘레저형 전원주택 단지’로서의 면모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인접한 도척면은 산이리와 궁평리 지역을 중심으로 전원주택 단지와 실버타운, 주말관광·휴양 단지로서의 면모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퇴촌권 A급 전원주택 거주 이종길 씨
“퇴촌권 전원주택지는 3.3㎡당 150만 원을 호가해요”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이종길(60) 영진건설 사장의 자택은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에 있다. 행정적으로는 여주시에 속하지만 생활은 퇴촌권으로 지역에서는 퇴촌권 여주로 분류한다. 분당에서 건설업을 하다 20여 년 전 광주시로 내려온 이 사장은 지금까지 5개 단지 300여 채의 전원주택을 지었다.

전원주택은 대부분 산속에 있어 도로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도로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건 물류창고다. 물류창고는 제2영동고속도로 퇴촌IC에서 곤지암역 예정지 사이 도로를 따라 분포돼 있다. 물류창고는 부지 3300~6600㎡에 창고 1650~3300㎡ 규모가 일반적이다. 건축비는 3.3㎡당 150만 원, 월 임대료는 3.3㎡당 약 2만 원이다. 도로 주변 물류창고는 공실이 거의 없다.

도로 안쪽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지는 A급에서 D급까지 총 4단계로 분류한다. A급은 남향에 계곡을 끼고 있으며 주변 경관이 좋은 곳. 여기에 토목공사가 많이 필요 없는 곳이어야 A급 택지다. 이런 곳은 땅값이 3.3㎡당 150만 원을 호가한다. B급은 A급과 비슷한 조건을 갖추었지만 계곡에 물이 없는 땅으로 지가는 3.3㎡당 80만~100만 원 수준이다. 이들과 달리 C급은 창고와 공장 주변으로 향과 무관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다. 시세는 3.3㎡당 60만~80만 원. D급은 이보다 싼 3.3㎡당 50만 원, 싸게는 40만 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A급 택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의 몫이다. 대지 1320~1650㎡, 주택 규모는 관리인이 있을 경우 264㎡, 관리인이 없으면 198㎡ 정도다. 건축비를 3.3㎡당 400만 원을 가정할 경우 총 구입비용은 8억~10억 원이다.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최근 전원주택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급주택과 일반 주택의 가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예전처럼 5억 원 전후의 중간급 전원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이 거의 없다. 광주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8억~10억 원대의 고급주택 아니면 2억~2억5000만 원 수준의 중저가 전원주택이 주를 이룬다. 이 정도 가격이면 330~660㎡ 대지에 49.5~82.5㎡ 규모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사장의 주택이 있는 곳은 고위공무원과 중견기업인들의 별장이 몰려 있는 A급 택지다. A급 택지답게 동남향에 계곡을 끼고 있고,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주택이 있는 양자산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주 찾던 등산로로 ‘영삼이코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고급 전원주택은 양자산길을 따라 터를 잡았는데 필지당 1650~3300㎡ 규모이며, 3.3㎡당 150만 원을 호가한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인기도 높아진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난방은 페치카와 펠릿보일러
1992년 개발을 목적으로 1만9800㎡의 땅을 3.3㎡당 평균 18만 원에 구입했다. 그 사이 6600㎡는 팔고 나머지 1만3200㎡는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했다. 인허가 등 개발에 필요한 모든 공사를 마무리한 택지는 825㎡를 한 필지로 3.3㎡당 80만 원에 분양하고 있다.

단지 초입에 자리 잡은 이 사장의 집은 대지 1320㎡, 주택 규모 396㎡다. 주택 내부는 황토로, 외벽은 고벽돌로 둘렀다. 3.3㎡당 건축비 400만 원이 들었는데, 일반인이 지으면 3.3㎡당 430만~450만 원을 들여야 한다. 난방은 페치카와 펠릿보일러를 함께 쓴다. 페치카 연료인 참나무 한 차(80만 원)와 펠릿 100포(포당 6000원)면 겨울을 거뜬히 난다.

“오랫동안 사업을 하면서 목조주택, 벽돌집, 스틸하우스 등 거의 모든 주택을 지어봤는데, 황톳집이 최고예요. 무엇보다 건강에 좋은데, 담배를 펴도 다 빨아들여요. 하지만 황톳집도 잘못 지으면 우풍이 생기고, 100% 황토로만 지으면 풍화작용으로 오래가지 못하죠. 그래서 외부는 고벽돌로 둘렀습니다.”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지하 1층은 게스트하우스다. 게스트하우스에는 객실 2개와 노래방, 주방, 화장실 등이 있다. 객실 중 하나는 온돌방으로 난방을 별도로 해 찜질방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위층은 두 개의 방과 욕실, 부엌, 거실로 구성돼 있다. 거실과 연결된 발코니는 광주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잔디가 깔린 정원은 연못과 정자 등을 합해 약 660㎡ 크기다. 그중 약 198㎡가 텃밭으로 웬만한 채소는 이곳에서 키워 먹는다. 정원 주변에는 배, 복숭아, 체리 등 유실수들이 울타리를 치고 있다. 잔디밭 언저리에는 닭장도 뒀는데, 아침마다 달걀 줍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아내와 아이는 분당 아파트에 삽니다. 분당에 모임이 있을 때면 분당 집에서 자는데, 집에 들어가면 답답해서 창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술도 잘 안 깨고요. 그런데 여기서는 술을 마셔도 아침 6시면 자동으로 눈이 떠집니다. 나이 드니까 환경에 민감해져요. 그래서 여길 못 벗어납니다.”



곤지암 전원주택 단지 거주 김세만 씨
“건축비 3.3㎡당 350만 원으로 도시 감옥에서 벗어났어요”
[BEST PLACE TO LIVE] 환경특구에서 교통특구로 변신하다
김세만 씨의 집은 곤지암읍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 내에 있다. 전체 단지는 3만9600㎡로, 총 42가구가 들어와 있다. 세대당 택지는 평균 660㎡다. 마을 끝자락에 터를 잡은 김 씨는 12년 전 이곳으로 들어왔다. 과천에 살던 그는 1993년 분당으로 이사, 10년 정도를 살았다.

광주에서 전원주택을 시작한 것은 장인의 영향이 컸다. 군무원이었던 장인은 정년퇴직을 하고 무척이나 무료해했다. 무료함을 술로 달래다 보니 건강도 나빠졌다. 일곱 자매의 맏사위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전원생활에 뜻이 있던 터라 그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텃밭이 달린 전원주택을 찾다 보니 땅값이 비싼 분당은 자연스레 제외됐다. 분당과 인접한 경기도 이천과 여주 등지를 돌아다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동네 부동산을 통해 지금 집이 있는 곳을 소개받았다.

“여기가 동호인 단지로 조성된 곳인데, 처음 왔을 때는 그냥 산이었어요. 분당에서도 가깝고 공기도 좋아서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전체 대지 633.6㎡를 3.3㎡당 25만 원에 분양받고 3300㎡ 텃밭도 샀습니다.”

집은 당시 유행하던 스틸하우스로 지었다. 주택 규모는 1층 99㎡, 2층 66㎡ 총 165㎡. 지하 1층은 처제들을 위한 놀이터로 만들었다. 정원으로 난 계단을 타고 연결된 지하는 바를 중심으로 노래방 기계, 당구장, 탁구장 등을 설치했다. 이주 초기에는 일곱 자매가 시도 때도 없이 모여서 놀았다. 지금은 수확철이 되면 다들 내려와서 가족오락실로 이용한다.

건축비는 3.3㎡당 350만 원이 들었는데, 당시로는 많이 든 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크게 손이 가지 않는 걸 보면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난방은 심야 전기를 쓰는데, 겨울에는 월 60만~70만 원이 든다.

집을 짓고 처음에는 장인, 장모만 내려와 살고, 그는 주말에만 내려왔다.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장인, 장모는 텃밭 가꾸는 일로 소일을 했다. 건강도 부쩍 좋아졌다. 그는 주말마다 내려와 나무를 전지하고 정원을 가꿨다. 그러다 2년 전 아예 이곳으로 내려왔다. 살아보니까 제일 좋은 게 공기다. 사람들하고 부대끼지 않는 것도 전원생활의 장점이다.

“백수가 과로사한다잖아요. 아침 6시쯤 일어나서 텃밭에 나갑니다. 고추, 오이, 무, 호박부터 밤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엄나무, 두릅나무까지 고루 심어 놨어요. 장인, 장모가 심어 놓은 건데, 힘들어도 추수할 때가 되면 보람 있어요. 가족들 불러서 잔치를 하니까요. 노인네들이 힘든데도 나무를 더 심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몸은 피곤해도 정원 가꾸고 텃밭 일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집 안의 크고 작은 물건을 만드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7년 전에는 직접 목자재를 사다가 보름이 걸려 원두막을 지었다. 최근에는 아내의 요구가 있어 탁자를 만들었다.

“원래 꿈이 산을 사서, 조경수를 키우는 거였어요. 큰 산을 사서 금강송 같은 나무를 키우면서 수목원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러자면 큰돈이 드는데 그건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지금은 정원수 키우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