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1월호, 기업분석전문가 심층 설문 조사
50대 그룹 오너리스크 평가


한경 머니는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전문가들의 설문을 통해 주요 대기업집단의 오너리스크를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2013년 4월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43곳을 대상으로 했다.


2013년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모두 20명. 국내 신용평가사와 증권사의 채권 및 지주회사 담당 애널리스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담당 연구원 등이다.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히 평가 항목을 설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오너리스크에 워낙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 항목을 구성하기 위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증권사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먼저 오너리스크 평가를 위한 주요 항목 세 가지를 뽑았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리더십을 평가하기 위한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 총수 일가의 경영 안정성과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 그리고 최근 경제민주화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준법 경영 등을 평가하기 위한 ‘윤리 경영 평가’ 등이 그것이다. 이 중 경영 능력 평가와 지배구조 평가에는 각각 4개의 세부 항목을, 윤리 경영 평가에는 3개의 세부 항목을 구성함으로써 가중치를 달리했다.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는 ‘비전 제시’와 ‘위기관리 능력’, ‘수익 창출 능력’,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구성했다. 비전 제시에서는 소신 경영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의 성장에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가를, 위기관리 능력에서는 경영자로서 적절한 대응으로 위기를 봉합하고 나아가 기회로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데 탁월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가는 수익 창출 능력에서, CEO로서 조직원들의 의사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반영하는가는 합리적 의사결정에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둘째, 지배구조의 책임성과 투명성 평가는 ‘소유 구조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오너 지분율의 안정성’을 통해 평가했다. 경영권 분쟁 없이 원활한 상속이 가능한가는 소유 구조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통해 물었으며, 기업집단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 기업지배구조의 모범 규준이 제시한 체계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가는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했다.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기업집단 간 수직 계열화에 따른 내부거래로 실적 부풀리기 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추고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가를 묻기 위한 질문이었다. 또 오너 일가가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함으로써 경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는가는 오너 지분율의 안정성을 통해 물었다.

마지막으로 윤리 경영 평가는 ‘준법 경영’, ‘주주와 채권자 보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세 가지로 나눴다. 준법 경영은 배임이나 횡령 등 개인의 이익을 취함으로써 경영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은가를 묻기 위한 질문이었다.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적극적인가는 주주와 채권자 보호를 통해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 등을 위한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가는 CSR를 통해 반영했다.

평가 방법은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43개 기업집단마다 총 11개의 세부 항목에 각각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항목별 점수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 낮은 점수를 주도록 했다. 각 기업의 총점은 세부 항목의 점수를 합산해 총점을 구한 뒤 5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따라서 총점이 낮을수록 오너리스크가 높은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