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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내 증시 상황이 제한적이다. 이때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리면 수익을 확보할수있다는 것이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 본부장의 조언이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 본부장 “이머징 국공채·이종통화 결합 채권·미국 주식이 유망”
“저금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예금, 국내 채권의 투자 효율성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상승률 역시 제한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라면 해외 채권,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 본부장(47)은 “국내에 집중됐던 투자 자산을 해외 자산으로도 분산해야 한다”며 “올해는 브라질, 인도 등 이머징 국공채나 미국 주식 등을 눈여겨 볼만 하다”고 추천했다.

국내 증시는 북한 리스크, 환율, 기업들의 실적 우려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올해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코스피200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2010년을 정점으로 2011년, 2012년 연속 기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이 나타나면서 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중국 경기의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전고점인 2200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 주식에, 특히 미국 주식에 관심을 두라는 게 문 본부장의 조언이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미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추가 상승할 여지는 많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펀드의 자금 흐름을 살펴봐도 이머징마켓으로는 유입세가 줄고, 미국 증시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문 본부장은 일본 증시의 초강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는 “요즘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일본 주식을 롱(매수)하고, 일본 통화는 숏(매도) 전략을 구사하면서 큰 폭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며 “오는 7월 일본 참의원선거 전까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겠으나 이후 경기 부양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동성 확대를 감안한다면 일본 주식형 펀드 이외에 일본 리츠(부동산신탁) 펀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권했다.

국내 주식 대비 해외 주식이 더 유망해 보이지만 해외 투자가 여의치 않은 투자자도 있다.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문 본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선별적 투자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의 상품마케팅팀은 최근 펀드 추천 시스템 ‘4팩터 모델(4 factor model)’을 개발했다. ‘중소형주냐 대형주냐’, ‘가치주냐 성장주냐’, 밸류에이션과 모멘텀 등 네 가지 요소로 현재 시황을 분석, 관련 펀드를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방향성 없는 증시가 펼쳐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성과가 시장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4팩터 모델’의 수익률(2013년 2월 5일 설정)은 3월 29일 기준으로 6.01%로 코스피 대비 3%포인트 앞선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랩 상품으로 6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지금은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할 시점으로 분석됐다. 개별 펀드로는 ‘삼성중소형FOCUS’, ‘한국투자중소밸류’, ‘신영고배당’, ‘KB밸류포커스’ 등이 유망 펀드로 지목됐다.

문 본부장은 박스권 증시에서는 지수대에 따라 분할 매수 또는 분할 매매하는 펀드도 이용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단 상품마다 다양한 매매 전략을 이용하기 때문에 펀드 가입 시 운용 전략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투자자에게는 해외 채권으로 눈 돌릴 것을 권했다. 또한 그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 미만인 상황에서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라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고령화 시대, 노후를 대비해서라도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지난 10~20년에 걸쳐 개인투자자로 대표되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고금리 해외 채권으로 자산을 이전시켰는데 국내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본부장이 지목한 올해 투자가 유망한 해외 채권은 브라질, 인도 등 이머징 국공채다. 그는 “브라질 국공채는 이자소득세, 환차익 비과세 상품인 데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사이클상 가장 바닥권에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올해 브라질 국공채로 기대되는 수익은 7~9%다. 인도 역시 내년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재정, 경상수지 등 쌍둥이 적자와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정치적 불안정 등의 불확실성이 점차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인도 국공채 투자로 연 5~7.5% 수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 주식에, 특히 미국 주식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 주식에, 특히 미국 주식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이보다 더 높은 수익을 노린다면 채권에 이종통화가 결합된 상품(더블데커채권)에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문 본부장은 조언했다. 더블데커채권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을 브라질 헤알화나 멕시코 페소화 등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상품으로 일본어로는 ‘우리다시채권’으로 불린다.

그는 “환차익을 추가로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서 130억 원가량 판매됐는데 1년 수익률이 10%였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성을 감안해야 하나 글로벌 매크로 분석 역량이 있는 증권사 상품으로 선택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는 “채권이 주식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해외 채권 투자는 투자 국가에 대한 신용 위험, 정치 사회적 안정성, 경제성장 전망 등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금리, 환율을 전망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사인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높은 수익으로 주목받았던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하이일드 채권 펀드도 유리하다. 문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경기 회복 시 신용 스프레드가 줄면서 자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아시아 하이일드, 이머징 국공채를 담고 있는 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문 본부장은 외환 투자가 가장 쉽고, 효율적인 재테크 수단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그는 “싱가포르 슈퍼리치들은 재테크 수단으로 환 투자를 많이 활용한다”며 “국내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한데 원·달러 환율 1000원 이하는 고평가, 1200~1300원 선은 과소평가로 놓고 투자한다면 쉽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코스피 연평균 수익률이 5.6%임을 감안하면 환율은 1000~1200원 내에서 20%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문 본부장의 논리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 본부장 “이머징 국공채·이종통화 결합 채권·미국 주식이 유망”
문성필 본부장은…
1988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3년 미국 카네기멜론대 MBA 졸업. 1993~94년 씨티은행. 1994~2005년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부사장. 2005년~현재 한국투자증권 국제영업담당·싱가포르 법인장·상품마케팅본부장.


안상미 한국경제 기자 saramin@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