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백미, 사격] ‘공기권총·공기소총’ 가장 스포츠에 가까운 사격… 짜릿한 ‘손맛’ 느끼다

JUST SHOOT YOUR STRESS

골프에서 정교함이 요구되는 퍼팅에 자신 있다면 공기권총, 공기소총에도 소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세한 조준과 집중력, 그리고 격발 시 손맛을 즐기는 이들이 공기권총·소총을 즐긴다.

공기권총과 공기소총은 다른 총에 비해 정밀함과 집중력이 가장 요구된다. 4.5mm의 연지탄(납탄)은 크기도 작고 화약 없이 발사되기 때문에 날아가면서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 탄환이 목표물에 깊이 박히도록 돌면서 나가게 하는 강선이 있어 조준한 대로 일정하게 나가고 명중률이 높다. 따라서 표적이 매우 작은 편이다. 공기총은 가스로 충전해 탄환을 발사하며 표적은 보통 10m 전방, 높이 140cm 정도에 위치한다.

서울 목동사격장의 공기권총 사로에 섰다. 공기총의 경우 설령 납탄을 사람이 맞는 일이 발생해도 살이 뚫리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기 때문에 특별히 방탄복을 입지 않는다. 선수의 경우 온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꽉 잡아주는 옷을 입고 경기하지만 일반인은 그냥 편한 복장이면 된다.

오른쪽 어깨(오른손잡이의 경우)가 표적을 향하도록 섰다. 어깨너비로 발을 벌리고 장전된 공기권총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손잡이에 밀착시켜 집어 들었다. 오른팔을 쭉 펴고 고개는 최대한 오른쪽 어깨로 돌려 표적을 응시한다. 왼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으니 자세가 꽤 그럴싸하다.

공기권총의 가늠쇠와 가늠좌를 일치시켜 총신의 방향을 정렬해 표적의 중심에 맞췄다. 눈의 초점을 가늠쇠와 가늠좌에 맞추니 표적의 검은 동그라미가 뿌옇게 보인다. 조준을 표적의 정중앙의 약간 아래(표적의 약 4점대) 정도에 맞추고 준비가 됐다.

호흡은 총을 들 때 들이마셨다가 조준하면서 서서히 내뱉는다. 서서히 방아쇠를 당겼다. 호흡을 잠깐 멈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사됐다. 총소리와 반동은 그리 크지 않아 놀라지 않았다. 격발한 후에 바로 총을 내리면 안 되고 서서히 총을 내렸다.

사로 앞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표적지가 줄을 타고 내 앞으로 온다. 군대에서 엎드려 쐈던 M16 이후 서서 쏴보는 첫 사격이었는데 표적을 보니 10점이다. 이후 몇 발을 더 쐈는데 9점, 8점, 6점 등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은 점수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사격에 이런 재능이 있을 줄이야’ 하고 뿌듯해하고 있을 때, 사격을 지도해줬던 박우진 목동사격장 실장이 “공기총은 고득점이 많다”고 말해 내심 살짝 실망했다.

공기권총은 1kg, 공기소총은 4.7kg의 무게다. 따라서 권총은 한 팔을 쭉 뻗어 폼 나게 쏘고 소총은 왼팔로 받치는 일반적인 사격 자세다. 권총은 총신이 짧기 때문에 더 집중력을 요한다. 사로에서 반드시 명심할 점은 총구는 항상 정면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안전사고 때문이다.

공기총은 개인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 선수 등록은 전과만 없으면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일반적으로 공기권총은 오스트리아 스테이어(Steyr)사의 LP10 모델과 스위스 모리니(Morini)사의 CM162EI를 주로 쓴다.

가격은 약 200만 원대. 박 실장은 “선수들이 쓰던 총을 분양하곤 하는데 전에는 일반인들이 이 총을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 사격 인구가 늘면서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에 사격을 배우는 학생이 2~3배 정도 늘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총을 사서 체계적으로 사격을 하겠다는 일반인도 과거에는 1년에 1~2명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거의 매주 상담이 있다고 한다.


목동사격장에서 공기총 사격에 드는 비용은 10발 기준으로 공기권총은 5000원, 공기소총은 4000원이다.



전국 사격장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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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종합사격장 / 전북 임실군 청웅면 구고리 산46-1 / 063-643-0104
대구사격장 / 대구시 북구 문주로 169 / 053-312-0000
나주종합사격장 / 전남 나주시 안창동 1번지 / 061-333-5857
창원종합사격장 / 경남 창원시 퇴촌동 산28번지 / 055-282-0900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