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퇴직 이후 적어도 30년 이상 살아야 하는 시대, 새로운 진로 찾기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퇴직 연령은 낮아짐에 따라 퇴직 후 새로운 진로 찾기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지난해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약 90% 이상이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을 하고 싶은 주된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 생계 유지 등 경제적 목적 외에도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기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은퇴 후 일을 하겠다는 생각과는 달리 실질적인 준비는 매우 취약했다. 지난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조사한 ‘은퇴준비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의 은퇴 후 일에 대한 준비는 100점 만점에 절반을 겨우 넘어선 51.1점 수준으로 재무적 준비와 함께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이제는 퇴직 이후 적어도 30년 이상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충분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일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 사회는, 또 개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취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중 79%가 퇴직 후에 즉시 일하거나 적어도 6개월 이내에 재취업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1년 정도를 소요해 일을 구한다. 이렇듯 현실은 녹록지 않으므로 퇴직 전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중 79%가 퇴직 후에 즉시 일하거나 적어도 6개월 이내에 재취업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1년 정도를 소요해 일을 구한다. 이렇듯 현실은 녹록지 않으므로 퇴직 전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2의 인생을 그려라

퇴직 후 무엇을 하면 좋을지 한번쯤 생각해 보면서도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머지않아 눈앞에 다가올 퇴직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퇴직 후 선택할 수 있는 일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전 직장 경험을 살려 유사 업종에 취업하거나 새로운 업종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뒤 새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 경우다. 마지막은 완전히 은퇴하는 것이다. 경제활동보다 남을 돕는 봉사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고, 아예 모든 일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

어떠한 판단 기준으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퇴직 이후 삶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만약 재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관심 분야의 취업 환경을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 과거의 경력을 검토하며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오랜 경험을 통해 쌓아온 자질과 인맥을 제2의 인생에서 경쟁 요소로 삼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교육을 받거나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해 두는 것도 좋다.

젊은 시절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포기하거나, 주변 상황에 맞춰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보다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더 신경 쓰다 보면 당초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잊고 살게 된다. 만약 제1의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다면, 제2의 인생에서만큼은 자신의 삶을 바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젊은 시절에 꼭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일 혹은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지금 얼마만큼 생각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제2의 인생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충만한 시간이다. 퇴직 이후의 인생을 다시 한 번 주어진 기회로 삼고 이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개인적 성장은 물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고의 은퇴 준비는 ‘계속 일하는 것’

취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중 79%가 퇴직 후에 즉시 일하거나 적어도 6개월 이내에 재취업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1년 정도를 소요해 일을 구한다. 이렇듯 현실은 녹록지 않으므로 퇴직 전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개인의 준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사회적으로도 고령층의 사회 참여가 젊은 층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197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노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령 근로자의 취업률 증가가 젊은이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노동력총량이론(lump of labor theory)은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히려 고령층의 고용률 증가는 젊은 층의 고용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의 고용률 1%포인트가 젊은 층의 고용률을 0.21%포인트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재취업은 고령층 근로자들의 사회 참여를 이끌어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들의 숙련도와 경험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에서도 고용 지원 프로그램, 은퇴 설계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 책임감을 갖고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그림을 새로 그려나갈 것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는다면, 은퇴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쫓겨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퇴직 후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은 지식과 경력을 활용해 제2의 직업을 갖고 사회활동을 계속하는 것도 의미 있는 노후를 만들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그리고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고의 은퇴 준비란 퇴직한 이후에도 내가 원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즉, 제2의 직업을 위해 필요한 여건을 미리 갖추어 두는 것이 아닐까.


서여경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