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REPORT



서궁을 이끄는 책임 셰프는 호텔 조리 26년 경력의 베테랑 총영발 셰프. 그는 1988년 플라자호텔을 시작으로 리츠칼튼, 라마다플라자, 메이필드, 쉐라톤 등 국내 유수의 호텔을 거쳤다. 2년 전 서궁에 책임 셰프로 취임한 그가 느낀 서궁의 첫인상은 “호텔의 역사만큼 음식에 깊이가 있다”는 것. “오랜 시간 쌓아온 서궁 전통의 맛을 해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두 번째 요리는 중국의 3대 고급 요리 중 하나인 샥스핀(상어지느러미)찜이다. 고소한 굴 소스와 어우러진 찜의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말린 상어지느러미를 제대로 요리하기 위해서는 사흘 이상 쪄내야 한다고 하니 그 안에 담아낸 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동양의학에 ‘식의동원(食醫同源)’이라는 말이 있죠. 음식을 잘 먹으면 그것이 곧 약이 된다는 말이에요. 서궁은 입에만 맛난 음식이 아니라 몸이 맛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곳입니다.”
총 셰프는 “4월에 새롭게 선보이는 ‘춘채 프로모션 메뉴’는 두릅, 돌나물 등 제철 봄나물을 앞세웠다”고 설명했다. 해삼, 상어지느러미 등 고급 식재료에 비타민과 철분, 칼슘이 많은 봄나물이 더해지면 건강에도 좋을뿐더러 볶음 요리가 주를 이루는 중국 요리의 느끼함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 그는 “생생한 봄철의 맛을 더한 메뉴가 기존의 고급 중식 요리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궁을 찾아오는 이들은 대부분 20~30년간 이곳과 인연을 이어온 단골 고객들이다. 과거에 이곳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며 사업을 일으켰던 이들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계속해서 서궁을 찾게 된다고. 총 셰프는 “고급스러운 식재료만 고집하다 보면 제철에 나는 채소 하나가 귀하다는 것을 잊기 쉬운데 맛있는 냉잇국 하나에 감동하는 손님들을 보며 거꾸로 ‘음식이 무엇인가’를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음식이란 소금을 넣으면 짜고 설탕을 넣으면 달기 마련이죠.” 다소 투박스럽게 요리 철학을 설명하는 그의 말 속에서 꾀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장인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서궁 셰프들의 마음속엔 요리의 본질을 지키려는 고집이 항상 남아 있다”며 “그것이 지난 30년간 고객들에게 신뢰를 받아온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Information
위치: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 160번지 서울팔래스호텔 12층
영업시간: 오전 12시~오후 10시
가격대: 불도장 7만5000원, 상어지느러미찜 9만 원, 제비집 요리 7만~10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 춘채 프로모션 런치 코스 8만4700원, 디너 코스 12만1000원(세금 및 봉사료 포함)
문의: 02-2186-6921~2
김보람 기자 bramvo@kbizweek.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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