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에서는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3월 이후 스마트폰 부품주에 생길 모멘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제시될 정부 정책의 청사진, 중국 내수 진작 정책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OSDAQ] 견조한 흐름…스마트폰 부품주 ‘주목’
코스닥 시장 관련 박근혜 정부 정책 전망
친(親)중소기업
경제민주화
복지
미래창조과학부로 창조경제 강조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은 엔화 약세 현상의 타격을 정통으로 받은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약간 앞선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코스닥 시장은 496.32로 한 해를 마무리했지만, 올해 들어서 2월 중순까지 이틀을 제외하고는 500대에 머무르고 있다.


애플발 쇼크 겪었던 IT 부품주 향방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은 올해 초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1월 중순 애플이 아이폰5 부품 주문 물량을 줄였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고, 같은 달 말 애플이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매출 전망치도 낮게 제시하는 등 애플발 악재가 이어졌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관측까지 가세했다.

애플발 악재와 같은 스마트폰업계의부정적 소식이 나올 때마다 실리콘웍스, 인터플렉스, 이라이콤, 아모텍 등 관련주들의 주가는 떨어졌다. 2월 14일 현재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말 대비 종가 기준으로 8%, 인터플렉스는 16.2%, 이라이콤은 13.8% 하락했다.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 등 변수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애플발 영향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또는 애플발 훈풍이 일면 스마트폰 부품주 역시 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4 등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애플이 향후 신제품 출시 등과 관련해 로드맵을 제시하면 그 성격에 따라 그동안 시장에서 조정받았던 부품주에 긍정적 흐름이 올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시 기대감으로 나노스, 디지탈옵틱 등 카메라 업체와 신양, 인탑스 등 케이스 업체 등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절반 가까이 점유하는 중국 로컬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관련주로 아모텍, 알에프세미, 엠씨넥스, 와이솔, 우전앤한단, 유원컴텍, 이노칩, KH바텍 등을 지목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시 기대감으로 나노스, 디지탈옵틱 등 카메라 업체와 신양, 인탑스 등 케이스 업체 등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중국 내수주는 달린다

소비 확대세에 있는 중국 내수주의 활약도 기대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항목별 구성 비중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분기 37.3%에서 2012년 1분기 기준 76.5%로 급상승했다. 분기별로도 2011년 4분기 이후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 사회과학원의 최근 전망을 들 수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개인 자동차 보유량이 올해 1분기 중 1억 대를 넘어서고, 10년 뒤에는 100가구당 개인 자동차 보유대수가 60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증가 추세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25% 늘어난 6만3000명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다.

김용식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중국 내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중국 정부가 도시화 정책을 펼치고 인프라 투자 역시 늘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내수 진작도 기대되므로 올해는 중국에서의 기회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대표적 중국 내수주로 오스템임플란트,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 GKL 등을 꼽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코스닥 IT 부품주 중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 역시 중국 수혜주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6년까지 연평균 19% 성장세가 전망되는 중국 임플란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업체로, 중국 자회사 매출액 증가의 수혜가 예상된다. 코스닥 대형주인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증권계에서는 중국인 상대 영업력 강화에 따른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GKL 역시 중국 VIP 고객 유치 등으로 여러 증권사들이 올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된 후 중소기업청에서 첫 업무 보고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는 코스닥 시장에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올해부터 2월 14일까지 코스피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닥 지수가 선전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계에서도 신정부 출범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복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따른 수혜 기업 등의 올 한 해 향방이 주목된다는 예측을 내놨다. 그러나 정책의 윤곽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시장은 “아직 수혜주가 어디가 될지는 막연하다”는 분석이다.
[KOSDAQ] 견조한 흐름…스마트폰 부품주 ‘주목’
박근혜 정부 정책 수혜 정도는?

유욱재 IBK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과거 정부보다 친(親)중소기업 슬로건을 내건 정부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코스닥 기업들에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중소기업 정책 수립이나 진행은 논란이나 반발 소지가 있어 쉽지 않은 일이고, 우리 중소기업 대부분이 세계와 경쟁하고 있어 친중소기업 정책의 혜택이 어느 정도 미칠지는 지금 확정짓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아직 신정부의 구체적 정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코스닥 기업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영준 연구원은 “헬스케어 부문은 시장이 확장세인 데다 정부 복지정책과 맞물리면 ‘플러스알파(+α)’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 육성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실적 대비 과도하게 주가가 내린 종목에는 좋은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기업들도 관심을 끈다. 2월 14일 종가 기준 포티스는 5270원으로 공모가(3900원)를 상회했다. 아이센스도 2만4200원으로 공모가(1만9000원)를 웃돌았고, 우리이앤엘은 5360원으로 공모가(4900원) 이상을 기록했다. 아이원스는 4940원으로 공모가(4500)를 역시 상회, 지디도 2만4200원으로 공모가(1만8000원)를 가볍게 넘겼다. 제로투세븐 등 상장을 앞둔 다른 기업들도 ‘선배’ 기업들처럼 상장 후 좋은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




이고운 한국경제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