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WEALTH MANAGEMENT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은 주식시장엔 악재로 작용하지만, 해외 송금의 부담을 안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과 해외여행자들에겐 유리한 측면도 있다. 해외 송금 및 환전, 외화 예금 등 환율 하락기의 현명한 대처법을 안내한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을 보면 8~9월 두 달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 10조 원어치를 매수했고 환율대는 1130원대다. 지금의 환율은 1090원대이니 당분간 외국인의 강력한 국내 매수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울고 있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멀리 타국에 있는 처자식의 교육비 등으로 허리가 휠 정도의 고통을 받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은 표정 관리를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도 아무래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해외 송금 시 여윳돈으로 외화를 사서 외화 예금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한꺼번에 송금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유리하다.
해외 송금 시 여윳돈으로 외화를 사서 외화 예금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한꺼번에 송금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유리하다.
해외 송금 알짜 노하우

먼저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요즘 같은 환율 하락기에는 환전을 가급적 미루는 게 이익이다. 우선 꼭 필요한 등록금만 보내고 생활비 등은 환율이 더 떨어질 때까지 송금을 늦추는 게 유리하다. 물론 환율이 마냥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율은 주식보다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은행의 전문 상담요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둘째, 외화 예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여윳돈으로 외화를 사서 외화 예금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한꺼번에 송금하는 것이다.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꺼번에 송금하면 송금 수수료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환전 및 송금 수수료를 아끼는 방법이 더 있다. 여러 거래를 한 은행으로 집중해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그러면 환전도 싸게 할 수 있을뿐더러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여행비 아끼는 결제 수단

해외여행을 떠나며 환전을 할 땐 환율에 따른 수수료만 우대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결제 수단으로 무엇을 선택하는지도 비용 절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행 시 활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는 여행자 수표, 외화 현금, 신용카드, 현금지급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여행자 수표는 여행 중에 도난당하거나 분실될 경우 환급도 가능하고 또 여행 후 남은 금액을 다시 원화로 바꿀 때 외화 현찰보다 비싸게 은행에 되팔 수 있다. 외국의 호텔 공항 백화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여행자 수표를 받지 않는 곳도 있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외화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은 가장 흔하면서도 편리한 방법이다. 하지만 도난 분실의 위험이 있고 쓰고 남은 현금을 원화로 바꿀 때는 여행자 수표보다 적게 받는 것이 단점이다. 특히 동전의 경우에는 50%만 인정되므로 가급적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좀 더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환율 하락기에는 카드를 쓰면 환율이 더 떨어진 뒤 대금 결제일의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은 대금결제일이 아니라 해외업소가 카드사에 대금을 청구하는 날짜의 환율이기 때문이다. 대금청구일자는 대개 사용 시점과 큰 차이가 없다. 또 카드 사용 시엔 수수료 부담이 제법 크다. 거래금액의 1% 정도를 업무수수료로 물어야 하며 일종의 이자인 환가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그다지 경제적인 수단은 아니다.

해외의 현금지급기에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국내의 계좌로부터 돈을 뽑아 쓰는 방법도 있다. 일부 은행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외국의 플러스(plus) 마크가 부착된 현금지급기에서 인출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외화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보다는 수수료가 비싸다.

결론적으로 해외여행을 할 때는 주거래 은행에서 외화 현금을 싸게 환전하는 게 가장 좋고 비상시를 대비해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를 한 개쯤 가지고 떠나는 게 바람직하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글로벌 자금 이동이 시작되면 자원 부유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선호될 것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글로벌 자금 이동이 시작되면 자원 부유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선호될 것이다.
외화 예금으로 자산의 통화 분산

최근 미국의 금융 위기와 남유럽의 재정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공조된 노력으로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2007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금리는 5%대였지만 지금은 제로금리이고 2014년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벤 버냉키 Fed 의장이 공언한 상태다.

최근엔 미국, 유럽, 일본, 중국까지 나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각국 정부가 돈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저점 논쟁에서 보듯 지금은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부동산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는 등 경기 회복 징후가 나타나면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자금의 글로벌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자금의 글로벌 이동인 캐리자금이 시작되면 전통적인 선호 상품인 호주달러 및 뉴질랜드달러 예금에 관심을 가지게 될 공산이 크다. 외화 예금에 투자하려면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 해야 한다.

첫째, 호주달러 예금과 뉴질랜드달러 예금의 금리는 앞의 표와 같이 국내 원화 금리보다 높다. 1년물을 비교하면 한국의 원화 예금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호주달러 예금은 4.35%이고 뉴질랜드달러 예금은 3.8% 정도다.

둘째, 외화 예금이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환율이 변동되고 평가금액이 바뀐다.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평가금액이 이익이 될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왼쪽의 그래프는 2010년부터의 환율을 나타낸 것이다.

글로벌 자금 이동이 감지된다면 결국 저금리 국가에서 고금리 국가로 이동할 것이고 세계 경기의 회복에 따라 수혜를 입는 자원 부유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선호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환차손과 환차익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라. 자기 자산의 금융 자산을 생각해보라. 아마도 원화 상품으로만 구성돼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 걱정이 없지만 얼마 전에 경험한 것처럼 갑자기 환율이 돌변해 1200원을 초과한다면 의식하지 못한 채 재산의 가치는 대폭 감소했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 위험에서 자신들의 금융재산을 보호할 필요도 있다. 즉 원화가 아닌 다른 가치 있는 통화 상품 즉 호주달러 예금이나 뉴질랜드달러 예금 등으로의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하고 보수적인 방법으로 고금리 국가의 확정 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들이 제일 선호하는 통화가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라고 한다.



권성호 외환은행 여의도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