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라는 칭호를 허용한다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45%의 지지를 얻으며 국민배우의 칭호가 어울리는 배우 1위로 선정된 안성기. 다섯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그는 데뷔 55년 차를 맞았으나 아직도 촬영장에 가면 가슴이 뛴다고 말하는 ‘국민배우’다.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과 ‘페이스 메이커’ 등에서 건재함을 과시함과 동시에, 작품을 위해 조연도 서슴지 않는 진정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Fashion of Celeb] 따뜻한 중년, 신뢰의 아이콘 배우 안성기
안성기, 신뢰의 아이콘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진정성’이다. 얼마 전 그는 한 토크쇼에서 아내와 손을 잡는 데 1년이 걸렸다는 얘기를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 남자는, 세대를 넘어 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등극했다. 촬영 전날은 에너지 소비를 막기 위해 말수까지 줄인다는 그는, 철저하고 고집스러운 연기자이자 멋진 배우다. 그의 따뜻한 미소는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만큼 울림과 함께 카리스마를 담고 있다.

배우 안성기의 한눈팔지 않고 자신의 직업, 인생을 소신 있게 걷고 있는 모습은 이제 ‘신뢰’의 아이콘이 됐다. 중저음의 목소리로 장애아를 위한 오디오북 녹음을 비롯해 1993년부터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자원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미소만큼이나 온화한 마음을 지닌 스타이기도 하다.
소탈하고 검소한 듯 한 ‘안성기’스타일은 자연스러움 속에 멋이 녹아 있다.
소탈하고 검소한 듯 한 ‘안성기’스타일은 자연스러움 속에 멋이 녹아 있다.
연기에 힘을 더하는 패션

허풍기 가득한 조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대통령까지, 능청스럽게 연기해내는 그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패션 또한 그의 탄탄한 연기력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여러 차례 대통령 역할을 할 만큼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는 흐트러짐 없는 슈트 스타일링으로 완성됐다. 28년간 계속해온 모 커피 브랜드 광고에서는 니트 스웨터와 안경, 그리고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들어간 헤어스타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최근 개봉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그는 이전의 부드러움과는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났다. 대부분은 죄수복을 입고 있지만 영화 초반 조금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브라운 컬러의 재킷과 니트, 그리고 체크 셔츠에 뿔테 안경까지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로 고집스럽고 보수적인 수학자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또한 극중 인물의 결연한 의지까지도 보여주는 듯했다.
[Fashion of Celeb] 따뜻한 중년, 신뢰의 아이콘 배우 안성기
결코 튀지 않는 ‘안성기 스타일’

여느 배우들만큼 화려하거나 튀지는 않지만 그에겐 ‘안성기 스타일’이 있다. 평소 슈트보다는 콤비네이션 스타일을 즐기는 패션에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등이 진하게 묻어난다. 그레이나 네이비 톤의 재킷을 입고, 블랙이나 베이지 바지에 밝은 컬러의 셔츠까지 그가 즐기는 것들에서 딱히 특별한 것이라고는 없지만 그의 스타일은 늘 빛이 난다.

자연스럽게 풀어놓은 셔츠의 단추는 그의 따뜻하고 편안한 인상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그가 즐기는 네이비와 그레이 계열의 컬러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기품 있는 그의 이미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셔츠는 밝은 톤을 선호하는 편인데, 캐주얼한 차림에는 밝은 블루 계열의 체크 셔츠도 즐긴다.





글 위미경 동덕여대·경북대·세명대 패션디자인과 강사 사진 제공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