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이어트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습(濕)’에서 비롯된 문제로 파악한다. 살도 빼고 건강도 되찾는 한의학적 다이어트 방법을 소개한다.
[이야기 동의보감] 다이어트의 한의학적 접근
다이어트는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잉여 생산이 불러온 현상이다.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예전에는 극소수의 부유층만이 비만이라는 희귀병을 앓았다. 심지어 희고 풍만한 살이 부의 상징인 때도 있었다. 그 시절의 보통 사람들은 성인병이란 것을 모르고 살았다. 적당히 먹고, 적절히 노동하는 일상이 건강을 지켜준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며 비효율적이게도 이렇게 찐 살들을 다시 빼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70%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한다는 통계에서 보여주듯이 날씬한 여성도 좀 더 날씬해지기 위해서 발버둥을 친다. 실제 내원하는 다이어트 환자들의 경우, 살을 빼야 하는 환자도 있지만 살을 빼지 말아야 하는 환자들도 있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살을 빼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많은 부작용을 양산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무작정 굶기부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우리 몸에서는 비상경계령을 내린다. 밥을 먹지 않으면 탄수화물 섭취가 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체내 단백질을 이용하려 하고, 수분량과 전해질이 줄어들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살을 빼는 데에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비효율적이다.

다이어트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아보고 그 상태에 맞게 할 때에 진정한 건강까지 되찾을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체크하고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교정한 후에 다이어트를 시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한의학적으로 비만은 일종의 습에 의한 병으로 분류한다. 습기를 생각해보자. 뭔가 진득진득해 깔끔하지 못하고 뿌연 것이 따뜻하기도 하고 뭉클뭉클하다. 우리 몸의 불필요한 습은 체내에서 같은 작용을 한다. 적당한 습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능이 원활히 돌아가게 하지만, 과도한 습은 여기저기 장기에 들러붙어 기능을 둔화시키고 머리를 맑지 못하게 하며 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습은 특징상 또 현대인의 경우에는 적은 경우보다 많은 경우가 허다하다. 습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과다하면 기름지고 튀긴 음식, 정제된 탄수화물, 유제품들을 피하며 몸의 기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는 체중 조절이라기보다는 몸의 기능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습이 과다한 경우, 훨씬 더 살이 찌기 쉬우며 잘 빠지지도 않고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기도 쉽다.

습 진단을 통해 나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면 적절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는 생각 난 순간이나 내일부터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작심삼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달 이상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하루하루의 식생활까지 꼼꼼히 계획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꾸준한 생활습관이다. 다이어트 계획표에는 식단과 운동 계획, 수면 계획 등 세 가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운동은 매일 하되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휴식을 취하며 자신에게 선물을 줄 필요가 있다. 취침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다이어트를 하면 기본적으로 피로가 쉽게 쌓이고, 피부가 상하기 쉽다.

세포가 재생을 많이 하는 밤 11시에서 1시 사이에는 반드시 취침을 하는 것이 건강에도, 다이어트에도 좋다. 자연스러운 몸의 리듬을 회복하며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을 기억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건강해지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습 진단
식후에 피곤하고 무기력 하나요?
유방에 혹이나 섬유선종이 생긴 적이 있나요?
낭포성이나 농포성 여드름이 있나요?
대변을 볼 때 잔변감이 남아 있거나 악취가 있나요?
생리를 할 때 피에 점액 같은 것이 섞여 나오나요?
질 부위가 가려운 적이 있나요?
움직일 때 관절통이 있나요?
과체중인가요?
혀가 축축하고 끈적끈적 하나요?
위의 습 진단에 따랐을 때, 다음과 같은 결과를 알 수 있다.


‘예’의 개수가 1개 이하: 건강
2 ~ 4개: 습을 다스리는 기능에 불균형적 요소가 있다.
5개 이상: 습이 과다해 빠르게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