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뚜렷한 회복이 없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그리스에 이어 세계 8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부도 위험으로까지 번지면서, 다시 한 번 중국 경제는 어떨지, 중국 주식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터졌을 때 재정 확대를 통해 나름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현재의 유럽 위기 때도 그러한 역할을 하면서 세계 경제와 증시를 재가동해 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중국이 올 상반기 내내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한 이코노미스트 등으로부터 부동산 버블과 지방정부 부채 이슈에 시달렸던 점을 고려하면 당장 유럽 위기 극복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실 문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인지, 그래서 일부 논란이 있는 중국 경착륙을 비껴서 다시 높은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지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in China]중국 경제는 연착륙 후 상승, 주식은 내년 초 본격 매수 시점
부동산과 지방 부채 문제

우선 논란이 돼왔던 부동산과 지방 부채 문제를 짚어보자.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이 시점에서 버블국면인지, 또 미국 서브프라임과 같은 위기 발생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결론부터 얘기하면 미국과 같은 버블 수준과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고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비중도 낮아 미국 정도의 버블이 아니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2005년 7월을 100으로 한 물가상승률과 부동산 가격상승률 누적치를 비교한 그래프를 보자. 금년 3분기 말 기준 양자의 괴리율은 1.16배로 미국 금융위기 시의 1.4배의 40%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실물과 금융의 악순환 레버리지 충격을 가늠할 수 있는 은행 등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비중은 20% 내외로 높지 않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대출 비중도 2010년 14.1%로 미국 위기 때 72.4%의 5분의 1로 낮아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도 미국처럼 실물에 급격한 충격을 주진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정부 부채는 어떤가. 미국, 유럽이 금융위기 이후 확대 재정 정책 실시로 후유증을 겪고 있듯이 중국도 재정 확대 특히 지방정부의 도시 건설 및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부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재정 적자는 2010년 GDP 대비 -1.7%, 금년은 -1.6%로 선진국 대비 양호한 편이지만, 지방 재정 적자는 악화 속도가 빠르다.

각 성(省)의 적자 합계로 추산한 지방 재정 적자는 2010년 GDP 대비 -8.3%, 총부채 잔액은 10조7000억 위안(약 1800조 원)으로 3년 만에 2배로 급증했다. 또 부채의 80%를 은행권에서 빌려왔기 때문에 재정 부실이 커지면 은행 부실 비중도 높아져 향후 경기 진작을 위한 은행 대출에 제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방 부채도 부동산 이슈와 같이 증가 속도가 빠르긴 했어도 선진국에서와 같이 장기간 지속돼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부채 잔액은 GDP 대비 44% 수준으로 독일 77%, 미국 97%, 이탈리아 127%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따라서 중국의 부동산과 지방 부채는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긴 해도 경착륙을 일으킬 정도의 이슈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의 부동산과 지방 부채는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긴 해도 경착륙을 일으킬 정도의 이슈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의 부동산과 지방 부채는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긴 해도 경착륙을 일으킬 정도의 이슈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실물경기와 경기 상승 여부

다음은 실물경기다. 현재 미국, 유럽의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경기 둔화 압력이 여전히 높다. 3분기 성장률이 9.1%로 2분기의 9.5%, 작년 분기 평균 10.4%보다 계속 낮아진 데서도 잘 나타난다. 위안화 절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는 수출증가율 둔화로 이어져 특히 제조업 경기에 부담 요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언제 경기 상승이 가능할까. 필자는 2012년 1분기 이탈리아 국채 집중에서 벗어나는 시기를 전후해서 경기 확장 정책과 함께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근거는 첫째, 유럽 위기는 내년 초 이탈리아 부채 만기가 집중되는 2~3월경 한 번 더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글로벌 리스크가 관리될 수 있다는 인식만 생기면 중국의 소비 확대 여력은 경기 상승 재진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제조업 수출은 당분간 둔화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소비 여력이 충분한 소득계층의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소비 확대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셋째는 긴축기조 완화 가능성이다. 부동산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고 있고 물가도 연말, 연초 4%로 안정될 경우 긴축 완화는 빨라지고 이는 경기모멘텀 회복에 탄력을 줄 것이다.

오래 쉬었던 중국 경기가 재차 상승한다면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에서 나름 견인차 역할에 대한 기대도 생기므로 중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질 것이다. 주식이 경기에 선행하므로 주가는 더 빨리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지수대로 보면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홍콩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9000대면 매수, 8000 이하면 절호의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상하이 주식시장도 홍콩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경기의 상승 반전과 함께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위기가 진정될 경우 글로벌 여유 자금이 중국의 경기부양책을 기대해서 대규모로 몰려올 가능성도 있다.

시장이 상승 반전될 경우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업종은 제조업, 수출 관련주보다는 그동안 별로 상승하지 못했지만 향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 즉 음식료, 의류, 화장품, 게임 등이다. 중국의 섹터별 밸류에이션 및 지수 대비 상대수익률을 나타낸 표를 보면, 최근 철강, 기계, 운송, 금융 관련 주식이 올랐고 화학, 소비재, 통신 등이 약했다. 소비재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in China]중국 경제는 연착륙 후 상승, 주식은 내년 초 본격 매수 시점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