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배당주 펀드는 적은 돈으로 고배당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개별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고 증시를 둘러싼 해외 변수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에 주목해보자.



배당주 펀드란?

배당주 펀드는 주로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한다. 배당 수익률이란 투자금에 비해 배당금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연간 받게 되는 주당 현금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시가 배당률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10만 원인 회사가 연말 주당 1만 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면 이 회사의 배당 수익률은 10%(1만 원/10만 원×100)다. 배당주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는 고배당주의 연말 배당 수익률은 평균 4~5%에서 많게는 8~9%에 이른다. 이론적으로 배당주 펀드 투자자는 연말에 은행 예금이자의 1.5~2배에 이르는 추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주가가 낮아진 상태에서 배당금이 늘어나면 배당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상장 기업들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은행 예금의 실질금리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물론 연말 배당금이 확정된 후 배당락이 나타나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배당락이란 배당 기준일(폐장 3일 전)이 지나 회사가 지급하는 배당금만큼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배당 기준일이 지나면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주식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배당락으로 주가가 하락할 땐 펀드 수익률도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배당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회복된다.


배당주 펀드는 포트폴리오 구성 기업들이 지급한 현금을 재투자함으로써 복리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정성·수익성 ·복리효과배당주 펀드의 계절
안정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배당주 펀드는 성장주보다는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배당하는, 성숙 단계에 접어든 기업들의 편입 비중이 높다. 금융, 통신 등 내수주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종목들은 성장주에 비해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주가 변동성이 낮다는 의미다. 지금과 같은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배당주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지난 3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15.89%(2011년 10월 13일 현재)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배당주 펀드는 손실 폭이 14.42%로 이보다 적었다. ‘ ING1억만들기고배당펀드(-2.77%)’,‘ KB배당포커스펀드(-4.77%)’등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도 ‘ KB배당포커스펀드’가 5.09%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 동양중소형고배당펀드(-0.16%)’,‘ ING1억만들기고배당펀드(-0.21%)’ 등도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4.34%다.

배당주들의 주가는 10월과 11월이 가장 좋다.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배당 실적이 우수한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 배당지수(KODI)의 10월 수익률은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코스피 지수 평균 수익률을 10.44%포인트 웃돌았다. 월별 수익률 기준으로 격차가 가장 크다.

배당주 펀드들도 이 시기엔 다른 성장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하나대투증권 분석에 따르면 10월과 11월 배당주 펀드가 주식형 펀드 대비 초과 성과를 거둘 확률은 70%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배당주들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배당 전까지 주가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하다.

장기투자를 통한 시세 차익과 배당의 복리 투자 효과로 목표 수익률보다 높은 추가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복리 효과로 수익률 ‘쑥쑥’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배당을 통한 현금 확보에 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유가증권 시장 상장 기업들의 올해 순익은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순익 증가는 배당금을 지급할 여력이 그만큼 풍부해진다는 의미다.

배당주 펀드는 포트폴리오 구성 기업들이 지급한 현금을 재투자함으로써 복리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장기투자 시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2003년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C1펀드’는 설정 이후 282.16%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같은 해 설정된 ‘하나UBS배당60펀드(221.64%)’, 2002년 설정된 ‘세이고배당펀드(207.44%)’, 2005년 선보인 ‘동양중소형고배당1C펀드(200.34%)’ 등이 모두 200%가 넘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보통 배당주 펀드는 연말에 자금이 쏠렸다 연초에 자금 유입이 주춤해지거나 오히려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타난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일시적으로 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짧은 투자로는 배당주 펀드의 복리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없다. 배당주 펀드는 연말뿐 아니라 상반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투자 성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장기투자를 통한 시세 차익과 배당의 복리 투자 효과로 목표 수익률보다 높은 추가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안정성·수익성 ·복리효과배당주 펀드의 계절
성과·스타일 꾸준한 펀드 골라야

배당주 펀드는 특히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배당주 펀드에도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차장은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투자자라면 대형주와 가치주의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를, 중립적이거나 적극적인 투자 성향의 투자자라면 중·소형주와 채권 등에 나눠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펀드의 운용 스타일도 확인해야 한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일부 펀드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성장주 비중을 늘려 배당주 펀드로서의 차별성을 잃었다”며 “연말 배당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배당주 비중과 성과가 꾸준히 유지되는 펀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 성과가 확인된 펀드들도 우선 투자 대상이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배당주 펀드에 ‘올인’하는 전략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 상황에 따라 혹은 시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배당주 펀드로 갈아타기를 할 경우 자칫 엇박자가 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와 함께 가치주 펀드, 인덱스 펀드, 성장주 펀드 등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강지연 한국경제 증권부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