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L DE LOCI COUNTRY CLUB

신선이 살아야 하니 사람이 모르는 고요하고 깊은 곳이어야 하고, 꽃을 키워야 하니 물이 많아야 하고, 천상의 기운을 느껴야 하니 수려한 경관은 두말할 것도 없는 곳이다.
[Golf Special] 신성한 대지에서 즐기는 도전적인 라운딩
라틴어로 ‘신이 내린 신성한 대지’라는 뜻을 지닌 힐드로사이.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골프장이 지난 7월 강원도 홍천군 남면 화전리에 그랜드 오픈했다. 화전(花田)리는 옛날 신선들이 꽃을 가꾸며 살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신선이 살아야 하니 사람이 모르는 고요하고 깊은 곳이어야 하고, 꽃을 키워야 하니 물이 많아야 하고, 천상의 기운을 느껴야 하니 수려한 경관은 두말할 것도 없는 곳이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늑한 분지에 자리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그래서 힐드로사이CC에서 즐기는 라운드는 신선놀음이나 다름없다. 힐드로사이CC는 224.8㎡(68만 평)의 대지에 만들어진 버치 코스(9홀), 파인 코스(9홀)로 이루어진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산악 지형에 웅장하게 펼쳐진 전장 7423야드 코스는 매 홀마다 긴장감을 더하고 도전 의욕을 고취시킨다. 전장이 길다고 장타자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요소요소에 자리한 장애물들은 요행수를 바랄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힘, 정교함, 그리고 전략을 겸비한 골퍼라야 비로소 신성한 대지에서 즐기는 놀음에 동참할 수 있다.

지난달 힐드로사이CC를 찾은 문 사장(54)은 국내외 400여 개 넘는 골프장을 경험해본 몇 안 되는 골퍼다. 라운드를 마친 후 그는 힐드로사이CC가 매년 4월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와 오버랩 되는 것을 느꼈다. 정교하지 않으면 쉽게 홀컵을 내주지 않는 것과 핀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매번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것, 그리고 코스를 따라 흐르는 호수와 수려한 경관 등이 그랬다.

코스를 설계한 권동영 씨에게도 힐드로사이CC는 특별한 골프장이다. 원하는 그림을 맘대로 그릴 수 있는 최적의 자연 지형과 골프장 두 개를 담을 수 있는 넓은 대지는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설계가는 대개 외압(?)에 의해서나 혹은 지형의 한계로 설계가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을 수 없어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힐드로사이CC는 달랐다.

김각수 힐드로사이CC 대표는 “난공사로 공사비가 늘어날 때나 코스가 너무 어렵다고 느낄 때 사업주의 외압이 있지만 우리는 공사비 부담이나 코스 레이아웃 때문에 설계가의 의도를 제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권 씨는 설계가로서 자신이 구현하고자 했던 코스를 힐드로사이CC에 그대로 실현했다. 그래서 그는 “실력이 있는 골퍼에게는 어렵고 그렇지 않은 골퍼에게는 쉬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코스를 구상했고 그것을 그대로 담은 곳이어서 어느 골프장보다 자신 있게 내놓는다”고 말했다.

힐드로사이CC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코스 곳곳에 식재된 2000여 그루의 소나무와 1만여 그루가 넘는 자작나무, 그리고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유럽 스타일의 세련된 클럽하우스다. 개장한 지 이제 석 달째 되는 골프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조경이 잘 이루어져 있다. 페어웨이나 그린 역시 어느 한 곳도 바닥이 드러남 없이 잘 관리돼 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페어웨이와 어우러진 클럽하우스는 유럽의 어느 성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세월이 흘러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낼 힐드로사이CC는 명품 골프장으로 가는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골프장이다.
[Golf Special] 신성한 대지에서 즐기는 도전적인 라운딩
Interview 김각수 힐드로사이CC 대표
회원권 분양 시장이 어려운데 어떻습니까.

“일부 신생 골프장에서 과다한 선심성 혜택으로 회원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하면 몇 년 후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갑니다. 오랜 기간 재무를 관리하던 사람으로서 지금 조금 어렵더라도 정도를 가려고 합니다. 우리 분양가는 1억3000만 원 인데 다른 골프장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명문 골프장을 지향하는 건지요.

“외관이 화려하다고 명문 골프장이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플레이어들의 만족과 회원에 대한 빈틈없는 서비스, 그리고 힐드로사이CC만의 특화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드웨어는 이만큼 만들었으니 회원들과 함께 문화적 콘텐츠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겁니다. 회원들이 지인들을 초청했을 때 자부심을 갖고 자랑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 겁니다. 그러면 자연 명문 골프장이 되지 않겠습까.”

지리적으로 멀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강원도 홍천이라는 지명 때문에 멀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경기도에 있는 골프장에 비해 10~20여 분 더 걸릴 뿐입니다. 그런 거리상의 핸디캡을 상쇄시키기 위해 최고의 시설에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2012년이면 새로운 도로가 개통돼 시간은 더 단축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Golf Special] 신성한 대지에서 즐기는 도전적인 라운딩
추천하고 싶은 홀이 있다면요.

“모든 홀이 다 좋습니다.(웃음) 굳이 말하자면 18번 홀, 14번 홀, 7번 홀입니다. 18번 홀은 블랙 티 기준 620m 파 5홀입니다. 장타자라도 2온이 쉽지 않고 드라이버 치는 소리가 공명이 돼 쩌렁쩌렁 울립니다. 14번 홀은 543m, 파 5홀인데 계곡을 두 번 넘겨야 하는 홀로 매니지먼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7번 홀은 블랙 티 218m, 파 3홀로 바위산 위에 만들어진 요새와 같은 홀입니다. 특히 15번 홀 티박스에서 내려다보면 그린 위에서 골퍼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글 ·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