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수익과 매매 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빌딩은 오랫동안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였다. 꾸준히 수요가 뒷받침 되고 있는 빌딩의 투자법을 알아봤다. 서울 서초동에 거주하는 자산가 L(70) 씨는 2011년 초에 삼성동 선릉역 대로변에 위치한 대지 360㎡,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에 총 연면적 1250㎡인 빌딩을 75억 원에 인수했다.

수익률은 4%에 못 미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이 환승하는 더블 역세권에 인접한 4차선 대로변으로 향후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

안정적인 임대소득과 필요에 따라서 일부 공간은 자녀가 직접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는 건물이라서 자녀에 대한 자산 승계 차원에서 40대의 자녀와 공동으로 빌딩을 매입했다.

자녀가 아직은 부동산을 투자할 만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임대보증금 3억 이외에 30억 원의 은행 담보대출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본인과 자녀 각각 20억 원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 75억 원 규모의 빌딩을 매입한 것이다.
빌딩 투자의 핵
자산가들이 도심·역세권 중소형 빌딩에 관심을 갖는 이유

L 씨처럼 강남을 중심으로 도심 지역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빌딩에 대한 자산가들의 지속적인 투자 열기는 최근 주택시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고 아무런 고려 없이 무작정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실물경기 회복 및 주식시장 활황으로 2010년 4분기 이후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임대료 인상 등 임대시장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외곽 지역의 오피스 공급 증가와 공기업의 지방 이전을 앞두고 있어 지역별, 규모별, 유형별로 물건별 차별화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아직 임대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 우려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높아진 반면 강남 지역 중소형 빌딩의 투자수익률은 4%에 머물러 있어 경기가 급속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매매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 수요가 낮은 대형 빌딩에 비해 개인과 사옥 수요자 등 일정 수준의 수요층을 갖춘, 입지가 양호한 일부 중소형 빌딩의 경우는 수익률이 4% 이하다. 이같이 낮은 수익률로 인해 매매 가격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렇다고 급격한 가격 하락을 예상하기도 어렵다. 개인이나 회사의 특별한 활용 목적이 아닌 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일지라도 향후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투자수익성과 유동성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투자수익률, 향후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오피스텔 투자 열풍은 냉정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오피스 빌딩,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향후 임대 수요를 결정하는 실물경기, 투자지역별 임대 수요와 공급 상황, 주요 개발이슈 등을 점검한 후에 실질적인 투자에 임해야 한다.
빌딩 투자의 핵
물건의 특성 살피는 게 우선

투자자에게 있어 가장 먼저 고민하는 사항이 ‘투자 시기’다. 하지만 투자 타이밍은 예측하기도 어렵고,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투자 타이밍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개별 물건의 특성을 고려하는 게 현실적이다.

투자대상 물건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매입 물건의 총투자규모’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매입 물건의 총투자규모는 실제 자신이 보유한 금액의 150~180%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투자 기준이 결정되면 대상 물건을 방문하고, 검토한 후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파트나 토지 못지않게 수익형 부동산인 중소형 빌딩의 경우에도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은 ‘입지’다. 부동산은 첫 번째도 입지, 두 번째도 입지, 세 번째도 입지다. 입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 대상을 업무용 빌딩에 한정한다면 최고 입지는 도심권, 강남권, 여의도권 정도로 한정지을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도 역세권이나 주변에 관공서나 업무용 빌딩이 밀집돼 있는 지역이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차량 및 보행자의 접근성이 양호한 대로변이나 최소한 차량 교행이 가능한 도로변에 위치한 물건이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다.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 7% 이상의 높은 수익률만 좇는다면 임대수익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쉽게 현금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강남 지역의 투자수익률은 대체로 4% 수준이며, 다른 지역의 경우도 강남 지역에 비해 1~2% 정도가 높을 뿐이다. 또한 매입 후 투자 물건의 관리를 고려할 때 거주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은 피해야 한다.

그런데 좋은 입지를 가진 투자 물건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가 많다. 시세차익도 중요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의 본질인 ‘임대수익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수익성이 최소한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지, 임대료 수입에 관리비 수입은 포함돼 있지 않은지, 특히 현재의 임대수익도 중요하지만 매입 이후에 개선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투자할 때 대부분 놓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투자 이후 관리다. 실제 빌딩 관리를 해보면 건물 및 시설보다는 임차인으로 인한 관리상 부담이 많다. 따라서 투자 이전에 임차인의 상황에 대한 사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리문제는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임차인의 계약기간 및 조건은 어떠한지, 임차인의 영업상황이 양호하지 않거나 연체사실은 없는지, 현재 공실이 있다면 공실 기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건물 및 시설 측면에서도 건축한 지 15년 이상 지난 경우에는 배관 상태나 누수, 침수, 동절기 동파 등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에는 임차인 유치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추가 신설이 가능한지를 살펴야 하고, 주차장 상황도 점검해야 한다.

지하에 기계실, 전기실, 보일러실, 기계식 주차장 등이 있는 경우에는 설비의 노후화 및 관리 상태 등을 점검해야 한다. 투자규모가 대략 100억 이내인 경우는 청소 및 경비, 엘리베이터 점검 등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대부분 외주 계약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므로 투자할 때 건물시설 관리와 관련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지은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