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다운점퍼가 겨울철 중고등학생들의 ‘제2의 교복’으로 군림하고 ‘현빈 재킷’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가 하면 ‘동네 뒷산 오르는데 옷차림은 히말라야 오를 기세’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음을 방증하는 말들이다. ‘등산복’이라는 인식을 깨고 2011년 라이프스타일 화두의 중심이 된 아웃도어 브랜드, 그 이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살펴봤다.
[Trend Report] 山에서 내려온 아웃도어, 도시인의 ‘유니폼’이 되다
[Trend Report] 山에서 내려온 아웃도어, 도시인의 ‘유니폼’이 되다
아웃도어업계, ‘별들의 전쟁’ 중

현빈, 이연희, 이민정, 이승기, 김민희의 공통점은?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 모델이라는 점이다. 한때 스타들의 인기 척도를 가늠할 수 있었던 아파트 브랜드, 이동통신사 광고의 톱스타들이 최근 줄줄이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로 나서는 추세다.

가장 먼저 2009년 노스페이스에서 패셔니스타 공효진을 모델로 내세운 것을 시작으로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까지 앞 다퉈 톱스타들을 모델로 모셨다. 2011년 현재 별들의 전쟁은 화려하다.

최근 노스페이스는 이연희를, K2는 TV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빈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빈이 광고에서 입은 전문가용 재킷은 72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20일 만에 물량의 3분의 1이 팔려나갔다. 코오롱 스포츠는 이민정·이승기, 네파는 아이돌 그룹 2PM, 블랙야크는 조인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Trend Report] 山에서 내려온 아웃도어, 도시인의 ‘유니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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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내세워 치열한 브랜드 접전

연예인의 평소 이미지와 주요 활동 프로그램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데 한몫했다. KBS TV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야외 활동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이승기는 코오롱 스포츠 전속 모델로, 아웃도어 스포츠 마니아적인 이미지를 가진 연기자 장혁, 천정명은 아이더 모델로 발탁됐다.

에이글의 모델 김민희는 평소 통통 튀는 패셔니스타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특히 젊은 여성 소비자층에게 브랜드의 패셔너블한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배경은 성장세를 띠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선두 주자를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 박숙용 노스페이스 마케팅팀 과장은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톱스타 광고 모델의 경쟁적 기용에만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질까 우려된다”면서 “등산이나 캠핑 등의 적극적인 야외 활동이 아닌 집 앞 공원을 산책을 하더라도 아웃도어 브랜드를 찾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아웃도어업계의 시장이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경쟁적 마케팅이 치열해짐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아웃도어 시장은 2008년 1조7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3조 원 수준까지 커졌다. 올해에는 4조 원을 쉽게 돌파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특수’는 전혀 다른 분야인 가전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어텍스, 윈드스토퍼 같은 아웃도어 및 스포츠웨어 등의 특수 소재 의류 소비가 늘면서, 신소재 원단의 의류를 손상시키지 않고 빨아주는 기능을 갖춘 세탁기가 덩달아 판매율이 높아진 것. 등산만 떠올렸던 아웃도어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경제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단초가 되는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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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런웨이의 주인공이 되다

당대의 트렌드, ‘결합’은 아우도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신체 활동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축성 있는 소재에 땀 흡수, 배출 정도에 초점을 맞췄던 아웃도어 아이템은 최근 패션 런웨이 위에 바로 올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해졌다. 기능성만 있으면 되는 아웃도어 아이템이 패션과 만났다. 가장 눈에 띄는 첫 변화는 컬러의 다양화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40, 50대 남성 전유물이었던 등산복은 블랙, 그레이 등 무채색 일색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웃도어 패션 매장을 찾으면 현란한 컬러 아이템이 쇼윈도 전면에 디스플레이돼 있다.

화사한 블루와 오렌지, 그린 컬러는 물론 최근엔 형광색 컬러까지 유행하고 있다. 시즌 트렌드이기도 한 비비드한 원색 컬러는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과 맞물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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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와 레이어드 패션, 아웃도어 의류에도 있다!

여기에 브랜드마다 여성을 위한 디자인 전개에 힘을 쏟는 추세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화이트라벨 라인을 론칭하면서 젊은 여성층을 공략했고, 패션그룹 ‘형지’에서는 한채영을 모델로 발탁하고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 로즈’ 매장을 열었다.

투박하고 박시한 디자인의 재킷이나 팬츠는 ‘슬림핏’ 라인을 브랜드마다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종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미니스커트나 레깅스 등도 등장했다. 최근의 ‘레이어드 패션’ 트렌드를 좇아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여성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템 중 일부다.

라푸마 홍보팀의 지승렬 씨는 “컬러가 점차 다양해지고 일상복과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최근 아웃도어 패션이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K2는 일상복 성격이 짙은 ‘컴포트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정용재 K2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아웃도어의 고객층이 기능성뿐만 아니라 패션 측면까지 중시하는 20~30대 젊은 고객층까지 확대되면서 몇 년 전과 달리 아웃도어 제품이 몰라볼 정도로 컬러풀하게 변하고 있다”며 “패션성을 강조한 K2의 전략을 통해 젊은 고객층까지 다양한 고객의 관심이 구매로 이어져 매출 증대에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캠핑이나 트레킹용 아웃도어 의류지만 가벼운 주말 나들이나 일상복과의 믹스매치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최근 트렌드이기도 하다. 코오롱스포츠에서는 내년부터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트래블 라인’을 준비 중이다. 캠핑, 트레킹 등의 고기능성 아웃도어 의류에 ‘어번시티룩’, ‘타운웨어룩’ 성격의 패션성이 더해지며 아웃도어 패션의 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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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현실로 된다. 스마트 아웃도어, ‘미션 파서블’

캠핑, 트레킹 등 아웃도어 레포츠 마니아인 김한선 씨는 산행을 위한 데니아 원단의 바람막이 점퍼를 구입하고, 쿨맥스 기능이 있는 양말에, 냉감 효과가 있는 아웃도어용 속옷을 입는다. 신소재, 초경량을 넘어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하이 테크놀로지, 눈이 번쩍 뜨이는 고기능성의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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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슈즈, 맨발의 자유를 선언하다.

핫 보디라인으로 가꿔준다는 워킹화, 물 빠짐 현상이 탁월한 아쿠아 슈즈, 다이얼로 끈 조절이 가능한 트레킹화에 다이어트 효과의 러닝화까지, 조깅화뿐이었던 아웃도어 슈즈업계가 갈수록 새로운 기능을 더해 세분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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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하이킹족을 위한 추천 아이템

아웃도어용 전문 속옷
겉옷을 먼저 준비하는데 속옷이 더 중요하다. 아웃도어 전문 속옷을 입어야 땀 흡수와 배출이 제대로 된다. 항균·소취 기능 제품을 선택한다. 오들로 제품.

바람막이 재킷
하이킹할 때 늘 입는 옷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꺼내서 입는 아이템이므로 가볍고 주머니 패킹이 가능한 제품을 고른다. 굳이 비싼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된다. 몽벨 제품.

팬츠
스트레치 소재여야 하고 통기성이 좋아야 한다. 무릎 절개선이나 벤틸레이션이 있는 제품으로 땀 발산이 뛰어난 제품으로 고른다. 미즈노 제품.

트레일화
통기성이 좋은 로 컷 트레일화를 고른다. 아웃 솔이 단단하고 중간 미드 솔에 쿠션이 있는 제품으로 선택한다. 테크니카 제품.

모자
베이스볼 캡 디자인보다는 햇볕을 많이 가려줄 수 있는 챙이 넓은 해트 스타일로 고른다. 시투서밋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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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캠핑족을 위한 추천 아이템

텐트
외부 자연환경에 독립된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제품이니만큼 너무 저렴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내수압이 높고 방수 기능이 좋고, 가벼운 제품을 선택한다. 스노피크 제품.

침낭
3계절용 침낭을 고른다. 2겹으로 돼 탈부착 가능한 제품으로 한여름에도 서늘할 수 있는 새벽 기온을 대비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른다. 그리니티 기어 제품.

코펠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티타늄 소재 제품을 고른다. 열전도율도 높아 야외 취사에 적합하다. 애버뉴 제품.

버너
화력 성능 좋은 것이 첫째 기준. 콤팩트하고 가벼운 것을 고른다. MS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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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족을 위한 추천 아이템

고어텍스 재킷
고어텍스 중 가볍고 투습력이 좋은 팩라이트 셸(paclite shell) 소재를 추천한다. 가벼워서 휴대가 편하다. 또 모자가 부착된 제품을 고를 것. 아크테릭스 제품.

장갑
쿨맥스 소재로 통기성이 좋은 제품을 고른다. 손바닥 부분은 두껍게 코팅이 된 제품을 골라 넘어질 때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제품을 택한다. 그리니트 기어 제품.

양말
일반적으로 나일론, 면 혼방 제품이 많은데 장시간 트레킹을 한다면 100% 양모 양말을 추천한다. 쿠션감이 뛰어나 발바닥의 피로감을 최소화해준다. 브릿지드에일 제품.

신발
무게가 있어야 장시간 걷는 동안 발이 외부 충격에 노출이 적어 피로가 적다. 발목이 높은 것을 골라야 발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편하다. 방수와 투습기능이 있는 고어텍스 소재를 선택한다. 잠발란 제품.

스틱
내구성이 좋고 가벼운 제품을 고른다. 길이 조절을 해야 할 때 편하도록 보조 그립이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레키 제품.


글 이지혜 wisdom@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