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 증권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올해로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1997년 직장 선배인 박현주 당시 동원증권 이사와 함께 미래에셋캐피탈을 창업한 그는 1999년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하면서 대표를 맡은 후 국내 증권산업의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선도해왔다.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장 7절)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성경>의 이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올해로 지천명(50세)의 나이가 된 최 부회장은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격동의 시기에 청년기를 보내며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몇 차례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강한 의지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다. 특히 남들보다 늦게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30대 중반 창업에 도전, 단기간에 굴지의 기업을 일궈냈다. 비유하자면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앞서 출발했던 경쟁자들을 단번에 추월한 셈이다.

그런 면에서 최 부회장은 대학생 및 젊은 샐러리맨들의 롤모델로도 꼽힌다. 최근 머니의 자매지인 잡 앤 조이(Job & Joy)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최 부회장은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CEO’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조사에 응했던 대학생들을 대표해 강수민 한국경제매거진 인턴기자가 최 부회장을 만나 자신과 미래에셋증권의 성공담, 증권시장의 전망, 증권 CEO로서의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10년 후 저는 경영에 욕심을 내기보다 후배들을 많이 길러낸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10년 후 저는 경영에 욕심을 내기보다 후배들을 많이 길러낸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먼저 오늘날의 CEO 최현만이 있기까지 어떤 삶의 경로를 겪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다른 이들처럼 제 인생에도 몇 차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농부이셨던 아버지는 제가 공고에 입학해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길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의 뜻을 뿌리치고 광주고에 입학, 세 살 위인 누나와 도시(광주광역시)로 올라와 자취생활을 했습니다.

학업 성적은 전교 3등으로 좋았지만 1학년 말 태권도 시합 중 부상을 당해 결국 1년간 휴학을 해야 했습니다. 1980년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저는 입시를 포기하고 친구들과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 해 겨울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해 전남대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를 밟아 보기도 전에 군대 징집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하는 좌절감이 밀려오더군요.

제대 후에는 3년간 광주 무등산 흥국사에서 행정고시에 매달렸지만 결과는 3년 내리 낙방이었습니다.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청년기였죠. 대학을 10여 년 만에 졸업하고 취업 연령 상한선에 다다라서야 한신증권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꿈이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증권업에 몸을 담은 이후에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매일 새벽 5시면 증권사 리포트를 수거하기 위해 서울 명동의 증권빌딩으로 출근했습니다.

모든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정리해 ‘한신중앙 전망대’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매주 두 차례씩 만들었습니다. 여러 증권사 리포트를 한꺼번에 읽을 시간이 없는 기관투자자들에게 몇 장짜리 요약본 보고서를 만들어 제공한 것이죠. 그러기를 6개월, 한신증권과는 단 1원의 계약도 없었던 기업은행과 첫 거래를 따내고 꼴찌 직원에서 상위 10% 영업 사원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이후 사내 영업실적 7위였던 서초지점을 2년여 만에 사내 2위, 전국 증권사 15위 점포로 올려놨습니다. 한신증권에 입사한 지 1년 반 만에 ‘대리’ 직함을 달고 당시 회사 이사급이 맡고 있던 서초지점장 자리를 맡게 됐습니다.

돌이켜 보면 간절히 가고 싶었던 길에서 실패했던 경험, 그것이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극복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제 자신의 경험을 통해‘인생에는 너무 늦은 나이도, 너무 이른 나이도 없다’는 얘기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입사가 동기들보다 6년이나 늦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했고, 좋은 인연으로 박현주 회장을 만나 30대 중반에 증권사의 사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봄에 피는 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도 있지만 저마다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갖고 있습니다. 후배들도 현재에 좌절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언젠가 자신만의 꽃을 피워 향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CEO Interview] “국내 주식은 아직도 저평가 상태, 이머징마켓·컨슈머 섹터에 주목”
증권사 CEO이시니 주변 분들로부터 주가 전망에 대해 질문을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요. 요즘은 어떻게 답변하시나요.


“주가를 움직이는 세 가지 축은 자금 수급, 기업 가치, 현 주가 수준입니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아직은 국내 주가가 최고점에 오른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금의 수급 측면에서는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특히 한국으로 많이 유입되는 흐름이 수 주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데, 주가수익비율(PER)의 수치는 10.2∼10.3으로 가치 대비 가격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적립식 펀드와 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한다면 아직 시장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하는 등 혁신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룬 혁신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혁신은 무엇입니까.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의 성향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고, 간접투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거대한 트렌드를 읽고 있었기에 다양한 혁신을 통해 앞서 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한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를 통해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라는 선진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한 것이 미래에셋증권이 이룬 가장 큰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고령화 시대의 도래, 이머징마켓의 부상, 컨슈머 섹터의 강화입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입니다.

이것이 이머징마켓과 컨슈머 섹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투자 대상을 국내에 한정하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하는 국가,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혁신의 걸음처럼 앞선 자산관리 컨설팅 노하우와 해외 주식 랩어카운트, 헤지펀드 등 차별화된 신상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향후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1위를 확고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성장과정에서 겪은 난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설립 10여 년 만에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first-see, first-in(먼저 시장을 발굴하고 먼저 진입한다)’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에 과감하게 투자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난관들도 있었습니다. 직접투자 시대에서 간접투자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는 간접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간접투자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가면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추구했습니다. 뛰어난 리서치를 기반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고객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저렴한 수수료로 쉽게 간접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주가의 변동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매매하는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립식 펀드를 도입했습니다.

간접·장기투자를 통한 ‘종합자산관리’라는 개념을 업계에 정착시킨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자산관리부문 32%, 위탁매매 31% 등 고른 수익구조를 실현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제2의 도약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미래에셋증권은 항상 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간은 퇴직연금과 VIP 비즈니스, 글로벌 해외 비즈니스를 핵심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350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세이프 랩을 비롯해 랩의 콘텐츠를 넓히기 위해 주도적으로 해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에셋증권이 더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IT화와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 점을 보강하는 중입니다. 아울러 향후에는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직원들을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래에셋에서도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는 가장 큰 화두입니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에 앞서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먼저 태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터 드러커는 ‘일이란 프로세스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며 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사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마켓에 대응할 수 있는 지식과 네트워킹의 형성이 필수적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먼저 해외에 진출해 8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뽑은 우수한 인력들과 본사의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2003년부터 해외연수를 하고 있으며, 자기경영 러닝과정을 통해 직원들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회사에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증권업은 고객의 돈을 다루는 비즈니스여서 특히 윤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윤리경영 정책이 궁금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 금융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인 윤리경영이 필수적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윤리경영 선포식을 통해 임직원들 스스로가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내부제보제도,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 청렴계약제도와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 이전에 <도덕 감정론>이란 책을 저술했는데, 이 책은 부(富)를 올바르게 배분하고,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는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서막을 열고,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를 하며, 미래사회를 위해 연금투자를 준비하는 것도 부 자체보다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최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은 금융회사입니다.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는 학생들에게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진출하더라도 세 가지 마음가짐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내가 하는 일과 사람에게 마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권한을 자신만이 누리고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내려줄 수 있는 리더가 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익을 혼자만 갖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에 따라 공정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마음가짐을 갖고 지금부터 준비해 나간다면 미래에 후배들이 훨씬 훌륭한 경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금융업계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후배들은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라는 마인드를 갖길 바랍니다. 증권업은 설비나 장치가 중요한 제조업과 달리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결정됩니다.

제가 증권업계에 입문했던 시절, 증권업은 ‘고객 가치’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수수료 기반의 브로커리지 영업이 대부분이었던 탓에 증권업계 스스로가 단기투자를 부추겼습니다. 펀드도 스폿 펀드 상품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스폿 펀드란 일정 시점에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매해 수익률을 확정하는 상품입니다.

특히 주가 상승기에 이런 상품이 봇물을 이뤄 출시됐는데, 이 역시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단순 수수료 영업이나 스폿 펀드 활성화는 고객의 장기적인 투자와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단기투자 문화를 배격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의 자산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모든 의사결정을 했기 때문입니다.”

[CEO Interview] “국내 주식은 아직도 저평가 상태, 이머징마켓·컨슈머 섹터에 주목”
리더에게는 어떤 자질과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의 평생 좌우명은 ‘성실한 실천’입니다. CEO는 조직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그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성실하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실천만이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이라는 게 저의 경영철학입니다. 또한 리더로서 ‘눈사람 경영’을 중시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눈을 뭉치다 보면 처음에는 뭉쳐지는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갈수록 커져가게 마련인데 이는 기업의 경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과 직원들은 눈사람을 만들 때처럼 조급한 마음으로 초기 실적과 결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끊임없이 눈덩이를 굴려가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멘토는 어떤 분이고, 그분께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동원증권에서 처음 만난 박 회장은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제 인생의 멘토이자 동반자입니다. 박 회장께서 통찰력과 비전으로 제시하는 밑그림을 바탕으로 제가 적절한 전략을 세우고 색을 칠하다 보니 지금 미래에셋의 모습이 갖춰진 것 같습니다.

저는 기업이 점에서 선, 선에서 면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EO가 하는 일은 점을 찍는 것, 즉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며, 이렇게 인재를 고른 다음 그들에게 또다시 점을 찍을 권한을 주면 점이 점을 찍어 선이 나타납니다. 각각의 선을 이루고 있는 점들에게 또다시 점을 찍도록 권한을 주면 점은 면이 되는데, 이것이 미래에셋의 ‘경영’입니다.

박 회장께서는 저에게 이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셨고 많은 신뢰와 권한을 주셨습니다. 저는 박 회장이 각 계열사에 위임한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성실한 실천가’로서 미래에셋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올해의 목표와 10년 후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았나라는 자문을 해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뒤엔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라는 고민을 합니다. 10년 후 미래에셋증권은 종합자산관리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치를 지금보다 더 공고히 하며, 두 가지 사업, 즉 해외에선 투자은행(IB), 국내에선 퇴직연금의 강자가 돼 있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의 비전인 ‘Asia’s Leading Financial Services Company’가 돼 있을 것입니다. 막연한 꿈이 아닙니다.

그동안 해보니 자신이 생겼습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회계사, 노무사, 연금계리 인력 등 220여 명으로 구성된 업계 최대의 퇴직연금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지향적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2005년 제도 시행 이래로 2011년 1월 적립금이 30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퇴직보험 만료로 인한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이 이뤄져서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됩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그동안은 양적인 팽창이 주된 이슈였다면, 앞으로 향후 10년은 제도 운영과 자산관리 역량이 주된 포인트로 부각될 것입니다. 부연하자면 국제회계기준(IFRS)의 시행, 퇴직연금 도입 이후 사업자의 재평가, 은퇴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시장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질적 성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형성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변화의 트렌드는 빠르면 당장 올해부터 나타날 것이고 향후 10년간 퇴직연금 시장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제가 증권업계에 입문한 게 1989년이니 벌써 20여 년의 세월을 자본시장에서 보냈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증권사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7년 만에 지점장을 맡고, 또 미래에셋그룹의 창업 과정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쉼 없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앞으로 10년 후면 제 나이가 육십이 넘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한창 일할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후 저는 경영에 욕심을 내기보다 후배들을 많이 길러낸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미래에셋의 창립 1세대로서 아시아 최고의 IB를 꿈꾸고 있고, 미래에는 훌륭한 후배들이 미래에셋을 글로벌 최고의 IB로 이끌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물론 창업 1세대로서 미래에셋을 떠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여건이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좀 더 충실한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

최현만 부회장은 까마득한 후배인 풋내기 인턴기자의 질문에 시종일관 진지하게 답했다. 그는 특히 금융업계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후배들은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라는 마인드를 갖길 바란다”며 “증권업은 설비나 장치가 중요한 제조업과 달리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결정된다” 고 강조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동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미래에셋증권 대표


글 강수민 한국경제매거진 인턴기자, 연세대 경영학과
사진 서범세 기자 stell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