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지난해 중국 증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수급불균형 해소 전망도 중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위안화 절상 기대로 해외 자금의 중국 유입이 증가해 증시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지난해 상하이 증시에 큰 부담이었던 수급불균형도 완화될 전망이다. 무분별한 대규모 주식 공급물량(약 1조6억 위안)과 비유통주의 만기 물량도 올해에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금리다. 몇 차례 이어진 지급준비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다. 이런 가운데 채권, 또는 당국의 집중 규제 대상인 부동산보다 주식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추세적으로도 지난 2년여 동안 조정을 거쳐 상승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10년간 상하이 주가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낮을 때 11배, 평균적으로는 19~20배 사이에서 움직여왔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13~14배의 PER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소재·에너지·은행부문의 높은 실적이 지수 견인
2010년 말 상승 후 올 초 긴축 우려로 다소 주춤했던 중국 주식시장은 2010년 기업실적 결과가 양호하게 나오고, 특히 3월 열린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및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향후 5년간의 정책이 발표되면서 상승 반전했다.
우선 2010년 실적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 37개 기업의 평균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35~37% 증가했다. 섹터별로는 소재부문이 예상치를 웃돌고, 에너지·은행부문도 꾸준히 성장했다.
보산강철, 강서동업 등 소재부문 대표 기업들의 순이익이 비철금속 강세에 힘입어 100% 넘게 증가했고, 금 관련 기업의 순이익도 급증했다. 에너지부문에서도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의 2010년 순이익이 2009년보다 40% 이상 늘었고, 은행부문도 4대 국영은행이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했다.
공상은행(ICBC)은 166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28.4% 증가했고, 최근 기업공개(IPO)로 전 세계 금융권의 관심을 모았던 농업은행은 내륙 및 농촌의 대출수요 증가로 순이익이 4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인대의 개막 전후 일주일 동안 100포인트가 올라 3000 선을 돌파했다. 물론 이후 리비아 사태,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우려와 같은 돌발변수로 하락하긴 했지만, 양호한 실적과 풍부한 유동성, 다른 투자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매력 등 주가 상승 요인이 강해 향후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증시에서 중장기적으로 핵심 테마를 짚어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2011년이 향후 5년의 경제계획이 수립된 원년인 만큼 이번 계획의 핵심이라 할 7대 육성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정부가 국가전략 산업으로 야심 차게 내놓고 있는 7대 육성산업은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IT), 바이오, 첨단장비제조, 신에너지, 신재료,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등이다.
중국 정부와 민간의 7대 육성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중국 증시에 새로운 활력과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7대 육성산업과 관련된 상장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 상승도 빠른 편이다. 예컨대 동방전기 등과 같은 신에너지와 관련한 대기업들의 적지 않은 수혜가 예상된다. 신에너지와 관련된 국유회사가 H주에 많다는 점은 투자에 참고할 만하다.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
최근 중국에서 3M 즉, ‘My money, My car, My home’이라는 용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빠른 성장으로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 연소득 5000~3만5000달러인 소위 중산층 인구가 2008년 기준으로 이미 한국의 10배 가까운 4억4000만 명에 달한다.
2010년 6월 말에는 중국인의 개인 자산이 16조5000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3.5배 늘었다. 이는 약 54조 달러인 미국과 21조 달러인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빠른 경제 성장과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국민소득이 짧은 기간 내에 배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4300달러인데, 2015년이면 8000달러, 2020년에는 1만5000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자산이 증가하면 한국도 1980, 90년대 경험했듯이 집과 자동차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규제에 노력하고는 있지만, 매년 농촌에서 도시로 2000만 명가량 이동하고, 결혼하는 인구도 1000만 쌍에 달해 중장기적으로 도시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대표 건설기업들의 주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대차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하이차, 지리자동차 등 중국의 대표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의 성장축이 해안에서 내륙으로 확산되고, 중산층 인구가 4억40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내수 소비의 증가도 중국 증시의 포인트 중 하나다. 아직 소비 관련 주식들이 긴축 등의 영향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를 늘려가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홍콩에 기반을 둔 화장품 소매기업인 샤샤국제, 백화점업체인 리푸국제 등은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력 향상으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의 수혜업종은 은행·부동산·항공·철강업
한국 증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위안화 절상은 중국 증시에 있어서도 대형 테마 중 하나다. 중국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절상 시마다 일시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위상 강화와 중국인들의 구매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내수 소비 증가가 중요한 중국에서도 위안화 절상은 분명 호재다. 물론 위안화 절상에 따른 해외 자금 유입 증가도 중국 증시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에 있어 위안화 절상의 일차적인 수혜 업종은 은행, 부동산, 항공, 제지, 구리, 철강 업종 등이다.
중국 주식은 안팎으로 관심이 많은 A주식과 당초 외국인을 위해 만들어 각광받다 외국인들의 A주식 투자 허용으로 빛을 잃은 B주식이 있다. 최근 다시 많은 투자자들의 B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 B주식이 크게 상승했고, 선전 B주식은 소폭 상승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양쪽 모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상하이 A주식은 완화되긴 했지만 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 공급 물량 부담이 여전한데 비해 B주식은 물량 부담이 없고 정책적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정책적 호재로는 첫째, 국가 외환관리 정책이 점차 완화돼 개인과 기업의 외환자금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자금으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B주식이 부각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둘째, 올해 상하이거래소에 국제판 증시가 개설됨에 따라 B주식시장은 존재가치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A주식과 B주식의 합병이 불가피한데, B주식이 A주식 대비 아직도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 매력이 있다. 따라서 A와 B주식 가격차가 확대된 종목,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노력이 중요한 때라 하겠다.
정유신 서강대·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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