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 투자의 지능이 높아졌다…‘스마트 펀드’ 인기
하반기에는 과거보다 한층 더 똑똑해진 ‘스마트 펀드’에 투자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투자전략이다. 펀드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알아서 시황에 따라 주식매수 시점을 결정해주는 ‘분할매수 펀드’에서부터 평균 60~70여 개에 달하는 펀드 투자 종목을 알아서 30개 내외로 압축해 고수익을 안겨주는 ‘압축포트폴리오 펀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이른바 ‘스마트 펀드’가 대세다.

분할매수 펀드 봇물

펀드 투자에 있어서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적립식 투자는 당장 목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데다 주식을 사들이는 시점이 분산되므로 증시 하락기에 싼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나중에 증시가 상승세로 접어들면 그만큼 더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런 과정이 누적되면 주가 변동을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사는 이른바 ‘평균매입단가 인하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라도 기계적으로 똑같은 날에 투자하는 것보다 주식이 쌀 땐 많이 사고 비싸지면 되파는 분할매수 매매가 일반 적립식 투자보다 수익률 면에서는 더 좋을 것이다.

최근 증권·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한 펀드를 잇달아 내놓으며 스마트 펀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전략분할매수1’은 고객이 투자한 거치식 자금을 시황에 따라 자동으로 분산투자를 해주는 상품이다.

매매 리스크를 줄이고 적립식 투자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식 매수는 총 9차례로 나눠서 이뤄진다. 한국투신운용의 내부 운용협의회에서 설정 초기에 한 차례 그리고 매월 두 차례에 걸쳐 순자산의 19% 이내에서 주식을 분할매수한다.

우리자산운용의 ‘스마트인베스터자산배분펀드’는 거치식으로 모집된 자금을 전액 채권자산에 투자한 이후 점진적으로 주식자산을 늘려가는 펀드다. 일정한 기간을 기준으로 적립하지 않고 가격의 변동을 기준으로 주식을 매수한다.

시간 경과보다는 가격 변동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평균매수단가 인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정해진 지수를 상향 돌파하는 경우에는 투자원금의 2%로 주식자산을 매수하고, 하향 돌파하는 경우에는 투자원금의 3%로 주식자산을 매수해 지수가 하락할 때 50% 더 많은 금액을 적립한다.

삼성자산운용도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시황에 따라 매달 적립해 주식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삼성스마트플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매월 일정한 소액을 투자하는 기존 적립식 펀드와 달리 먼저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대부분을 국공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매월 자산 총액의 일정 부분을 코스피200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1년 이내 10%, 2년 이내 20%, 3년 이내 30%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즉시 주식자산을 매도하고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기존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만일 3년 이내에 전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 기간을 1년 연장해 누적수익률 30% 도달 시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도 지난 6월 말 지수분할투자 운용방식을 사용해 적립식 펀드의 분산투자 효과를 펀드 자체적으로 누릴 수 있는 ‘스마트 분할투자’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종목별 주식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스마트 분할 전략을 사용한다.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시에 주식 편입비를 줄이고 주가 하락 시에는 편입비를 늘린다. 주식의 현재가격과 단기이동 평균가격, 장기이동 평균가격 및 변동성 수준 등이 스마트 분할 전략에 활용된다.

기존에 나와 있는 분할매수 펀드들은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지만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업체인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푸르덴셜탑3그룹분할매수목표전환형C’의 연초 이후 수익률(7월 13일 현재)은 6.65%로 분할매수 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이 3.41%인 것과 비교하면 평균 이상은 한 셈이다. 지난해까지 설정된 분할매수 펀드 54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는 4개에 불과했다.

[Market Issue] 투자의 지능이 높아졌다…‘스마트 펀드’ 인기
똘똘한 종목만 압축 투자


최근 들어서는 자문형 랩과 비슷한 형태를 띤 펀드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자문형 랩이 10~15개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둔 데에 착안한 펀드들이다.

압축적으로 종목을 골라서 상승장에서 벤치마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은자산운용은 조만간 종목 20개에 집중 투자하는 ‘산은스타20펀드(가칭)’를 공모와 사모 방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 펀드는 현재 주가는 저평가 돼 있지만 실적이나 전망이 좋은 종목 20개를 골라 투자해 상승장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편입종목 수가 평균 60개에 달하는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종목 수를 대폭 줄였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압축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 적극적인 리서치회의를 통해 24개 내외의 종목에 같은 비율로 집중 투자해 펀드매니저의 심리적 쏠림현상과 손실을 회피하고 특정 업종·종목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게 편입되는 위험을 해결하는 펀드다.

또 지난 6월에는 리서치센터에서 추천하는 전략포트폴리오 종목 40개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투자리서치포트폴리오’펀드의 판매를 승인받았다. 이 밖에 KTB자산운용도 지난 6월 사모 형태로 15종목 내외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지난달 새로 설정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종목 수를 줄인 ‘압축포트폴리오’ 형태의 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문형 랩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종목을 압축한 펀드들의 성과가 올해 들어 비교적 뛰어났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편입종목 수가 30개 이하인 펀드 25개 중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0.98%)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펀드는 7개에 불과했다.

매달 월급 주는 펀드도 있어

가입하면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 꼬박 생활비로 챙겨주는 펀드도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투자자가 미리 약정한 만큼의 분배금을 매월 연금처럼 지급하는 ‘한국투자 시니어플랜 월지급식 연속 분할매매 펀드’를 조만간 출시한다.

이 펀드는 2007년 출시된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 펀드’의 후속으로 거치식으로 펀드에 가입하면 그 다음 달부터 매달 20일 투자금액의 0.7% 범위에서 약정에 따라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펀드 운용수익이 월 분배금보다 부족할 때는 원금에서 부족분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투자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지난 6월에 출시된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은 펀드 가입 후 매월 투자금액 기준 세후 0.5%를 분배금으로 받을 수 있으며 ‘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1호’는 매월 투자금액 기준 세전 0.5%를 분배금으로 받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