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들만의‘소사회(小社會)’

‘스티븐 스필버그를 만나고 싶다면 그를 아는 갤러리부터 찾아가라.’

갤러리스트들 사이에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다. 스필버그의 사돈의 팔촌까지 추적할 것 없이 그를 아는 갤러리와 연결하면 일이 해결될 수 있다는 뜻.

갤러리의 철저하고 비공개적인 VIP 고객관리와 방대한 인맥(人脈)을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갤러리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형성되는 VIP, VVIP들의 소사회(小社會)를 들여다봤다. 프라이빗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비컨 갤러리’는 인사동식 완전 개방형 화랑을 거부한다. 방문증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한 주상복합건물 내 위치해 대중적 접근성을 낮추고 컬렉터 방문은 철저한 예약제를 따른다.
‘비컨 갤러리’는 인사동식 완전 개방형 화랑을 거부한다. 방문증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한 주상복합건물 내 위치해 대중적 접근성을 낮추고 컬렉터 방문은 철저한 예약제를 따른다.
지난 2005년은 한국 미술 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 해다. 미술 작품이 재테크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부자들이 부동산을 사들이듯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

넘치는 수요에 갤러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인기 작가의 작품은 시쳇말로 동이 났다.

하지만 미술 시장의 르네상스는 2007년부터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아트테크’ 붐에 편승해 문을 연 갤러리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하나 둘 문을 닫아야 했다.

미술 시장이 위축되면서 갤러리스트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금이야말로 ‘투기자(投機者)는 사라지고 진정한 컬렉터만 남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거품’에 꾀어들었던 ‘개미 투기자’들이 빠져 나간 뒤 미술 시장에 남아 있는 개인 컬렉터들은 강남, 강북을 막론하고 화랑들이 잘 ‘모셔야’ 하는 고객이다. 그래서 ‘블루칩’ 작가만큼이나 중요한 ‘블루칩’ 고객에 대한 특별한 관리는 화랑가의 ‘영업비밀’이 되고 있다.

문턱 높은 모임일수록 ‘은밀하게’

특별한 고객에 대한 화랑들의 보다 특별한 관리는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요소는 ‘모임’이다. 모임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는데, 참여하는 멤버가 특별한 사람들일수록, 문턱이 높을수록 그 모임은 매력을 더함과 동시에 화랑 측과 고객 모두에게 보다 많은 ‘윈윈’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지난해 7월 서울 이태원동 외국인 주택가에 문을 연 ‘갤러리 클럽’은 국내 최초로 철저한 멤버십 클럽을 표방한 갤러리다. 의사, 변호사, 펀드매니저 등 전문직과 외국 대사 등 오픈 1여 년 만에 40명의 정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갤러리 클럽은 정기, 비정기적으로 멤버들만의 비공개 모임을 마련하고 있다.

이지수 갤러리 클럽 대표는 “빅 5 화랑들이 전시회를 앞 다퉈 여는 유명 작가보다는 오래 갈 수 있는 좋은 작가를 발굴해 회원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하면서 “회원들은 대부분 30~40대 개인 컬렉터들로, 젊은 고객들인 만큼 작품의 미래 가치를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주택을 화랑으로 개조한 갤러리 클럽에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나 파티 등의 이벤트를 비롯해 작품 전시, 작가와의 만남 등이 이뤄지는데, 경우에 따라 회원이나 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 철저한 프라이빗 미팅을 위해 장소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필요 시 케이터링(catering)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대표는 “코지(cozy)한 친구 집에서 지인끼리 편하게 만나는 콘셉트에서 출발한 클럽인 만큼 회원 간의 만남도, 작가와의 만남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인, 외교관 등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멤버들끼리 인맥이 형성될 수 있고, 갤러리 입장에서는 특정 컬렉터 층에게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작가들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 회원들이 특정 컬렉터 층”이라며 “회원들의 소개로 작품 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1. 오페라 갤러리는 전 세계 40~50명에 이르는 전속 작가들의 전시회로 컬렉터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VVIP의 경우 외국인 작가와 프라이빗한 디너 모임 등의 특혜를 누릴 수 있다. 2. 동부이촌동에 최근 문을 연 ‘비컨 갤러리’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 없이도 컬렉터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화랑이다. 사진은 디너를 겸한 론칭 파티와 VIP를 위한 전시 오프닝 파티 준비 과정
1. 오페라 갤러리는 전 세계 40~50명에 이르는 전속 작가들의 전시회로 컬렉터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VVIP의 경우 외국인 작가와 프라이빗한 디너 모임 등의 특혜를 누릴 수 있다. 2. 동부이촌동에 최근 문을 연 ‘비컨 갤러리’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 없이도 컬렉터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화랑이다. 사진은 디너를 겸한 론칭 파티와 VIP를 위한 전시 오프닝 파티 준비 과정
‘높은 문턱’은 사실 화랑 입장에서도, 고객 입장에서도 일종의 강점이기도 한다. 회원 및 고객에 대한 특별한 관리에 중점을 두는 화랑일수록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인사동 스타일’을 거부한다.

올 4월 동부이촌동서 문을 연 ‘비컨 갤러리’ 역시 작정하고 화랑 문턱을 높인 경우. 보안 직원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는 주상복합 건물 내에 입지하고 있어 출입 시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삼성자동차 근무, PR대행사 대표 등을 역임한 심정택 대표는 갤러리스트로서는 늦깎이로, 개관 전 뉴욕, 중국 등을 돌며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 뒤 ‘디아 비컨(Dia Beacon)’이라는 뉴욕 인근의 갤러리에서 힌트를 얻어 ‘비컨 갤러리’를 오픈했다.

이목을 작가의 전시회 마지막 날 만난 심 대표는 “기업체 회장도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아야 들어올 수 있지만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며 “회원을 모으거나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컬렉터들이 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부부가 함께 와 특정 작가의 특정 그림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만큼 사전정보 조사를 철저히 하고 오는 고객들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컨 갤러리의 작가 선정 기준은 간단했다. 기존의 저명한 작가보다는 앞으로 25~30년 이상 함께 갈 수 있는 유망한 젊은 작가다. 작가 발굴 및 그들과의 호흡을 위해 심 대표는 고속철도(KTX)를 타고 지방 구석구석 아틀리에를 방문하며 발품을 팔기도 했다고.

비컨 갤러리 역시 새로운 전시를 앞두고 오프닝 파티를 통해 VIP 고객들만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갤러리가 입점한 건물 내 럭셔리한 커뮤니티 룸(뱅퀴트 룸)에서 디너파티를 열기도 하고 전시 작가와의 직접적인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비컨 갤러리의 VIP 고객들은 주로 의사, 증권사 간부 등이다. 심 대표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화랑은 세계적 수준이다. 반면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아직 빈약하다. 잦은 전시회보다는 1년에 몇 차례의 핵심적인 전시를 진행할 방침이다.

작가 중심의 갤러리 문화를 컬렉터도 존중받는 쪽으로 이끌고 싶다”고 전했다. 비컨 갤러리는 컬렉터의 방문 시 철저한 예약제를 실시 중인데, 컬렉터 간 작품 구입 정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외국 작가와의 프라이빗한 디너까지


최근 강북에 문턱 높은 갤러리들이 속속 등장하는 반면, 4년 전 한국 미술 시장의 핑크빛 ‘르네상스’를 주도한 강남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신흥 갤러리가 있다. ‘오페라 갤러리(Opera Gallery)’가 그 주인공이다.

청담동 명품거리 큰길가에 위치하고 있는 ‘오페라 갤러리’는 통유리로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만만한(?) 화랑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내 작품들이 풍기는 ‘기운’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3. 오페라 갤러리 VIP들로부터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벤트 ‘헝트레’. 50~60명만이 초대되는 한여름밤의 디너 파티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4.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다국적 갤러리 ‘오페라 갤러리 서울’ 내부
3. 오페라 갤러리 VIP들로부터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벤트 ‘헝트레’. 50~60명만이 초대되는 한여름밤의 디너 파티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4.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다국적 갤러리 ‘오페라 갤러리 서울’ 내부
오페라 갤러리는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된 다국적기업 형태의 갤러리로 현재 영국 런던, 미국 뉴욕·마이애미 등 세계 11개 도시에 화랑을 갖고 있다. ‘오페라 갤러리 서울’은 지난 2007년 10월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곳.

프랑스 본사와 몇 명의 해외투자가들이 지분의 50퍼센트를, 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회장이 나머지 50퍼센트를 투자한 합작회사. 현재 권 회장이 한국대표로 활동 중이다.

책임큐레이터인 김영애 실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동양에 있긴 하지만 사실 국제도시의 성격을 띤다. 동양계 작품 컬렉터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아시아 도시에 적을 두지 않고 작가와 작품을 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서구에 많이 진출했고 중국은 법적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자연스럽게 한국을 선택했다. 오페라 갤러리의 강점은 전 세계 40~50명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 갤러리가 개관 후 불어 닥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운영을 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세계적 작가들의 전시 기획과 견고한 VIP 컬렉터 층(고객)의 확보를 꼽을 수 있다. 일례로, 프랑스 작가 3인전과 오페라 갤러리 전속계약 작가 중 최초의 한국인인 이동욱 작가전은 전 작품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페라 갤러리의 ‘블루칩’ 고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작품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이고, 둘째는 작품 구매 이력은 없으나 구매 가능성이 높은 잠재고객, 마지막은 작품 구매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로 기업가, 연예인, 정치인, 미술 관계자 등 명사들이다. 오페라 갤러리의 두터운 컬렉터 층은 40대 남성. 투기의 목적보다는 좋은 작가와 작품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김 실장은 “VIP 고객은 특별히 관리하는데, VIP 고객 가운데서도 연 구매실적 5억 원 이상인 고객은 VVIP로 분류, 관리한다.

외국 작가 방한 시 고객이 요구하면 레스토랑에서 디너와 와인을 겸한 사적인 모임을 주선할 때도 있고, 특별한 전시나 인기 작가 전시가 예정돼 있을 땐 미리 도록을 발송해 사전에 구매 예약을 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설명하면서 “VVIP 고객들은 대부분 공개된 장소에서 노출된 만남을 싫어한다.

따라서 아무리 VVIP 고객이라고 해도 몇 분을 함께 모시기는 매우 힘들어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을 직접 방문해 작품과 작가에 대한 브리핑을 해 드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5. 이태원 외국인 주택가에 위치한 멤버십 갤러리 ‘갤러리 클럽’. 주택을 개조한 화랑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특징이며 정회원들 간의 미팅, 전시 작가와의 만남 등이 이뤄진다.
5. 이태원 외국인 주택가에 위치한 멤버십 갤러리 ‘갤러리 클럽’. 주택을 개조한 화랑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특징이며 정회원들 간의 미팅, 전시 작가와의 만남 등이 이뤄진다.
수입차 신차 출시 및 요트, 고급 레스토랑 무료 체험 기회를 비롯해 미술과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미술 근접학문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로 이뤄지는 아카데미 등도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 편.

매년 여름에 마련하는 ‘헝트레(La Rentree)’ 행사도 이색적인데, ‘헝트레’는 프랑스어로 ‘개학’을 의미하는 말로, 갤러리를 파티장으로 변형시켜 한여름밤에 디너와 함께 미술 강연을 듣는 프랑스식 파티다. 초대 인원은 50~60명으로 제한된다.

이밖에 가나아트센터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플래티늄 멤버십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진행하는 그림 전시 관람과 디너를 겸한 행사도 호텔 VIP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벤트.

지난 4월 ‘그림 속의 와인’이란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최고급 와인인 샤토 무통 로트칠드(Chateau Mouton-Rothschild)를 시음하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와인 이야기를 도슨트에게 직접 들으며 디너를 진행해 VVIP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컸다는 후문이다.


Mini Inter view

이지수 갤러리 클럽 대표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갤러리 클럽’은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갤러리다. 회원들의 정기, 비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미술 작품을 감상함과 동시에 공·사적인 목적의 모임을 위해 장소를 빌릴 수 있는 것이 특징.

‘기능적인(functional) 아트 갤러리’를 표방하는 갤러리 클럽의 이지수 대표는 갤러리의 멤버십 제도를 최초로 표방한 주인공이다.

멤버십이면 아무에게나 오픈되는 갤러리는 아닌 것 같다.

“지난해 7월 개관했는데 현재 정식 회원이 40여 명 정도로 소정의 회비도 받고 있다. 모든 모임에는 물론 회원들만이 초대되지만 사실상 회원들이 거의 지인들을 동반하기 때문에 행사마다 거의 100여 명의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

회원들은 주로 어떤 부류인가.

“의사, 변호사, 펀드매니저 등 전문직이 많고 각국 대사들도 여럿 있다. 그림이 좋아서 찾는 컬렉터 회원도 있지만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사람들도 있다. 30~40대가 많다.”

갤러리 클럽의 ‘특별한’ 모임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화랑에서 마련하는 이벤트가 대부분 음악회다. 갤러리 클럽 행사에 물론 음악회도 포함되지만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림과 전혀 상관없는 경우도 있는데 싱글파티가 그 예다. 갤러리 클럽의 메인 타깃인 30~40대를 위한 행사였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클럽 운영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작가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뉴욕에서 컬렉팅을 할 때 작가의 작업실까지 찾아가서 딜을 한 적도 있다. 그때 느낀 것이 작가가 가정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뒷받침될 때 작품 활동도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화랑의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만 마케팅을 하면 작가가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렵다. 그림도, 작가도 나하고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나와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이 기본 맥락이다. 물론 금전적인 지원이 전부는 아니다. 작가와 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밑바탕이 돼야 결국 좋은 작가와 컬렉터들을 연결할 수 있다.”

강남이 아닌 이태원에 갤러리를 낸 이유는.

“뉴욕에서 건너 와 청담동에서 10년 넘게 딜러로 활동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림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청담동 갤러리들이 싫어지기 시작했고 미술 시장과 화랑의 건강하지 못한 구조를 깨고 싶었다.

그러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내 집 같은 공간에서 편하게 그림을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래서 주택을 개조해 갤러리 클럽을 열었다.”

수지는 만족스러운 수준인가.

“사실 전시되는 그림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은 그리 많지 않다. (웃음) 회원들이 갤러리를 대여할 때 행사 진행(식음료 등)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연회비로 충당되는 수준을 넘어선다.

하지만 투자라고 생각하고 지원하는데, 일단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고, 그림에 대한 니즈를 서로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외) 거래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되는 일이구나’ 싶은 정도다.”

향후 목표는.

“미술 작품 렌탈 사업을 하고 싶다. 샤갈이나 로댕 작품은 사실 보기만 하지 가질 수 없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돈 있는 사람들이 주로 그림을 샀다가 몇 년 뒤 싫증이 나 그림이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를 종종 봤다.

2~3년 후에 본격적인 렌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림 렌탈은 한국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사업일 수 있다. 그림이나 주얼리 보상에 대한 보험을 들어준다는 보험사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렌탈 컴퍼니는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고픈 지인들 모두의 꿈이다.”

글 장헌주·사진 김기남 기자 c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