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배당주 투자의 계절

바람이 솔솔부는 배당주 투자의 계절이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배당주 투자는 9월부터 시작해 11월 정도까지를 적기로 본다. 미리 고배당주를 골라 사두었다가 배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11∼12월에 팔면 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단순한 배당수익률보다는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이 낮고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을 고르는 게 요령이다. 올해는 특히 고배당주의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배당수익률이 더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배당주 투자가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일반적으로 배당주는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탄탄한 기업들이어서 주가 조정기에도 변동성이 적다. 또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금리수준의 배당수익을 노릴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배당주 주가는 시장에 비해 초과상승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배당차익뿐 아니라 주가상승에 따른 수익도 쏠쏠했다는 것이다.NH투자증권의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4월부터 2008년 7월까지 배당수익률 상위 20% 종목군의 투자수익률은 연복리 25. 7%로 코스피지수 연평균 상승률 6. 6%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배당주들은 코스피 하락기에도 코스피지수에 비해 월평균 3. 4%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결국 배당주를 사고팔지 않고 꾸준히 보유했더라도 상당한 차익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혜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를 1년 이상 보유했을 경우의 누적성과도 코스피지수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며 “배당주 투자는 안정적인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락 국면에서의 선전과 일부 상승 국면에서의 초과 수익이 배당주 장기투자가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앞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러나 투자시점에서 배당주들의 주가가 높을수록 배당주의 투자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가가 오르면 시가배당률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배당주들의 주가상승률이 부진한 편이다. 배당주들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코스피지수보다도 낮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는 지난 10일 3041. 4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지수인 2269. 49포인트에 비해 약 34.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24.47포인트에서 1651.70포인트로 무려 46.8%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도주의 주가상승률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유용한 투자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향후 국내증시가 상승피로감으로 인해 조정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기 때문에 배당주 투자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상승탄력이 제한되거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상대적인 안정성과 배당매력이 부각되는 배당주가 주목을 받게 된다”며 “계절적으로도 9월에는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낼 확률이 높았던 만큼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인 4% 이상을 기록할 종목으로 진로발효 와이비엠시사닷컴 에쓰오일 대한제강 한섬 등 20개 종목이 꼽혔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인 에쓰오일(시가배당률 7.4%)이 가장 높은 배당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대한제강(6.1%) 한샘(6.0%) SK텔레콤(5.6%) 강원랜드(5.1%) 등이 뒤를 이었다. 웅진씽크빅(4.8%) KT&G (4.4%) 부산가스(4.4%) KT(4.4%) 대한가스(4.3%) 등도 고배당주로 꼽혔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진로발효가 7.7%의 시가배당률로 가장 높았고 YBM시사닷컴(7.4%) 파라다이스(5.5%) GS홈쇼핑(4.3%) 리노공업(4.0%)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에쓰오일 KT&G 대한가스 리노공업 등은 2009년 실적추정치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가 이미 10배가 넘어 투자매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어떤 배당주를 골라야 할지 고민이라면 배당주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을 얻기 위해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들을 주로 편입하고 있는 펀드를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접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올해 배당주 펀드의 평균수익률도 전체 주식형 펀드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3월 초부터 이어진 시장의 상승세가 고배당주와는 거리가 먼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배당주펀드가 선호하는 통신 전기가스 업종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향후 배당주의 상대적인 상승가능성이 큰데다 장기적 성과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기준으로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43.2%에 그쳐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47.2%)을 4%포인트 밑돌았다. 최근 1년 수익률 역시 배당주펀드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에 비해 5%포인트 낮다. 그러나 3년 장기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배당주펀드가 36.3%로 주식형 펀드 수익률 33.7%를 초과하고 있다.그러나 배당주펀드는 펀드별로 운용 스타일이 서로 달라 구체적인 편입 종목과 운용철학 등을 잘 파악한 후 가입할 필요가 있다. 흔히 배당주 펀드는 편입 종목의 비중에 따라 대형혼합 대형가치 중형가치 소형가치 등으로 구분된다. 펀드별로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는 것도 이 같은 운용스타일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예컨대 소형 주식을 주로 편입하는 동양중소형고배당펀드의 경우 올 들어 무려 63. 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대형혼합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배당인덱스펀드는 수익률이 30. 1%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삼성배당주장기증권펀드, 기은SG그랑프리포커스배당펀드, 마이다스베스트트리오펀드 등은 올 들어 5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배당주펀드들이다. 또 신영밸류고배당(59.3%) 삼성배당주장기증권(59.1%) 신영프라임배당적립식(54.4%) 동양중소형고배당(53.6%) 신영프라임배당(50.8%) 등은 3년간 장기수익률이 시장평균 33.7%를 크게 뛰어넘는 우량 펀드로 평가받고 있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