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자격증은 ‘자가용(Private)’에서 시작해 ‘사업용(Commer cial)’, ‘운송용(Air Transportation)’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 운전면허에 1종과 2종이 있듯, 조종사 자격시험 역시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요구되는데,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총 비행시간(비행경력) 기준이다.한국조종사교육원 최재원 운항부장은 “자가용 면장으로는 취업은 할 수 없고 개인적인 용도로만 비행할 수 있다. 4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과 교관이 동승하지 않은 10시간 이상의 단독(Solo) 비행경력을 쌓은 뒤 응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만 17세 이상(자가용활공기 조종사의 경우 16세)이면 응시할 수 있는 자가용 조종사 시험은 비행을 통해 돈을 받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자가용 차량과 택시의 차이와 같다고 하겠다. 돈을 받는 영업행위는 사업용 면장을 취득해야 가능하며, 에어라인의 조종사들은 사업용 면장을 받은 뒤 일정 비행경력을 쌓은 다음 운송용 면장을 취득한 사람들이다.조종사 자격시험 역시 이론시험이 선행되는데 2,4,6,8,11월 연 5회 실시된다. 자가용의 경우 △항공법규△공중항법△항공기상△비행이론△항공교통통신정보업무 등 5가지 과목이 각 25문항 씩 과목당 30분 씩 치러진다. 이론시험은 5과목을 하루에 다 볼 수도 있고, 개별 과목으로 볼 수도 있지만 2년 내 5과목 모두를 합격해야 하며, 5과목을 모두 패스한 뒤 2년 내 실기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사업용, 운송용으로 올라갈수록 각 과목별로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추가된다.실기시험은 연중 1,3,5,7,9,11월 6회에 걸쳐 실시된다. 교통안전공단 항공종사자 자격시험 담당 김광중 씨는 “자가용 조종사 실기시험은 구술시험(Oral Test)을 포함해 약 90분가량 실기시험 위원의 동승 하에 실시된다. 실기시험 위원은 비행 중 이륙과 착륙을 포함해 30여 개의 항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며, 구술시험은 비행 중 또는 착륙 후에 별도로 실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자가용 면장을 취득했다고 해서 모든 소형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가용 자격시험은 보통 엔진이 1개인 단발 항공기로 비행을 배우게 되는데, 엔진 2개 이상(멀티)의 항공기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등급한정’이라는 시험을 다시 봐야한다. 또 자가용 면장은 일반적으로 시계(視界)비행 방식에 의해 주어진다. 즉, 김포공항에서 양양공항을 간다고 할 때 팔당댐, 양평, 원주의 호수, 대관령 풍차 등 지형지물을 참조해서 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상이 좋지 않고 시계가 흐리다면 비행이 불가능하다. 기상이나 시계의 상태에서 자유로워지려면 ‘계기비행’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계기비행한정(Instrument Flight Rules Rating)’ 시험을 봐야한다. 계기비행이 가능하다면 구름이나 안개 속에서도 항공기 계기만을 보고 정해진 항로로 비행할 수 있다. 계기비행한정은 취미로 비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갑작스런 기상 악화에 대비해 수료해 두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가용, 계기비행한정을 모두 통과한 사람들은 직업 조종사로 활동하기 위해 다음 단계인 사업용 과정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한편, 미국 등 외국에서 자가용 면장을 취득한 경우 2년 이내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시험을 거쳐야 국내에서 비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이론 5과목 중 4과목은 면제받고 ‘항공법규’ 1과목만 보면 된다. 실기의 경우 비행평가 등 부분면제를 받을 수 있다.국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행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Flight School)은 ‘클럽 뷰티플라이’, ‘한국조종사교육원’, ‘한라스카이에어’ 등으로 3사 모두 김포국제공항에 위치하고 있다. 2004년 ‘클럽 뷰티플라이’가 양양공항에 비행학교를 설립한 이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비행교육기관이 증가하면서 소형항공기 조종을 배우고 즐기는 인구도 자연적으로 증가했다.항공대, 한서대 등 전문교육기관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이 항공기 조종을 배울 길이 없던 때는 미국으로 건너가 자가용의 경우 2~3개월, 사업용의 경우 10개월 ~ 1년에 걸쳐 비행학교를 다니며 면장을 획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현재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에라 아카데미’ 등 비행학교에서 면장을 획득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체류에 드는 비싼 생활비와 비자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 소재 비행교육기관의 경쟁력이 강화됐다. 비행교육기관에서는 자가용, 사업용 등 조종사 면장 취득을 위한 교육이 주 업무이지만 항공촬영, 일반인들을 위한 체험관광 등의 부가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각 기관에서는 비행계획서 작성법에서 관제탑과의 통신방법 등 소정의 이론교육을 마친 뒤 1대1 실기교육을 실시하는데, 기관에 따라 교통부에서 인가받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는 곳도 있다. 체력조건과 연령, 운동신경 등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25~30시간 정도의 실기교육을 거치면 단독비행에 도전한다. 단독(Solo)비행은 교관의 동승 없이 교육생 혼자서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로, 생애 첫 솔로비행을 마친 사람에게는 동료들이 ‘물 세례’를 해주는 것이 세계적으로 공통된 세리머니다.‘4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이라는 자격 조항이 말해주듯 교육원 관계자들은 자가용 면장 실기시험은 보통 40~50시간 정도의 실기교육을 받으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동차 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란 선입견은 버려도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부탁이었다.비행 실기 교육은 보통 1시간당 20만~22만 원 선. 자가용 조종사 시험에 응시하기까지 드는 총비용은 4~6개월 기준 보통 1200만 원 선이다. 사업용 면장의 경우 교육기간은 최장 18개월 기준으로 5000만 원 선이 예상된다. (표 참조)미국에서 면장 획득에 도전할 경우 수업료는 자가용에 7000~8000달러, 비행시간을 쌓고 사업용을 획득하기까지는 4만 달러 선으로 국내에서보다 조금 저렴하지만 대신 체류기간 동안 드는 생활비를 감안해야 하므로 최근에는 전문 조종사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미국 비행학교로 유학을 떠나는 경우는 드물다.국내 항공종사자 자격시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교통안전공단(www.ts2020.kr) 홈페이지 <자격시험>메뉴에서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시험>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열람할 수 있다. (문의전화 1577-0990)자가용 면장을 취득한 사람들은 현재로서는 대부분 소형 항공기를 렌트해서 사용한다. 비용은 시간당 20만 원 선.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긴 하지만 원하는 곳 어디나 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클럽 뷰티플라이’ 이현상 사장은 “비행을 로맨틱하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에 구름이 있다면 피해야 하고 자동차 초보 운전자가 차선과 차간 거리에 조심하며 운전하듯 항공기 조종도 규정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조종사에게는 육안으로 보고 타 항공기를 피하는 룰인 ‘See & Avoid’ 준수가 중요하다.소형 항공기로 비행을 계획한다면 출발 1시간 전에 서울지방항공청에 ‘비행계획서(Flight Plan)’를 제출해야 한다. 직접방문, Fax, 유선, 인터넷으로 가능한데, 탑승자 정보와 항공기에 관한 정보, 출발지와 목적지 등 사고 발생 시 항공기 추적을 위한 정보들이 포함된다. 개인의 비행은 사전 허가가 아니라 통보 방식이다. 단, 청와대 또는 군사지역 등 국가에서 지정한 보안구역은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가 지정 보안구역 이외의 지역은 관제탑의 지시(대한민국 영공에서는 한국어, 영어 모두 사용 가능)만 따르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다만 김해, 광주, 군산, 대구 등 군부대 비행장이거나 군부대와 공유하는 비행장에서는 사전에 군부대 비행장 사용허가를 받고 등록된 비행기에 한해 24시간 전 허가를 거쳐야 사용할 수 있다.소형 항공기로 국외비행을 계획한다면 동남아 국가들은 사실상 무리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이 가능한데 중국은 법제가 까다로워 실제 우리나라 조종사들이 자주 찾는 곳은 일본이다. 4인승 단발 소형 항공기로 최대 6시간 40분 정도를 비행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일본 후쿠오카나 오사카 등이 국외비행지로 적합하다. 한국조종사교육원 최재원 부장은 “국외비행의 경우 양국 각 지방 항공청장에게 허가를 받고 나라별 소정의 영공통과료를 지불하면 비행할 수 있다. 후쿠오카 비행 시 영공통과료와 항행시설 사용료, 착륙료 등의 명목으로 한화 36만 원 정도를 지불한다”고 말했다. 체류 일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도 증가하는데 항공기의 주기료는 톤당 단가가 정해져 있어 비행기 중량에 따라 차이가 난다.비행환경 면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비행하기에 좋은 기후는 아니라고 말한다. 봄·가을의 안개와 여름 장마, 겨울의 북서풍 등이 비행에는 악조건이 되기도 하고, 항공기에 장착된 계기에 따라 기상조건의 범위가 정해져 있어 법제에 따라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 마니아들은 “계기비행 면장까지 딴다면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낀 날, 시계가 좋지 않은 날이라도 기상특보상황만 아니면 얼마든지 비행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프로 조종사들이 권하는 아름다운 비행 코스로는 국내에서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인천, 부천, 소래포구를 거쳐 서해대교 상공을 나는 코스, 한강을 따라 서울시내를 조망하는 코스, 성산일출봉과 남제주군을 도는 제주도 코스, 흑산도나 홍도 등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이벤트 체험비행을 생각하는 경우라면 참조할 만한 코스다. (체험비행 비용은 4인승 항공기 기준 시간당 25만~30만 원 선)국내 민간 비행교육기관이 활기를 띈 것은 2~3년 전부터. 저가 항공사의 영업활동 개시와 더불어 조종사 수요가 그만큼 증가할 것이란 기대에서였다. 교육기관의 본격적 설립 이후 일반인들의 ‘파일럿의 꿈’은 보다 현실화된 것이 사실. 현재 각 교육기관들은 교육생 증가에 따라 교육용 항공기 추가구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에어라인 파일럿 출신 이현상 대표가 2003년 국내 최초로 설립한 민간 비행교육기관이다. 자가용, 사업용 면장 과정을 비롯해 필리핀에 위치한 CLARK AVIATION ACADEMY와 올 3월 상호협정을 체결해 A320 Type Rating 연계교육을 실시한다. 클럽 회원 수 800명을 자랑하며 현재까지 50여 명의 교육생들이 면장 획득에 성공했다. 항공 촬영, 배너토잉을 이용한 광고도 진행한다. 김포공항 6번 검문소 내에 위치. 문의: 02)2665-76272007년 설립, 현재 국내 민간 비행교육기관 가운데 최대 규모로 비행교관 7명을 확보하고 있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이론 교육을 거친 뒤 1대1 실기교육을 실시한다. 설립 이래 현재까지 자가용 면장 합격자 수는 26명(계기비행 면장 취득자 21명)으로 높은 합격률을 자랑한다. 조종교육과 더불어 항공기 렌트, 개인 자가용 항공기 구매대행 및 정비, 지상조업, 급유 등도 지원한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스카이시티 지하 1층에 위치하며, 김포공항과 양양공항에 베이스를 두고 있다. 웹사이트를 통해 각종 비행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02)2667-00152006년 11월에 설립, 2007년 9월부터 비행교육을 시작했다. 올해 제주도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자가용, 사업용 면장 과정 교육과 함께 항공촬영, 체험비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행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이 원할 경우 교육 이전에 ‘Back Seat’(체험비행)을 실시한다. 김포공항 화물청사 내 위치. 문의: 02)2661-67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