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코스피지수가 이미 40% 이상 상승한데다 중국 브라질 등 주요 증시도 급등해 펀드 가입이 망설여지는 시점이다. 자칫하다간 또 다시 상투를 잡아 원금을 까먹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금 손실 위험이 작은 ELF(주가연계펀드)나 인플레이션 부담을 비켜갈 수 있는 원자재 펀드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거래비용이 싸고 가입과 환매가 쉬운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원자재 펀드는 원유 구리 금 천연가스 등 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 이들 펀드들이 수익을 내게 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경기부양에 나선 국가들이 점차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어서 원자재 펀드 가입을 고려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1~2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자라면 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원자재 관련 펀드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우선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발레나 호주의 BHP빌리턴, 세계 최대 원유업체인 엑슨모빌 등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이들 업체 실적도 좋아져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이에 비해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금이나 원유 등 실물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지만 관련 지수나 파생상품(선물)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수나 선물은 특정 자산의 가격을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으로, 이 지수에 투자해 해당 실물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된다. 펀드 명에 ‘파생상품’이 들어가는 경우는 관련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로 보면 된다.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주식이 아닌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며 “구리 아연 니켈 등 비철금속이 단기간에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원유나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JP모건천연자원’과 ‘블랙록월드광업’,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 ‘삼성Commodity인덱스’ 등이 원자재 관련 유망 펀드로 꼽히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JP모간천연자원’에 대해 “원자재 관련 기업에 분산투자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가격 상승기에 상품보다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펀드”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원자재 펀드가 유망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두는 건 금물이란 지적이다. 분산 투자 차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원자재는 주식이나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서로 분산해 투자하면 전체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분산 투자한다고 원자재 가격과 경제의 상관관계가 높은 브라질이나 러시아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원자재펀드를 추가로 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ELF는 자산운용사가 투자금액의 상당액을 채권으로 운용하면서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한다. ELS는 하나 또는 두 개의 기초자산을 두고 기준시점과 비교해 이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진다. 원금보장형의 경우 ELF의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일정비율만큼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락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장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상품설계가 가능하고 수익 구조도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ELF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횡보, 또는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께에는 ELF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하지만 기초자산이나 수익구조를 선택할 때 지나치게 고수익형 상품을 고르면 그만큼 위험도가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특히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에는 높은 주가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 성과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초자산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지난해나 올 초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투자자라면 일부 환매해 ELS나 ELF와 같은 상품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부장은 “상대적으로 위험선호형이라면 종목에 투자하면서 원금 비보장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반면 위험회피형이라면 종목보다 지수형, 그리고 원금보존형 ELF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상장지수펀드(ETF)는 인덱스펀드의 분산투자 효과에다 주식 직접 투자처럼 원하는 시점에서 장내에서 사고팔아, 펀드 가입과 환매가 자유로운 점이 특징이 있다. 이처럼 거래비용이 낮아 ETF 거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ETF는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ETF와 비슷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려면 펀드 판매회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지만 ETF는 증권사 HTS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장내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코스피200지수나 업종, 스타일 등 다양한 ETF가 상장돼 있다. 또한 중국 브라질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장내에서 매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증권사에서 해외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나 채권 관련 ETF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재경 투자컨설팅파트장은 “환헤지형 상품이 구비된 해외펀드와 달리 해외 ETF의 경우에는 환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투자되기 때문에 반드시 환율 전망을 감안하여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ETF에서는 유동성도 중요한 투자 기준이다.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업종 및 해외 ETF의 경우는 거래가 부진한 경우가 있으므로 거래량을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연말 해외 펀드 비과세 일몰은 ETF 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올해 말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제도가 폐지되면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해외지수 ETF의 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