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7년 말 이후 2008년 내내 주식시장을 짓눌러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급기야 세계적 금융기관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2008년 10월 국내증시는 KOSPI가 900선까지 하락하는 공포 분위기까지 연출되었다. 다행히도 각국 정부의 금융정책 공조로 작년 말부터는 증시여건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불안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은 주가지수 1400선이 되자 조금씩 환매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장상황을 되돌아보면, 작년도의 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주가가 계속적으로 미끄럼틀처럼 하락했지만, 반년이 지나가는 2009년도는 지난 연말 1124.47이었던 지수가 금년 6월 초 현재 1415.10으로 회복하여 약 25.8%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5월 초 1400선에 올라선 이후 6월 초까지 1400선에서 조정을 거치는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회복 상황을 기대하지 않고 지난 10월의 공포스러운 국면을 회피하고자 투자를 중단한 투자자라면 이미 손실은 확정되었고 그 손실분의 만회는 어디에서 할 것인지 난감할 것이다. 실제로 그 어려운 시기에 정평 있는 국내 펀드에 투자를 하였다면 개략 50~60% 정도의 수익은 거두었을 것이다. 요체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인내하고 굳건히 지켜볼 수 있는 장기투자의 관점이나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러한 장기투자의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는 분야가 자산 3분법의 대상에서 영웅담(?)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부동산일 것이다. 부동산의 경우 대부분 수년에서 수십년간 오래 묻어 놓았기에 몇 십배이니 몇 백배니 하는 것이지 조금만 상승하였을 때 매도하였다면 그렇게 큰 수익은 거두지 못 하였을 것이다. 이제 장기투자의 효과성은 우리나라의 주식과 펀드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하고 있다. 3년이나 5년 등 장기 펀드성과가 부동산보다 우수하다는 보도기사를 종종 접하고 있는 것이다.미래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심하여 장기투자가 미덥지 못하다면 적어도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되어 있는 가치투자 방법을 권하고 싶다. 가격과 가치의 괴리에 착안하여 투자하는 방법인 가치투자는 현재가격이 내재가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가격에 수렴하리라는 믿음을 갖고 투자하는 방식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 같은 투자방법이라고나 할까. 내재가치가 풍부한 기업의 주가는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더라도 밖으로 삐쳐 나오게 되는 것처럼 그 진가를 보이게 마련이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인 것이다.일상 생활에서 “시간이 약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달관적 경지의 현자에게서 듣는 경우 꽤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지키다 보면 고민이나 문제의 해결책이 나오게 된다.이러한 인간사의 진리는 투자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타당한 표현이라고 보여진다. 주식 전문가들은 주식은 “타이밍”이라고 하여 매수 매도 적기를 논하지만 그것은 극소수 신의 영역에 버금가는 수준이고, 평범한 투자자들에게는 우량기업이나 양호한 운용성과를 산출하는 펀드를 발굴하여 투자하고 기다리는 “타임(시간)”방식이 보다 안전한 투자방법이라고 보인다.투자의 세계에 있어서도 역시 시간은 약이다. 적어도 30년 이상 자산운용업계에 종사한 필자는 그렇게 믿는다.한국밸류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