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클래식 슈트

상위 1%가 입는 슈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을 통해 전부 이탈리아에서 탄생한다. 같은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브리오니와 키톤은 스타일 면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키톤은 가볍고 부드러운 나폴리 스타일을, 브리오니는 견고하고 보수적인 로만 스타일을 고집한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나폴리 스타일은 심지와 어깨패드를 사용하지 않아 어깨선이 부드럽고 슬림하다. 로만 스타일은 실제 어깨보다 조금 높게 해 각을 잡아 격식과 위엄을 나타낸다. 그들만의 소리 없는 경쟁은 오늘도 계속된다.



브리오니 BRIONI
1945년 로마에 첫 터를 잡은 브리오니는 ‘이탈리아 로만 스타일 슈트의 자존심’이라 불리며 맞춤 슈트의 상징이다. 한 벌의 슈트를 위해 약 60여 번의 다림질과 22시간 넘는 핸드스티치 등 220여 단계의 수작업 과정은 브리오니만의 슈트 공식이다. 캐시미어, 실크 등 2500여 종의 최상급 원단만을 사용,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생산량을 약 300벌로 제한하고 있다. 그중 25%는 단 한 명을 위해 만든 맞춤복이다. 브리오니의 대명사이기도 한 1대1 맞춤인 ‘수미주라(Su Misura: 이탈리아어로 ‘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는 뜻)’ 서비스는 입는 이의 취향 및 라이프스타일까지 반영해 슈트를 받기까진 약 6주 정도가 소요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입은 슈트’로도 유명한 브리오니는 전 세계의 왕족, 정·재계 인사 등 최고의 VIP가 선택한 브랜드다. 브리오니 애호가인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자서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슈트는 브리오니이며, 기성복을 구입한다”라고 기재돼 있기도 하다.

또한 핸드메이드와 테일러링의 후학 양성과 이탈리아 로만 슈트의 전통을 잇기 위해 1986년, 브리오니는 전문 테일러링 학교인 ‘스쿠올라 슈페리오레 디 사토리아 나차레노 폰티콜리’를 설립했다. 하지만 엄격하기로 유명해 설립 이래 단 세 명에게만 마스터 테일러의 자격을 허락했다고.



키톤 KITON
1968년 나폴리에서 탄생한 키톤은 고대 그리스도인이 올림포스 산에서 기도할 때 입었던 긴 가운 ‘키토네(chitone)’에서 유래됐다. 나폴리 전통의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400여 명의 장인들은 100년 전에 사용했던 공구들로 100% 수작업으로 직접 완성한다. 아무리 최첨단 기계라도 인간의 ‘손놀림’을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서 키톤은 전통적인 수공업을 고집하며, 가장 편안하고, 동시에 몸의 곡선을 입체적으로 살리는 최고의 슈트를 탄생시킨다. 텍스타일, 가죽, 단추, 바느질실까지 모두 최상의 재료를 기본으로 오직 키톤에서만 찾을 수 있는 최고급 독점 원단만을 사용한다. 한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즐겨 입는 슈트로 유명세를 탔던 키톤은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 원단의 특성 덕에 해외 출장이 잦은 대기업 간부 및 대표들이 애용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기본 철학인 ‘최고 중의 최고+1(THE BEST OF THE BEST +1)’을 바탕으로 제작 과정부터 고객이 참여하는 키톤의 ‘MTM(Made To Measure) 서비스’는 슈트가 완성되기까지 약 4~6주가 소요되며, 월드와이드 서비스를 통해 주문 장소에 상관없이 키톤 매장이 있는 어느 도시에서나 받을 수 있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