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전문가 4인 릴레이 인터뷰

인구 800만 명, 면적 4만1285㎢(남한 면적의 41.5%). 그러나 이 작은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만276달러로 세계 4위를 차지하는 경제 강국이다. ‘유럽의 보물섬’으로 일컬어지는 스위스의 얘기다.

‘작은 국가 면적과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스위스가 이토록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산업구조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 있는 탄탄한 수출 네트워크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 나라를 다시금 돌아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위스가 이처럼 작은 규모에도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또 우리 기업들이 유럽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 스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코트라 취리히 무역관장과 스위스 현지 사모펀드투자운용사, 그리고 교포사업가들을 만나 이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인터뷰1
한상곤 코트라 취리히무역관장
[WORLD WIDE] ‘유럽의 허브’ 스위스 활용법
“스위스 잡으면 유럽 시장 잡는 거죠”

스위스 취리히의 가장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반호프스트라세 거리. 이곳 인근에 위치한 코트라 취리히무역관을 향해 길을 걷다 보니 프랑스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가 동시에 들려온다. 그리 면적이 넓지도 않은 나라건만 국민들마다 이처럼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데는 지리적 이유가 크다. 이 나라는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 폭 둘러싸인 듯 위치해 있다. 지리적으로도 그렇지만 금융과 제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만큼 그야말로 ‘유럽의 허브’나 다름없는 곳이다.

2012년 부임 이후 이곳에서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돕고 있는 한상곤 코트라 취리히무역관장 역시 인터뷰 내내 이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스위스는 유럽 시장의 테스트마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이고 까다로워 실제로 해외 제품들의 진출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까다로운 만큼 스위스 시장의 제품이라고 하면, 다른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장의 가장 큰 강점은 유럽을 넘어선 글로벌 네트워크예요. 시장 자체는 작고 국민은 800만 명밖에 안 되지만 그중 20%가 외국인입니다. 그 사람들을 통해 유럽 시장은 물론이고 인도, 남미까지 그 네트워크가 뻗어 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니까요.”

한 무역관장은 사례를 하나 들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인도계 스위스 사람과 만나게 됐다. 그런데 그가 한 무역관장에게 인도에서 수도 미터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같이 추진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현재 인도의 각 지역에 물 계량기가 낡아서 교체할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 무역관장은 국내에도 계량기 기술이 우수한 업체가 많은 만큼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스위스에 머물면서도 한국 기업과 인도 기업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무역관장은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이나 투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한국은 그 규모 면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무역 강국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대기업의 수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스위스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히든 챔피언’을 키워 낼 수 있었다”며 “우리 역시 중소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최근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갖춘 해외의 유망한 기업들을 M&A함으로써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스위스나 유럽에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좋은 기업이 많습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곳들을 M&A한다면 선진 기술을 흡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 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스위스는 제약,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많아서 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코트라는 M&A 의사가 있는 한국 기업이나 좋은 기술을 보유한 외국 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는데 1년이 채 안 돼 스위스를 포함한 12개 국가와 25건 정도의 M&A 프로젝트를 발굴했고, 올해도 9건을 새롭게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M&A를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협력이 절대적인 만큼 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 관장은 “UBS와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한국 기업의 우수한 점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현재는 유럽 내 22개의 금융 부티크들과 제휴를 맺고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금융기관들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까. 스위스뿐 아니라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각 지역에서 투자할 만한 매물을 소개받을 수 있는 거죠. 최근에는 유럽 내에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사업에 대한 현지의 사모펀드(PE)투자운용사들과 금융회사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고요.”

물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M&A를 통한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M&A라고 하면 100% 지분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인수를 포기하는 식의 접근을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M&A는 기본적으로 두 회사가 파트너십을 맺는 겁니다. 지분을 50% 인수했든 70% 인수했든, 중요한 건 두 회사가 파트너로서 어떻게 같이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자세겠죠. 그게 글로벌 경영 마인드일 테고요.”



인터뷰2
사모펀드투자운용사 아키나의 크리스토퍼 버드커 회장
[WORLD WIDE] ‘유럽의 허브’ 스위스 활용법
“기술력 갖춘 중소기업들이한국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빨간 꽃이 만개한 듯한 회사의 로고가 강렬하다. 스위스 취리히 반호프스트라세 거리에 위치한 사모펀드투자운용사 아키나(Akina)의 크로스토퍼 버드커(Christopher Bodtker) 회장은 “아키나는 ‘활짝 핀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며 “그만큼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 최고의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나는 유럽 지역의 사모펀드 전문 투자운용사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인수·합병(M&A)을 위해 코트라와 협력을 맺고 있는 수많은 금융기관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키나는 왜 한국 기업의 유럽 내 M&A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버드커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강점이 참 많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산업적 기반이 매우 탄탄하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은 것도 물론이고요. 무엇보다 제가 만난 한국의 사업가들은, 매 발전 단계마다 자신의 회사가 어떤 수준에 올라와 있는지,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더욱 발전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참 말을 이어가던 버드커 회장은 “한 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한국 기업이나 한국인들이 해외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그는 8년 전 자신이 매각한 회사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 회사는 보일러 펌프를 제작하는 업체였다. 보통 보일러에 사용하는 기름은 온도에 따라 쉽게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예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회사가 바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대형 선박을 운항할 때 기름이 굳어지면 선박의 무게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모든 배가 의무적으로 보일러 오일 탱크에 예열 기술을 갖추도록 돼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선박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이 회사의 제품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투자자들은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선박업체들도 오일 탱크를 제조하면서 이 회사의 기술을 모두 구매해서 사용했던 것으로 안다”며 “만약 한국의 업체가 이 기업을 인수했다면 배달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비용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선박 제조에 필요한 기술 수준도 더욱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드커 회장은 특히 최근 들어 한국의 연금펀드에 대해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연금펀드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금펀드들이 유럽의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2~3년 뒤 그 회사가 성장하면 한국의 기업이 뒤따라와 이 기업을 인수하는 겁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투자 방식입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뿐 아니라 선진 기술, 전문 인력 등 한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투자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키나 또한 앞으로 한국과 함께 이 같은 투자 모델을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3
이학표 케이리트레이딩 회장
[WORLD WIDE] ‘유럽의 허브’ 스위스 활용법
“융프라우에 라면 공급, 10전11기 끝에 이뤄 냈죠”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관광지 융프라우. 이곳에 가면 꼭 맛봐야 하는 게 있다. 바로 농심의 신라면이다. 이곳에 신라면을 유통시킨 주인공은 다름 아닌 스위스 최대의 한국 식품 유통사인 케이리트레이딩(K.Lee trading GMBH)이다. 이 회사의 이학표 회장은 “융프라우에 신라면을 넣겠다고 융프라우요크 식당 주인에게 얼마나 편지를 많이 썼는지 모른다”며 “10전11기 끝에 이뤄 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는 우리가 이미 농심 제품을 스위스에 독점으로 직수입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융프라우 식당에서 신라면을 독일에서 가져와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겁니다. 그 식당 경영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죠. 그런데 당시 신라면 공급자가 제때 공급을 못 해서 신용이 없다고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일본 라면 제품인 니신(Nissin)으로 대체하겠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식당 주인을 설득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신라면 공급을 맡겠다고요. 우리 회사의 수입 실적을 제시하고 공급에 절대 차질을 빚지 않을 거라는 확약을 한 뒤에야 어렵사리 거래가 성사된 겁니다.”

이후 20여 년간 한 번도 공급에 차질을 빚은 적 없이 저렴한 가격에 융프라우에 신라면을 제공하고 있다는 케이리트레이딩. 실제로도 신라면은 명실상부한 융프라우 최고의 인기 상품이 된 지 오래라고 한다. 이 회장은 “한 달에 수십만 명이 이곳에서 신라면을 찾고 있다”며 “주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데 최근에는 유럽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금은 이렇게 유럽에서의 ‘음식한류’를 이끌어 가고 있는 그지만, 사실 그가 이곳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건 우연한 기회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 1971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쟁고아들을 위한 ‘페스탈로치 국제아동촌’에서 교사로 근무할 기회를 얻으며 스위스에 터를 잡았다. 이후 15년간 교육자로 살아온 그는, 1990년대 후반 취리히 중앙역 인근에 한식당과 한국 식료품점을 열고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스위스는 물론 유럽에 한국 식품과 일본 식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케이팝(K-pop)으로 상징되는 한류는 유럽의 젊은 세대로부터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류 열풍이죠. 사실은 그래서 우리 회사 또한 긴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위스 식품 수입업체들이 신라면 등 한국 음식을 직접 수입해 오는 데 뛰어들고 있거든요. 우리도 앞으로는 더욱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 갈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그가 유럽 진출을 꾀하는 한국의 기업들에 전하고픈 조언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유럽은 상당히 폐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시장이기 때문에 외국의 사업가들에게 녹록한 시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번 네트워크를 뚫으면 신용관계가 오래 가기 때문에 이익 몇 푼에 거래처를 쉽게 바꾸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성과를 내려는 특성이 강한 한국 기업들은 실제 유럽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파트너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끈기와 성실함은 이곳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한다면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4
박승의 인터파라리아 회장
박승의 회장과 첫째 딸인 박수정 사장
박승의 회장과 첫째 딸인 박수정 사장
“정부 지원·자금조달 유럽서 최고 수준이죠”

인터파라리아(interpararia GMBH)는 스위스에 법인이 등록된 회사지만 주로 한국과 유럽, 중동 지역 등에서 산업플랜트 거래를 담당하고 있다. 중동 지역 건설 현장의 한국 업체들에 건설자재를 납품하거나 한국의 댐 건설에 유럽 업체들의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 회사 박승의 회장은 지난 1969년 스위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후 1984년부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는 박 회장의 첫째 딸인 박수정 사장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스위스에서의 첫 사업이 여행업입니다. 스위스나 유럽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였죠. 지금도 우리 회사에서 여행업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 비중은 매우 작습니다. 말하자면 여행이 10%이고 그보다 중심이 되는 것이 바로 플랜트 수출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댐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기기를 유럽의 회사로부터 들여오는 과정에서 중계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업의 특성상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밝힐 순 없지만 2009년 무렵엔 1000만 유로 정도 매출을 달성한 적도 있었고요. 현재는 워낙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예전보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한국과 중동, 혹은 한국과 유럽 회사들의 거래를 중계해 주는 인터파라리아라는 회사를 하고많은 나라 중에서 하필 스위스에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회장은 “스위스를 강소기업의 천국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여도 세금 혜택을 비롯해 기술적 지원 등 정부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영역이 상당히 다양하다”고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빠르다는 점에서 좋다”며 “사업기획안을 검토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느라 긴 시간이 소요될 경우 사업을 운영하는 데 아무래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스위스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금융강국 스위스답게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 큰딸이 사업을 맡고 있지만 혹시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나에게 손을 벌릴 생각은 하지 않을 겁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더라도 은행에 가서 얼마든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곳에서는 금융기관들과 거래를 트는 게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거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철저하게 신뢰가 지켜져야만 이를 유지하는 게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유럽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에 그가 전하는 당부는 무엇일까. 박 회장은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보면 국적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스위스 시장보다는 세계를 무대로 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며 “한국의 기업들 역시 이곳을 시작으로 유럽을 넘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리히(스위스)=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