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검은 바람이 전 세계 문화계를 강타했다. 유럽에 아프리카 댄스 혁명을 일으킨 ‘아프리칸 풋 프린트’,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며 이제는 전설이 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 밴드 ‘레이디 스미스 블랙 맘바조’, 세계 5대 합창단에 꼽히는 남아공 출신의 ‘드라겐스버거 합창단’, 월드 뮤직의 선구자 ‘리차드 보나’, 유수운두르, 소웨토 가스펠 콰이어. 모두 메이드 인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음악이 살아 숨쉬는 뮤지컬 ‘우모자(Umoja)’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2003년과 2004년에 이어 국내에 세 번째로 찾아오는 제3세계의 뮤지컬 우모자.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만큼 지난 2회의 내한 공연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춤, 노래로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파워 넘치는 전율과 열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럽 투어의 마지막으로 현재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각 도시를 순회 중인 우모자는 유럽 관객을 매혹시킨 지칠 줄 모르는 아프리카의 힘과 열정을 한국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하게 된다.사실 흑인들의 민속 리듬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디즈니의 인기 뮤지컬인 ‘라이온 킹’, ‘아이다’ 등은 흑인 음악과 리듬을 잘 살려 인기를 얻은 히트작들이다. 그러나 우모자가 이 작품들과 차별될 수 있는 것은 아프리카의 음악과 리듬을 ‘날것’ 그대로 아프리카인들이 직접 보여준다는 점이다.남아공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우모자는 원시 부족사회에서부터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즉, 인종 분리의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아프리카인들의 역사를 그들 음악의 일대기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아프리카 드럼의 강한 울림과 함께 특유의 에너지가 가득한 민속춤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에 이어, 근대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스윙재즈, 탄광 노동자들의 부츠를 이용한 대화 방식에서 유래된 검부츠 댄스가 등장한다. 흑백 갈등과 흑인 탄압의 역사 속에서 삶의 시련을 잊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화려하고 신나게 만들었던 댄스 음악들도 듣는 이들을 흥분케 하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남아프리카인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음악과 춤에 실어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는 공연은 그야말로 예술 종합 선물세트를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하다.특히 출연자 전원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함께 노래하는 가스펠 합창 장면은 공연의 백미로 손꼽힌다. 핍박 받던 시절 영혼을 지탱해 준 종교가 남아프리카인들의 사고와 일상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다.우모자는 남아공에서 전회 매진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우며 200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했다. 처음 웨스트엔드 샤프츠베리 극장에서 공연할 당시 천장을 울리는 드럼 소리와 관객들의 열광으로 인해 시끄럽다는 이유로 공연이 중지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관객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명성 높은 ‘뉴 런던 극장’에 입성하고, 그 결과는 전회 매진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넘치는 에너지, 뛰어난 가창력, 다이내믹하고 원초적인 댄스, 그리고 남아프리카 최고 인기 가요를 총 망라한 뮤지컬 우모자. 우모자라는 말은 ‘함께하는 정신(Spirit of Togetherness)’이라는 의미로, 시대를 초월한 남아프리카인들의 인류 공생의 평화적 염원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웨스트엔드라는 백인 사회를 거쳐 한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의 가슴과 영혼을 하나의 감동으로 묶고, 나아가 관객과 배우가 무대와 객석 구분 없이 공연을 통해 하나가 되는 ‘함께하는 정신’을 느껴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공연 팁 하나. 2003년과 2004년 내한 당시 우모자 관람 티켓을 소지한 관객은 2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공연일정 : 2007년 4월 5~14일(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4월 17~18일(김해문화의전당)공연시간 : 평일 19:30 / 주말 15:00, 19:30(월요일 공연 없음, 김해공연 시간은 별도)문의 : (02)548-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