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 투자 대박을 캔다

차이나 쇼크(2월 28일)’로 글로벌 증시가 1주일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한국 증시도 4.5%의 하락률을 보이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에 따라 주식에 투자했던 투자가들의 손해가 막심했다. 하지만 지수 급락을 예측하고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풋 워런트를 매수했던 투자가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이처럼 ELW는 하락 장세일 때도 시장 참여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안정적인 주식 투자의 대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ELW는 특정한 주식 및 지수 등의 기초 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거나(콜 워런트) 팔 수 있는(풋 워런트) 권리를 갖고 있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KOSPI100 구성 종목과 이를 기초로 하는 주식 바스켓, 그리고 KOSPI200지수만을 기초 자산으로 할 수 있다. ELW는 권리 행사 가능 시기에 따라 미국형과 유럽형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국내에 상장된 ELW는 모두 유럽형으로 만기일에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2005년 12월 ELW 시장이 개설된 이후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2000억 원가량에 이를 정도로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ELW의 단축 종목명은 발행자와 증권 일련번호, 기초 자산, 권리 유형 등 4가지 정보로 압축돼 있다. 발행자는 증권회사를 나타낸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 굿모닝신한증권은 굿모닝, 우리투자증권은 우리 등으로 표기한다. 증권 일련번호는 발행 연도와 발행 회차로 구성되며 발행 연도의 경우 1자리로, 발행 회차는 3자리로 연달아 표기하는 게 원칙이다. 예를 들어 한국7006삼성전자콜이라는 단축 종목명을 풀이하면 ‘한국투자증권이 2007년에 6번째로 발행한, 기초 자산이 삼성전자인 콜 워런트’라는 뜻이다.이와 같이 기초 자산을 표시할 때에는 개별 주식인 경우 그 주식의 상장 종목명을 쓰고 주가지수인 경우에는 ‘KOSPI200’으로 나타낸다. 권리 유형은 마지막에 콜 워런트 또는 풋 워런트로 구별한다.ELW의 가장 큰 장점은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때 두 경우 모두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기초 자산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들은 콜 워런트를 사고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풋 워런트를 사면 되는 것이다.콜 워런트는 기초 자산을 사전에 결정된 행사 가격으로 만기일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이 때문에 기초 자산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초기에 투자한 ELW 행사 가격 이상으로 손해를 볼 일은 없다. 지수가 아무리 폭락해도 투자자가 잃는 돈은 일정하다는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손절매인데 ELW 시장 참여자들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어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수가격이 1만 원 하던 주가가 7000원까지 떨어지면 주식투자가들은 3000원의 손해를 보게 되지만 ELW 투자자들은 초기 가격인 1000원만 잃게 될 뿐이다.풋 워런트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유리하다. 하락 장세일 때도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주가는 오를 때보다 내릴 때 더 큰 변동 폭과 모멘텀을 보인다. 따라서 하락 장세에서 풋 워런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 밖에 ELW 매도 시에는 증권거래세(0.3%)가 면제된다. 이로써 발행자와 ELW 매수자 양쪽 모두에게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만기에는 자동으로 콜 및 풋 워런트 권리 행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유리한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없다.2월 28일 중국 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개장 초 4% 넘게 하락 출발하자 ELW 시장에서 풋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기초 자산의 변동 폭에 따라 ELW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차이나 쇼크 이후 대박을 노린 투자가들은 ELW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고 거래 대금도 차이나 쇼크 직전 일에 비해 2배가량 급증한 상태다.증권 업계에 따르면 ELW 거래 금액은 차이나 쇼크 이후 1주일간 1700억 원 이상 늘어 3월 9일 현재 3790억 원을 기록 중이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00억 원에 달한다. 주가가 급락하자 ELW 가격도 급등세를 보였고 장중 ELW 가격 급등을 노린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된 것이다. 이는 ELW 거래 대금이 올 1월 3일 4784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가 등락 폭이 ELW 시장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차이나 쇼크 직전일까지 거래 대금은 최고치 대비 44% 수준까지 줄어드는 등 급감하고 있던 추세였다.이 같은 측면에서 ELW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락장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매력 때문이다. 보통 주가는 올라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풋 워런트를 잘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이 외에도 ELW는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주식을 팔지 않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거나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보유 물량은 그대로 둔 채 풋 워런트를 사들여 하락장에 대비하는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올 들어 차이나 쇼크, 엔 캐리 청산 가능성 등 해외 변수로 인해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ELW 거래 대금이 증가 추세로 접어들자 증권가에서도 ELW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동부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인 ‘팝콘’의 ELW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국내 최초로 ELW 동일 종목에 대한 발행 증권사별 상대 가치 분석을 통해 종목 선택이 가능한 ‘ELW 동일 종목 가격 비교’ 기능을 갖춘 것이다.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며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추가해 투자자들이 직접 종목을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굿모닝신한증권도 ELW 시세 조회와 매매까지 가능한 휴대폰 종합 트레이딩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기존의 증권 및 금융상품 상담뿐만 아니라 ELW 등 파생상품으로 고객 상담 범위를 넓혀 ELW 투자자들의 이해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ELW의 행사가격과 만기일 발행인 등을 무시하고 거래를 시작하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초 자산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여 레버리지가 가장 높은 워런트를 선택했는데 매수한 워런트의 만기가 짧다는 점을 간과할 경우 주가는 올라도 투자자는 손해를 보기 일쑤라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또 기초 자산 움직임의 방향을 전망하는 것을 적절한 ELW 매매의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워런트가 싸 보여도 기초 자산이 ELW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투자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세장에서 콜 워런트, 약세장에서 풋 워런트를 매수하는 당연한 원칙을 무시한다면 실수하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ELW는 배당 및 금리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 두 가지가 ELW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배당금은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으면 크게 변하지 않으므로 내재변동성이나 기초 자산 가격 등의 다른 변수들에 비해 그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예상된 배당금 수준이 갑자기 크게 변하면 풋과 콜 워런트 모두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배당금 증가로 인해 주가가 떨어지면 콜 워런트 투자자는 손해를 보지만 풋 워런트 보유자들은 반대로 이득을 보는 형태다. 금리가 인상되면 콜 워런트 투자자들은 이득을 보는 반면 풋 워런트는 손해를 본다.올해 ELW 시장의 성장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풋 워런트 종목 수가 증가하거나 투자 매력이 큰 신규 상품이 출시된다면 거래 대금이 꾸준히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태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래 대금 데이터 추이를 살펴보면 ELW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이라며 “풋 워런트 종목 수가 대폭 확대되거나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신규 상품이 발행되지 않는 한 거래 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는 발행 가능한 개별 종목에 대해서 콜 워런트 종목이 대거 발행돼 있어 풋 워런트 발행만이 거래 대금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