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섬세함을 담았어요

조니 워커의 최고급 위스키인 ‘블루 라벨 킹 조지 5세’가 2006년 12월 초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6개국에서 동시 출시됐다. 이 위스키는 한 병에 130만 원으로 한정판매용(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스카치위스키 중 최고가다. 국내 출시를 기념에 내한한 조너선 드라이버 홍보대사는 “킹 조지 5세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모쪼록 킹 조지 5세가 고품격 위스키의 대명사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킹 조지 5세는 1934년 영국 왕실이 왕실 보증서를 하사한 것을 기념해 제작된 스카치위스키로 지난 100년 동안 조니 워커가 판매한 위스키 중 가장 우수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실인증서란 영국 왕실에 물품을 납품해 온 기업을 인정하는 증명서로, 왕실인증서를 받았다는 것은 영국 왕실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고의 제품이기 때문에 병도 크리스털로 제작했다. 크리스털 병은 부드러운 실크 안감이 깔린 케이스에 보관하도록 설계됐으며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케이스에는 고유번호가 찍힌 품질보증서가 들어 있다. 조니 워커의 야심작인 킹 조지 5세의 비밀은 위스키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930년대 제작된 위스키 원액과 제조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는데 있다.“위스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원액을 사용했느냐’입니다. 물론 마스터 블렌더(위스키 원액을 배합하는 주조가)가 원액을 몇 대 몇으로 배합하는가도 품질과 직결돼 있습니다. 킹 조지 5세는 20세기 초에 제조된 최상급의 원액만을 가지고 제작해 품질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이 제품에는 최고의 몰트위스키로 불리는 ‘포트 엘렌 아일레이 몰트 스카치위스키’가 배합돼 있다. 포트 엘렌은 지난 1983년 경영상의 문제로 문을 닫았지만 질 좋은 몰트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로 유명했다. 드라이버 홍보대사는 “포트 엘렌에서 생산된 몰트위스키가 바닥나면 킹 조지 5세의 생산도 중단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킹 조지 5세는 투자 가치가 매우 높다”며 “영국 현지에서도 투자 목적으로 이 위스키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그가 말하는 위스키 투자의 기본은 ‘희소성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점이다. “조니 워커는 현재 세계 최대의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장고의 위스키 원액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죠. 특히 포트 엘렌과 같이 최고급 원액을 보유한 저장고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은 위스키 제조업체로선 너무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위스키 원액은 뛰어난 맛을 내기 위해 수십 년 숙성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원액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킹 조지 5세처럼 원액을 공급받기 어려운 위스키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으면 두 병을 사 한 병은 소장하고 다른 한 병은 그 맛을 음미할 것입니다.(웃음)”스카치위스키의 본산지 영국의 주류 투자에 대해서 드라이버 홍보대사는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 영국에서 술로 재테크를 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몇 병 남지 않은 술을 공동으로 매입해 소장하고 있다가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경매회사를 통해 판매하면 꽤 괜찮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죠.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상류층은 동호회를 구성해 최고급 위스키를 구입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킹 조지 5세가 투자 대상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킹 조지 5세는 스코틀랜드 산간지방과 계곡, 그레이트 글렌 증류소에서 제조한 원액들이 사용돼 서부 해안 특유의 석탄향, 훈연향이 위스키 명산지 스페이사이드 위스키와 유럽 오크통의 과일 향과 잘 어우러져 있다. 떫은맛이 덜한 대신 과일향이 물씬 배어 있다. 한 모금만 마셔 봐도 입 안에서 퍼지는 풍부하고 깊은 맛에 금방 매료된다. 혀끝에는 훈연 맛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 다양하고 오묘한 킹 조지 5세의 맛을 그는 ‘섬세하다(Delicate)’로 표현했다.“섬세함이야말로 아시아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입니다. 동양 문화는 섬세함 그 자체죠. 위스키 소비가 많은 유럽, 북미보다 아시아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한 것도 섬세한 아시아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설 명절을 겨냥한 측면도 있지만 세계 주류시장에서 아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그는 “한국 사람들은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위스키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폭탄주로 대표되는 폭음 문화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킹 조지 5세는 어떤 첨가물도 없이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선 얼음물을 마셔 입안을 상쾌하고 깨끗하게 해 준 다음 마시면 이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입 안에서 약간의 물과 위스키가 결합돼 점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최상의 맛을 느끼는데 그만입니다.”최고급 위스키 홍보대사를 맡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도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킹 조지 5세 홍보대사를 맡기 전까지 그는 조니 워커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에서 마케팅부서 교육, 프로모션 기획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맡았다. 그는 디사이드 발모럴궁 근처 로츠나서 증류소에 스카치위스키 아카데미를 설립해 다양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조니 워커 브랜드 및 회사 역사와 관련된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