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주식시장이 또 한 번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데는 증권사 간에 이견이 별로 없다. 투자자들 역시 2007년 투자 전략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미수금도 2006년 말을 맞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의 달아오른 전의를 반영했다. 문제는 업종과 종목이다. 2006년의 주인공은 조선 건설 원자재 관련주였다. 2007년의 주인공은 과연 어떤 종목들이 차지하게 될까.각 증권사들의 견해는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대체로 주목해봐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의류 제약 통신 등이 꼽힌다. 매년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조선 업종도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올렸다.증권사들이 2007년 유망주 1순위에 이름을 올려놓은 회사는 삼성전자다. 시가총액 1위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하반기에는 유난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종목이다. 전문가들은 2007년에는 본격적인 ‘왕의 귀환’을 기대하고 있다. 2년 동안 내리막을 걸었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기다려지는 ‘왕의 귀환’증권사들이 예상하는 2007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9조5000억~11조 원이다. 2006년에 비하면 30% 안팎 증가하는 셈이다. 2004년 12조 원을 웃돌았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하락하며 2006년에는 8조 원대까지 밀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주가 약세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대비 가격 매력도가 커졌다는 점도 투자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삼성전자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른 IT주들도 대거 추천 대상에 올랐다. 동양종금증권은 삼성전기와 LG전자를 유망주로 제시했다. 삼성전기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성장성과 이익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진단이다. LG전자는 2007년 큰 폭의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도 매력이다. 이 회사는 12월 들어 낙폭을 키워가며 5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2004년 8월 5만 원을 뚫고 올라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주도주로 꼽히는 하이닉스도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유망주로 꼽혔다. 2007년 초 윈도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D램 부문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에 따른 우려감으로 주가가 조정을 보였지만 악재는 이미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증권사들은 진단한다.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셋톱박스 대표주인 휴맥스, 휴대폰 부문의 코아로직, 반도체 부문의 피에스케이가 유망하다는 평가다. 휴맥스는 동양종금증권과 대신증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2007년 디지털 방송 확대에 따른 셋톱박스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코아로직 역시 두 자릿수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이 전망된다. 이 밖에 메리츠증권은 코스닥 IT 업종을 비롯한 부품주들을 추천주로 꼽았다. 테크노세미켐과 디엠에스 심텍 대덕GDS 등이 대표적이다.통신 제약 의류 활약 기대2006년 하반기 고공 행진을 구가했던 통신 대표주들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이 주인공이다. SK텔레콤은 비대칭 규제 강화에 따른 수혜가 집중될 전망이다. 흥국증권 이영용 연구원은 “최근 접속료 조정 시 하위 사업자 혜택 축소,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 판매 허용 등을 고려할 때 통신 규제 환경이 점차 상위 사업자에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SK텔레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KT는 결합 서비스 본격화에 따른 지배적 사업자로서 위상 강화가 예상된다. 특히 IP TV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동안 외국인들이 이들 통신 대표주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며 수급이 불안했지만 최근에는 매도 공세가 어느 정도 완화됐다.제약업체들도 대거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았다. 대웅제약과 동아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등이다. 제약주들은 정책 리스크의 덫에 걸려 한동안 주가가 횡보를 해왔다. 하지만 정책 리스크가 어느 정도 걷히자 2006년 연말부터 동반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최근 규제개혁위원회가 정부에 제네릭(복제약품) 약가 인하폭을 당초 예정보다 줄이도록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 인하폭이 예정보다 완화될 경우 제네릭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업체의 부정적 영향도 감소하게 된다. 현재 제네릭 의약품 상한가격은 80원(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을 100원으로 가정할 경우)이며 정부는 당초 64원까지 낮추기로 했었다.소매·유통업체들은 내수시장 회복세와 함께 최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환율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를 비롯해 현대H&S 광주신세계 등이 유망 종목으로 제시됐다. 음식료 중에서는 농심 오리온 CJ KT&G 등이 대상이다.의류업체들 역시 대거 추천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일모직과 한섬 LG패션 FnC코오롱 등이다. 2006년엔 의류주들의 실적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내수시장의 개선 폭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7~8월 폭우와 9월 이상 고온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LG패션 분할 상장으로 의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류업종은 경기와 떼놓을 수 없는 만큼 내년 1분기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개별 기업 중 내년 유망주로 유난히 증권사의 추천을 많이 받은 기업으로는 대우증권 현대모비스 고려아연 NHN 등이 있다. 대우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브로커리지 경쟁력이 증시 호황에 맞춰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동차 업종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안정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최근 이 회사에 대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의 AS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자동차 부문 최선호주로 꼽았다.2006년 화려한 한 해를 보냈던 고려아연은 2007년에도 비철금속 부문 상승 1순위 종목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아연의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재고량이 매우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법인의 고성장도 이 회사 주가의 버팀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코스닥 대장주인 NHN도 매년 연말 수혜주로 이름을 올리는 단골 종목. 76%에 달하는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07년에도 탄탄하게 이 회사 주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도 긍정적이다. 특히 일본 NHN재팬과 중국 아워게임의 성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증권사별 추천종목 눈여겨보자이들 업종과 종목 외에 증권사별로 꼽는 추천주는 다양하다. 대신증권은 “업종 대표주들의 랠리를 지켜볼만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우증권 한솔제지 현대건설 대한항공 포스코 KT&G 신세계 등이 대상이다.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다음과 휴맥스를 유망주로 꼽았다.대우증권은 유망주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제시했다. 상반기 중에는 반도체 관련주(삼성전자 하이닉스)와 조선(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STX엔진), 철강금속(포스코 현대제철 고려아연) 종목을 지켜볼만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유망주는 디스플레이 부문의 삼성SDI와 자동차(현대모비스 한라공조), 은행(신한지주 기업은행), 유통(롯데쇼핑 현대H&S 광주신세계) 건설(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IT와 조선 기계 등 인프라 구축 관련 기업, 그리고 건설과 은행주 등을 유망주 명단에 올렸다.이 밖에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닉스 KT NHN 국민은행 LG생활건강 SK케미칼 종근당 삼성물산 GS건설 현대모비스 포스코 한진해운 셀런 등을 꼽았고 현대증권은 현대모비스 롯데쇼핑 오리온 동아제약 삼성화재 하이닉스 삼성전기 NHN 등을 유망주 명단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