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홍콩자산운용 로버트 제임스 호럭 이사

외에 투자하지 않고 한 국가에만 투자하는 게 더 위험합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다른 어느 곳보다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미래에셋 홍콩자산운용의 로버트 제임스 호럭 이사는 “중국과 인도,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경제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 지역 리서치 헤드 역할을 맡고 있는 호럭 이사는 영국 출신으로 슈로더 등 세계적 금융회사에서 아시아 시장을 담당했던 베테랑이다. ‘백지수표라도 주고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미래에셋의 인재 확보 정책에 따라 영입된 호럭 이사는 이 회사 세계화 전략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시장 전망과 재테크 방법 등에 대한 호럭 이사의 견해를 들어봤다.-“아시아 경제는 미국 경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에 따른 아시아 통화가치의 안정성 확대, 중국과 인도 등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내수 소비시장의 비약적인 성장, 일본의 경기 회복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입니다. 앞으로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투자와 소비의 중심이 될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중국과 인도가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일 것입니다. 인도와 중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설비 투자가 향후 수년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또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내수 소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두 나라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에 적합한 국가입니다. 일본은 자산가치 붕괴, 부실 채권문제, 그리고 기업의 더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10년 이상 긴 침체를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도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경제 활성화의 엔진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아시아 지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약세를 보였던 중국 본토 시장(A-share)과 달리,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최근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 해외 펀드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해 왔고 역시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A-share 시장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일부 주식에 대한 고평가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정상 가치에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정부 보유 지분 매각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시장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중국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 중 하나는 경영진의 능력입니다.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관료들에 의해서 경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동하는 국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수한 경영 능력을 갖춘 경영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는 매우 유망합니다.”-“제 생각에 규제나 정치적인 문제가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것보다는 경영 능력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법적 규제는 여러 부문에서 오랜 시간 다양한 경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경영자의 능력이며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주가로 반영되게 됩니다. 따라서 우수한 경영 능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면 법적 규제 및 정치적 요소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중국은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대상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자산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가장 흥미진진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미 상당수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는 매우 유효합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사회기반시설(SOC), 물류 관련 업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소비재 및 미디어와 관련된 종목도 GDP 성장을 훨씬 웃돌 것으로 판단됩니다. 투자 범위를 범 중화권인 중국·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확장해 본다면 투자에 바람직한 좋은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넓어집니다.”-“그렇지 않습니다. 주가수익률(PER) 기준으로 봤을 때 그다지 고평가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거시경제 및 기업 실적도 시장의 상승을 견고히 이어나갈 만큼 상승했습니다. 인도 기업의 경우, 경영 능력이 여타 개발도상국가에 비해 우수합니다. 또 중국과 비교해 볼 때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도 성장 여지가 많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외국인 매도는 미국 내에서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따라 아시아 지역 전체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생겨난 일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낙관적인 견해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한국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뛰어난 기업들이 많이 있으며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습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낙관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경기의 방향성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특히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박이 일시적으로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한국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해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중대한 리스크입니다. 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해외로 분산한 포트폴리오가 더 안전합니다. 그래서 이런 새로운 트렌드가 매우 중요하며 미래에셋이 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해외 투자 시 환율 리스크를 배제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환율 추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며 원화는 다른 아시아 화폐에 비해 안정적인 데다 해외 펀드의 경우 다양한 환 헤지 수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에 대한 생소함 때문에 과민반응을 보여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성급히 환매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해외 펀드 투자 시 적은 금액으로 차근차근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 투자가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적립식 투자는 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꾸준히 투자할 수 있고 특히 중국, 인도와 같이 향후 성장성이 높은 국가에 대한 투자로는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제가 다른 분들께 조언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젊기 때문에 주식에 상당 부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제가 어떻게 소비하게 될지도 감안합니다. 영국 태생이지만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영국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 장기 투자하고 있습니다. 제 수입의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펀드 상품에 넣고 있죠. 제가 가입한 영국 펀드는 10년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으며 아시아 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뮤추얼 펀드를 좋아합니다. 뮤추얼 펀드는 투자가 쉽고 분산 투자가 가능하니까요. 또 저는 단기간에 투자 성과를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좋은 방식은 장기간 보는 것이며 이런 시장에서 단기간에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장기 수익률을 따져봤을 때 단기간의 변동성은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가장 성공한 투자자들도 투자 기간의 40% 정도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냅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제대로 된 투자였고 장기 투자로 인해 좋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넷 붐 시절에 투자를 미뤘던 워런 버핏의 인내심을 기억하세요. 인내심과 믿음이 투자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