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 주얼리를 소유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재산적 가치, 결혼 예물, 패션 액세서리가 그것. 이중에서도 결혼 예물, 즉 웨딩 반지는 남녀 모두에게 평생에 한번 갖는 소중한 주얼리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오늘날 결혼 예물로 주얼리를, 특히 반지를 주고받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문화가 됐다. 보석학에서, 보석은 아름다움(Beauty) 희귀함(Rarity) 영구성(Durability) 등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하지만 주얼리의 역사는 인류가 옷을 입게 된 시기와 비슷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인류가 의상을 챙겨 입기 시작한 동시에 동물의 뼈나 생선의 뼈, 조개 등 자연물로 몸을 치장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신분이나 권력을 과시하고 구분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주얼리는 결혼 예물을 통해 남녀의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순간에 사용되는 필수품으로 발전했다.결혼반지의 유래는 아주 오래 전인 기원전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랑이 신부에게 철이나 구리 등으로 된 반지를 정표로 주는 당시 로마문화가 시초가 됐다. 당시에는 신랑이 신부에게만 줬으며, 시대 사회상으로 볼 때 오늘날의 웨딩의 의미보다는 귀속의 의미가 더 컸다. 이는 헬레니즘 시대부터의 풍습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지만 현재 이에 관한 문헌은 남아 있지 않다.한편 다이아몬드가 결혼반지의 상징이 되기 시작한 것은 그 후로 오랜 세월이 흐른 15세기경부터다. 오스트리아제국의 아크두크 맥시밀리언(훗날 로마황제)이 부인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면서 ‘결혼반지는 다이아몬드로’라는 기나긴 역사가 시작됐다.1900년대 후반 들어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리는 스타나 사회 저명인사들의 결혼식은 그들의 결혼 자체뿐만 아니라 웨딩 주얼리까지 많은 화제를 낳았다. 1997년 세계인의 애도 속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영국의 전 왕세자비 다이애나는 영국의 귀족 가문인 스펜서 백작의 1남3녀의 막내딸로, 런던의 유치원 보모로 일하던 중 찰스 왕세자를 만났다.원래는 다이애나의 언니인 새라와 교제했던 찰스 왕세자는 여왕의 권유로 동생 다이애나를 만났으며 청순함에 반해 교제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1981년 7월 29일, 런던 세인트 폴 성당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은 무려 전 세계 7억8900만 명이 텔레비전으로 시청했다고 하니 당시 최대의 이슈였던 것은 사실이다. 다이애나가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은 반지는 메인 9캐럿의 오벌 셰이프 사파이어와 그 주위를 14개의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화려한 사파이어 반지였다.2000년 12월 22일, 이 시대 만능 엔터테이너인 마돈나와 영화감독인 가이 리치의 결혼식에서 오고간 결혼반지는 영국 하이 주얼리 디자이너인 스티븐 웹스터가 만들었다. 스티븐 웹스터의 대표적 크리스털 헤이즈 컬렉션은 마돈나를 위한 독창적이고도 아름다운 반지로 완성됐다. 이를 계기로 스티븐 웹스터는 대중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했다. 이후 2005년 11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에서 열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결혼식에는 음반 프로듀서인 남편 조던 브래트먼이 스티븐 웹스터에게 다이아몬드 결혼반지의 디자인 및 제작을 의뢰해 선물했다. 이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는 이날 참석한 샤론 스톤, 카메론 디아즈, 드류 배리모어 등 유명 배우들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영광을 누렸다고.한 세기의 섹시한 배우로 아직까지 전 세계 남성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는 마릴린 먼로는 192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태생으로 고아원에 맡겨질 정도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1세 되던 해에 제임스 도허티와 첫 결혼을 했으나 4년 후 이혼하고 모델로 활동하다 미국 영화계의 거물인 하워드 휴즈의 눈에 띄며 유명 배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54년 1월 14일,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 잡은 마릴린 먼로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최고의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으며, 그들이 택한 신혼 여행지인 일본에서 조 디마지오는 도쿄의 긴자 미키모토 사에서 39개의 진주가 연결된 목걸이를 선물했다. 그 후 그들은 1년이 채 안돼 이혼했으며 1962년 8월 5일, 세계가 주목하는 재결합을 불과 며칠 앞두고 마릴린 먼로는 의문투성이인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 후 조 디마지오로부터 받은 진주 목걸이는 40여년 후 미키모토 사가 경매를 통해 고가로 구입했고 현재는 일본의 진주산지로 유명한 미에현 도바시 신주시마에 영구히 전시되고 있다. 원 주인의 생처럼 화려하고 긴 여정을 같이한 한 줄의 진주 목걸이는 주인만큼이나 가치 있고 화려한 생을 살고 있다.최근 몇 년의 웨딩 주얼리 선택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2000년대 초반에 들면서 실용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무조건 주얼리 세트를 고집하는 세태에서 벗어나 간단한 커플링 등 항상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나 여성에게 필요한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정도를 착용하는 커플들도 많아졌다. 예물 시계 또한 신랑 신부가 평소 서로 가지고 싶었던 브랜드나 디자인으로 각자 선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요즘 신세대가 실용주의를 선호하는 것과 개인주의가 접목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리 카르티에 쇼메 미키모토 등 전통을 가진 세계적 주얼리 브랜드들도 그들만의 노하우와 디자인으로 점차 웨딩 주얼리 디자인의 폭을 넓히면서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불가리 코리아의 경우 백화점 한 곳의 부티크를 아예 웨딩 전문 숍으로 운영하면서 웨딩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웨딩 주얼리는 평생의 반려자와 함께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충분한 대화를 가진 후 여러 디자인을 보면서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웨딩 주얼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돈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충만한 감성으로 구입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