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으로 명품 컬렉터 돼볼까

름이 되면 세계 명품 시장은 후끈 달아오른다. 전 세계에서 명품 브랜드 할인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할인 행사장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생각지도 못한 가격에 평소 갖고 싶었던 명품을 손안에 넣을 수 있다.여름을 맞아 이왕 해외여행을 결심했다면 명품을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여행의 즐거움과 함께 싼값에 명품을 사는 기쁨도 함께 누리시길.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나라 전체가 면세 지역인 곳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명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빅 세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 휴가는 명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명품 쇼핑의 백미는 단연 ‘아울렛 쇼핑’이다. 명품 브랜드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는 명품 아울렛이 잘 발달해 있어 아울렛 쇼핑을 하기에는 최고의 장소로 통한다. 구찌 매장을 중심으로 조성됐다고 해서 일명 ‘구찌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더 몰(THE MALL)’은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아울렛이다.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A1고속도로를 타면 승용차로 30여 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레키오(Leccio)란 작은 마을에 위치한 더 몰에는 입생로랑·펜디·페라가모·조르지오 아르마니·버버리 등 아담한 명품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다. 다른 매장보다 다소 큰 버버리 매장에는 전형적인 버버리 디자인의 얇은 패딩 재킷(145유로, 1유로는 약 1208원)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구찌 매장에서 넥타이는 45유로 대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특히 400유로까지 치솟았던 하이힐도 80유로 대에 살 수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 ‘마르니’에는 10만 원 대 신발이 즐비하고, 옷은 최고 90%까지 할인해 주기도 한다. 한국 쇼핑객은 제냐 매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 남성용 면 셔츠의 경우 면세점의 절반 가격인 80유로짜리가 판매될 정도다. 유행을 별로 타지 않고 한결같이 고급스러운 ‘로로 피아나’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는 각각 정상가의 40%, 55%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프라다 그룹 브랜드를 모아놓은 아울렛 매장은 홍콩 일본 이탈리아 어디에서든 모두 ‘스페이스(SPACE)’란 간판을 걸어놓았다.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1시간 30분 쯤 걸리는 몬테바르치(Montevarchi) 외곽에 스페이스 매장이 있다. 매장에 들어선 대부분의 고객들은 ‘프라다가 이렇게 싸면서 다양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깜짝 놀라곤 한다. 국내에서 왜 비싼 값에 프라다를 샀었나 하고 후회할는지도 모른다. 잘 고르면 10만 원 대에 프라다 정장과 캐주얼 바지를 건질 수 있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부근에서 투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 몰’에 이어 ‘스페이스’에 들르는 시타(SITA) 버스 상품은 26유로. 매주 월요일 출발한다. 카프(Caf) 버스 상품은 화·수·금·토요일 출발한다. 가격은 21유로. 여기에 인근 ‘돌체 앤드 가바나’ 아울렛까지 둘러보는 상품은 28유로다. 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품 천국은 프랑스다. 파리에서 불과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상파뉴 지방의 트로이(Troyes)에는 가히 ‘쇼핑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훌륭한 아울렛 명품 매장들이 많다. 여기에는 아르마니, 베르사체, 발리 등 현지 유명 메이커는 물론 랄프 로렌, 캘빈클라인, 게스, 리복 등 미국 제품들도 소매 가격의 30%에서 최고 50%까지 할인된 가격에 연중 구입할 수 있다. 쇼핑객들의 편의를 위해 파리에서 트로이까지 매주 토요일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요금은 90프랑, 파리 오페라하우스와 바스티유 전철역 앞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12시 30분에 트로이에 도착한다. 또 파리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 ‘라발레 아울렛 쇼핑 빌리지’가 있다. 아르마니, 페라가모, 막스마라, 버버리, 셀린느, 폴로랄프로렌, 겐조, 디젤 등 70여 개 브랜드가 있고, 1년 전 상품을 33~50% 할인된 가격에 상설 판매한다. 막스마라 의류나 페라가모 신발 등은 할인율이 33%, 페라가모나 겐조, 아르마니 의류 등은 작년 상품을 반값에 살 수 있다. 상품이 풍부한 시기는 세일 직후 새 계절 상품이 나왔을 때다. 파리의 겨울 세일은 1월 초 중순, 여름 세일은 6월 말에 시작된다. 이 기간에 맞춰 라발레 아울렛도 세일에 돌입한다. 평소 할인가(시중가의 33~50%)에 또다시 30~50% 할인해 주니 정상가의 4분의 1 가격에 좋은 물건을 건질 수도 있다. 호주에도 명품 천국이 있다. 호주 멜버른 시내 중심에 있는 쇼핑가인 ‘버스 스트리트 몰’은 명품 소비의 중심지로 꼽힌다. 스완스톤과 엘리자베스 거리 사이에 있다. 이곳에는 호주 최초의 백화점인 ‘마이어’와 ‘데이빗 존스’ 등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두 백화점은 나란히 붙어 있는데 매년 6월이면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50% 이상 깎아주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 명품 거리쯤 되는 ‘콜린스 스트리트’도 가볼 만하다. 스완스톤 거리 동쪽에 있는데 버크 스트리트 몰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베르사체, 루이뷔통, 샤넬, 페라가모와 같은 명품 숍이 즐비하며 매장 규모도 커서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구입하기 좋다. 스프링 거리 쪽에 있는 ‘페리스 엔드’는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주산 오팔, 핑크 다이아몬드 등 주얼리 숍이 밀집해 있다.아시아로 건너와 보자. 싱가포르는 6, 7월을 아예 ‘대세일 기간’으로 못 박아 놨다. 올해로 13번째를 맞이하는 ‘대싱가포르세일2006이 열리는 8주 동안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최고 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5월 26일부터 7월 23일까지 싱가포르의 최대 쇼핑 거리인 오차드가를 비롯한 대형 쇼핑센터, 아울렛 매장을 통해 아이템들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대표적 쇼핑센터인 파라곤(Paragon)이나 니안 시티(Ngee Ann City) 내 다카시마야(Takasimaya) 백화점에는 여러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면세 지역인 싱가포르에서 가격 부담 때문에 구입하지 못했던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홍콩은 전체가 비관세 지역인 데다 수많은 소매상이 경쟁하고 있어 물건 값이 싸다. 날수를 합치면 거의 반년 정도 세일 행사를 여는 셈이다. 대표적인 대형 쇼핑몰은 홍콩섬 센트럴 지역의 랜드마크, 애드미럴티 지역의 퍼시픽 플레이스, 코스 웨이 베이 지역의 타임스 스퀘어, 구룡반도 침사추이 지역의 하버 시티 등이다. 미라마 쇼핑센터에는 최고 80%까지 세일하는 시슬리 매장이 있다. ‘가격 파격’ 코너에서 철지난 재킷이나 니트 등을 의외로 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다. 길거리 쇼핑으로는 침사추이 거리가 있다. 카메라 및 소형 가전제품을 파는 매장과 패션 명품 할인 매장이 있으며 대형 쇼핑몰과는 달리 어느 정도 영어만 하면 흥정이 가능한 것도 매력이다.해외로 명품 쇼핑을 떠나기 전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해외에서 시중보다 저렴한 명품을 접하다 보면 충동구매를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쇼핑할 품목과 예산 등을 미리 결정해 현명하게 쇼핑을 해야 한다. 또 정상 매장에 들러 미리 정가를 확인하고 난 후 할인 매장에 가면 정확한 물건의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쇼핑 동선도 미리 결정하는 등 계획적인 쇼핑을 해야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