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뮤지컬 ‘2006 맘마미아’
나게, 즐겨봐, 인생은 멋진 거야, 우~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 퀸.” 도나와 친구들이 지난 가수 시절을 되새기며 신나게 부르는 노래 ‘댄싱퀸(Dancing Queen)’의 한 구절이다. 익숙한 아바의 노래가 한국어로 번안됐지만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귀에 꽂히는 가사가 콧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지난 2004년 국내서 초연된 ‘맘마미아’는 총 114회를 공연해 객석 점유율 85%, 관객 20만 명, 관객 수입 140억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과거의 흥행을 등에 업고 다시 돌아온 ‘2006 맘마미아’.전설적 그룹 아바의 대표 히트곡인 22곡으로 이뤄진 뮤지컬 맘마미아는 결혼을 앞둔 처녀의 자아 찾기와 주부들의 청춘에 대한 동경이 줄거리로 짜여졌다. 이 뮤지컬은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가 그룹 아바의 멤버인 베니 엔더슨과 비욘 울바우스에게 노래를 엮어 뮤지컬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극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캐서린 존슨과 오페라와 연극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필리다 로이드가 연출로 가세하고 주디 크레이머가 기획을 맡았다. 각본 연출 기획 모두가 동갑내기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처음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작품. 1999년 4월6일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된 맘마미아는 상상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오프닝 이후 박스 오피스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입석까지 매진될 정도였다고.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맘마미아는 뉴욕의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 당시 9·11 테러로 인해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9%를 올렸다고 한다. 런던을 시작으로 뉴욕 독일 캐나다 등 125개 도시에서 공연됐으며 지금까지 1조400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맘마미아 한국 공연은 세 가지 점에서 전 세계 뮤지컬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첫째, 공연 극장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이 전 세계 맘마미아 공연장 중 가장 큰 규모라는 것. 둘째, 총 80억원의 예산 규모 중 약 50억원 이상을 무대와 음향 조명 의상 등의 제작에 사용해 최첨단 기술로 이뤄진 무대를 보여준다는 것. 셋째, 실제 아바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의상이 그것이다. 특히 한국 공연을 위해 220벌의 의상과 155켤레의 신발이 특별 제작됐다. 순수 재료비만 한 벌에 200만원이며 수백 개의 스와로브스키 주얼리가 의상을 장식하고 있다니 규모를 알만하다.이 공연이 2004년 당시 이슈가 됐던 이유도 흥미롭다. 문화생활에 무관심하던 중장년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들였던 것. 그들이 총 객석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엄마와 딸 사이의 따뜻한 드라마가 주는 감동적인 메시지와 추억의 아바 노래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넓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코드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로워진 맘마미아를 위해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들이 내한해 6주간의 리허설을 함께 한다는 점이 공연에 무게를 실어준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3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의 초연 배우진에 새롭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이 합세해 힘과 열정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주인공 도나 역에는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극악스러운 계모 역할을 맡았던 베테랑 뮤지컬 배우 박해미가 재 캐스팅됐다. 더블 캐스팅으로는 명성황후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태원이 확정됐다. 샘 역에는 ‘세계 최고의 샘’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성기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제 잘난 맛에 사는 공주병 아줌마 타냐는 지난번에 이어 전수경이 맡는다. 이 밖에도 소피 역에 이정미, 스카이 역에 이학민 등이 열연한다. 첫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 온통 쪽빛의 무대, 잔잔한 물결이 넘실대는 듯한 아름다운 섬에서 소피가 ‘I Have a dream’을 부른다. 젊은 날 한때 꿈 많던 아마추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녀의 스무 살 난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도나의 보살핌 아래 홀로 성장해 온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 하던 중, 엄마가 처녀시절 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자신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 샘, 빌, 해리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낸다. 결혼식을 앞두고 분주한 소피의 집에 엄마의 옛 친구들이자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타냐와 로지가 도착한다. 소피의 친구들도 부산해 하며 즐거운 가운데 어머니의 옛 연인 3명이 한꺼번에 도착한다. 어머니 도나는 그들을 보고 크게 놀라 당황하며 안절부절못한다. 흥분되는 마음에 진짜 아빠를 찾는데 여념이 없는 소피는 세 남자를 만난 후에 진짜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더욱 헷갈려 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세 명의 남자는 도나와 각기 옛 일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고 그 중 샘은 아직도 도나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가 다시 자기를 향해 마음을 열기를 바라지만 도나는 혼란스러워하며 그를 거부한다. 드디어 소피의 결혼식 날. 결혼식이 거행되기 전, 도나는 축하객들 가운데 소피의 아버지가 있지만 자신도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소피 또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아니라 주체적인 자기 자신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피는 자신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주인을 잃어버린 결혼식은 하객들의 왁자지껄한 권고 끝에 샘과 도나에게 돌아간다. 샘의 청혼 앞에서 망설이던 도나가 친구들과 하객들이 보내준 용기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이다. 행복한 결혼식 후, 소피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것을 노래하며 약혼자 스카이와 여행을 떠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