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CEO들의 ‘아버지경영학’

년 전부터 직장인의 자기 계발을 위해 매월 최고경영자(CEO)나 명사를 초청, 강연회를 열고 있다. 성공의 한가운데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강연이 끝날 때마다 성공의 공통점과 차이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아 둔다. 나름대로 그들의 내공을 가름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차분하게 본질을 언급하면서 듣기에 따분할 수 있는 기본과 원칙을 강조하는 쪽이 인생의 정수를 아는 것이며, 현란한 수사와 테크닉, 스킬, 자기 내세움에 편향되는 쪽이 그 아래 단계다.강연회에서 명사들이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고 개척하라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행복의 가치도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면 모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미리 80세의 미래에 갔다 다시 돌아오자. 나이 들어 힘없고 젊음이 사라진 몸과 마음. 어느 현자는 젊음 자체가 인생 최고의 선물이자 행복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면 지금은 얼마나 행복한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미래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불확실하다. 얼마나 평등한가. 이 모든 깨달음은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우리는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겨워하면서도 언제나 강한 모습만 보여주려는 아버지,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앞세우며 복종을 강요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 아버지, 아내와 자녀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잘 모르고 관심조차 없는 듯한 아버지, 그러면서도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는 아버지. ‘아버지를 위한 변명(김병후 지음, 리더스북)’은 가정과 직장에서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아버지들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고, 더 나아가 가정에서 늘 이방인과 같은 존재인 아버지들을 가정 안에 온전히 존재하도록 하기 위해 쓰인 일종의 심층 보고서다. 이 책은 이 시대 아버지들이 처해 있는 다양한 현실에 대한 밀도 있는 분석을 통해 아버지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시도하며, 나아가 모든 아버지들이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해 가족 모두의 행복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제안하는 ‘좋은 아버지 되는 법’은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간접적인 양육자에서 직접적인 양육자로의 진화다. 두 번째는 자녀를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진정한 가족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가족으로부터 정서적인 독립을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스스로 행복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가족의 행복을 통해 아버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몸의 성장만으로 모든 사람이 어른이 될 수는 없다. 한 사람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직장에 다녀 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체스터필드, 최고의 인생(필립 체스터필드 지음, 스마트비즈니스)’은 겸손 품위 지식 등 진정한 어른, 성공한 어른으로 가는 29가지 덕목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어른’이란 몸의 성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자기 안에서 최고의 인생을 찾은 이를 의미한다. 또한 어른은 최고의 인생을 찾아가는 치열한 내면의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말한다. 체스터필드는 18세기 영국의 정치가이자 문필가로, 존 스튜어트 밀, 조너선 스위프트, 새뮤얼 스마일즈 등 당시 많은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인생에서 업이라는 큰 짐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어른이다. 도덕에 대한 업, 종교에 대한 업, 자식에 대한 업, 사회 일원으로서의 업을 묵묵히 이겨낼 수 있는 사람만이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업을 이겨내고 견디는 사람만이 자신의 이름 앞에 ‘최고의 인생’이라는 하나의 명패를 달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 사장 열 명이 재무팀장 하나를 못 당한다.’ 이는 재무에 대한 정보가 권력의 핵심임을 방증하는 뼈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재무가 자기 분야와는 별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맨이 많다. ‘팀장 재무학(캐런 버먼·조 나이트 공저, 위즈덤하우스)’은 ‘금융지능’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융지능’은 재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맨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재무 이해력을 말한다. 저자는 수많은 팀장, 임원들의 교육을 통해 재무적 성공이 어떻게 평가되고 회사의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직원들이 이해한다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례를 통해 알게 됐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팀장들이 ‘재무의 기초와 기술을 익히고, 재무 정보를 심도 있게 분석해,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리며, 숫자 읽기를 뛰어넘어 급속도로 변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3단계의 과정을 통해 금융지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금융지능을 습득하기 위한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능동적으로 재무의 흐름을 파악해 숫자를 넘어서 그 이면의 전략과 전술을 읽어내는 유능한 팀장이 되라고 말한다.2004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경영자 25인’ 중 특별히 우리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동원시스템즈 서두칠 부회장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그의 독특하고 화려한 이력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서두칠의 지금은 전문경영인시대(서두칠 지음, 김영사)’는 저자가 한국전기초자를 떠난 뒤 동원시스템즈에서 완성한 혁신에 관한 경영 에세이다. 특히 한국전기초자를 떠날 당시 아사히글라스와의 갈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를 떠나게 만든 ‘해운대 담판’과 관련한 소문의 진실, 적자의 동원시스템즈를 흑자 기업으로 혁신한 비결도 소상히 기록돼 있다. 전문경영인인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힌 ‘21세기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그는 정직과 솔선수범, 그리고 평생 학습의 정신을 꼽는다. 이는 그 자신이 평생 견지해 온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