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패션모델로 명성 자자한 슈퍼모델 이종희
녕하십니까! 민족고대 언론대학원 방송영상학과 26기 06학번 이! 종! 희! 인사드립니다!”모델, 대학교수, 골프방송 진행자로 맹활약 중인 이종희가 고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누가 키 큰 사람이 싱겁다고 했나. 그녀의 도전은 끝이 없다. 이종희는 1988년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해 1993년 제2회 한국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키 178cm에 34-24-35의 완벽한 몸매. 그녀는 환상적인 몸매와 무대 매너를 바탕으로 프랑스, 일본, 뉴욕 등지에서 세계적 패션모델로 명성을 쌓아 왔다. 특히 앙드레김 패션쇼에서는 10여년째 메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교수직은 스물여덟 살부터 시작했다. 대구 대경대 모델연예학과 전임교수로 1년 간 재직하고 공주영상정보대학교 방송모델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그녀는 골프 마니아이기도 하다. SBS 골프채널의 ‘생방송 골프 아카데미’ 진행을 맡고 있으며 시간 날 때마다 필드에 나갈 정도로 열정적이다. “저는 전형적인 A형이거든요. 평소 뭘 하든 조용히 집중하는 걸 잘해요. 대학원에도 입학했으니 당장은 수업에 ‘올인’할 생각입니다. 일단 시작한 것은 확실히 끝을 맺고 싶어요. 그 다음엔 박사학위까지 도전할 계획이에요.”요즘 그녀의 일상은 단순명료하다. 1주일의 절반 이상을 학교 도서관에서 지낸다. 매주 수요일에만 방송국에 갈 뿐 다른 스케줄은 따로 잡지 않고 있다. 말뿐이 아니다. 10년 간 애착을 가지고 단골로 무대에 올랐던 앙드레김의 상하이와 워싱턴 패션쇼 참가도 포기했다. 그녀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느꼈던 부족함을 채워보고자 하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주위 사람의 제안으로 선뜻 시작하게 된 대학교수직은 생각보다 힘에 부쳤다는 게 그녀의 고백. 1주일에 3일씩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대구에 내려가 강의한 뒤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는 강행군을 해 왔다. 체력적으로만 힘든 것은 아니었다. 주로 워킹, 이미지 메이킹, 포토 포즈 등의 실전 위주로 강의하다 보니 3개월이 채 안돼 가르칠 것이 바닥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난감했다. 그때 느낀 것이 대학과 학원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활동해 오며 쌓은 실전 경험에 부족한 학문적 이론을 보충해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결국 그녀가 고심 끝에 선택한 게 대학원 진학.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그녀는 지금 06학번이 됐다.그녀는 골프 마니아다. 실력도 수준급. 큰 키와 팔등신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윙 폼이 ‘예술’이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 지산CC에서 열린 소년소녀가장돕기 성금 마련 골프대회에서도 멋진 스윙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0년. 자주 어울리는 동반자는 유혜정 박선영 홍여진 등이다. 그녀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톱모델.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녀를 톱모델 자리에 밀어올린 것은 앙드레김 패션쇼. 그녀는 이 패션쇼에서 ‘칠겹쇼’를 펼쳐 보이면서 신데렐라로 떠오른다. 칠겹쇼는 칠겹 드레스를 하나하나 벗겨내는 퍼포먼스다. 그녀는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분홍 초록 등 일곱 벌의 노방 드레스를 겹쳐 입고 음악연주에 맞춰 서서히 춤을 추며 진지한 표정 연기와 함께 ‘위엄 있게’ 한 벌씩 옷을 벗는다. 한국적이면서도 오묘한 매력을 지닌 칠겹쇼는 해외에서 한층 인기가 높다. 외국인들은 이 장면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이렇듯 모델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종희는 원래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유명한 배우가 되길 바랐다. 한글도 깨우치지 못한 그녀의 옆에서 대본을 읽어주고 외우도록 하는 등 ‘극성’을 떤 것도 어머니다. 1978년 TBC의 ‘하얀날개’에서 당시 톱배우였던 노주현과 정윤희의 딸로 데뷔했고 1985년까지 ‘호랑이 선생님’ ‘모여라 꿈동산’ ‘뽀뽀뽀’ 등에서 얼굴을 알렸다. 학업 때문에 연기생활을 잠시 중단한 이종희는 고등학생 때 너무 커버린 키 때문에 연기자가 아닌 모델로 인생의 목표를 바꿨다. 당시만 해도 키 큰 여배우가 없었기 때문. 기실 그녀는 연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과거의 아쉬움을 달래려고 모델로 스타가 된 이후 몇몇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연기자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접고 그녀가 시작한 것은 사업이었다.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활발하게 할 때 그녀는 평소에 관심이 컸던 패션 사업을 검토했다. 하지만 너무 신중한 성격 때문인지 착수도 하기 전에 스스로 접고 말았다. 한국에 돌아온 이종희는 뜻밖의 사업 제안을 받게 된다. 절친한 언니가 운영하던 압구정동의 한식 퓨전 식당을 인수할 기회가 찾아온 것.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그녀의 첫 사업은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외식업에 지식이 별로 없던 그녀에게 바로 시련이 닥쳤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 증가가 더 컸다. 하는 수 없이 사업을 접어야 했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주식시장도 기웃거렸다. 주변의 조언을 듣고 C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였으나 잔뜩 손실을 안고 팔아치우고 말았다. “당시 제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식당 사업과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교훈을 늘 간직하고 살아갈 겁니다. 남의 말만 듣고 의사결정을 하는 철부지 행동은 이제 하지 말아야겠죠. 값진 실패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장기 투자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성공하려면 그 일을 위해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투자해야 해요. 현재 홈쇼핑 사업을 구상 중이에요. 홈쇼핑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모든 프로세스를 익혔거든요.”그녀의 다짐은 학업으로도 이어졌다. 이번 대학원 수업 시간표를 보면 그녀의 다부진 각오가 곳곳에 배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학점 따기가 쉽지 않은 과목을 골랐다.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에서다. 그녀는 튀김 음식을 멀리한다. 입에 맞지 않는 데다 웰빙 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담백한 식성만큼이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솔직한 게 이종희의 매력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