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펀드 열전 ‘한국부자아빠 삼성그룹’펀드

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부자아빠 삼성그룹’펀드는 한국의 대표 그룹인 삼성의 상장계열사 주식에만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그룹 섹터 펀드’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그룹 섹터 펀드로 지난 2004년 출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이 펀드는 처음부터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 중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린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설계됐다. 접근방식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마케팅도 이 같은 투자 목표를 이해하고 동의하는 투자자 층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변화를 앞장서 주도하며 브랜드 값을 높이고 있는 삼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어 펀드 인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한국투신운용의 설명이다. 삼성그룹 펀드는 2004년 7월 처음 출시돼 3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3개 펀드는 판매 회사에 따라 ‘한국부자아빠 삼성그룹적립식(판매처 한국투자증권)’, ‘한국골드적립식 삼성그룹 주식(제일은행)’, ‘한국 삼성그룹적립식주식(외환 우리 부산 대구 광주 전북은행 수협 굿모닝신한증권)’ 펀드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상품이 출시된 후 판매사 쪽의 요구로 ‘시리즈 펀드’를 연이어 내놓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들 3개 펀드는 투자방식이나 운용 철학으로 볼 때 사실상 동일 펀드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물론 펀드가 출시된 시기에 따라 주식 매수가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실적에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 리서치와 기업 분석을 통해 투자가 결정되면 3개 펀드에서 거의 동시에 주식을 사들이며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판매 금액은 3개 펀드를 모두 합해 2400억원가량이다. 판매처가 많은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이 18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과 한국부자아빠삼성그룹적립식이 각각 450억원, 100억원가량 팔리며 뒤를 잇고 있다.삼성그룹 계열사 주식만 펀드에 편입할 경우 투자 위험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신운용은 “그룹의 업종이 전기전자 서비스유통 등으로 다변화해 있고, 각 회사들이 업종 대표주이기 때문에 특정 섹터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과 달리 나름대로 분산 투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이 가진 이 같은 특징은 그룹 섹터 펀드를 출시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이 펀드의 최대 장점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고수익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 중인 3개 펀드 모두 최근 1년 동안의 수익률이 54~57%에 달한다. 이는 시판 중인 200여 개의 주식형 펀드를 통틀어 상위 2% 이내에 들 정도의 뛰어난 실적이다. 특히 다른 고수익 펀드들이 지난 1월부터 전개된 급등락장을 맞아 수익률이 하위로 처지며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과 달리 조정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 순위가 점차 높아져 3개 펀드가 일제히 수익률 상위에 랭크되는 뚝심을 발휘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이 펀드는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14개 사를 선별해 투자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과거 15년 간 주가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해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포트폴리오를 도출해 냈다.펀드 설계의 근거가 됐던 시뮬레이션 방식과 투자종목 비율조정 방법은 한국자산운용협회로부터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받았다. 업계 전문가들에게 펀드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평가받은 셈이다.현재 투자 중인 종목은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호텔신라 삼성정밀화학 제일모직 삼성SDI 에스원 제일기획 등 14개 기업이다. 이중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이 15%를 넘어 가장 높다.유망주를 매수한 뒤 무작정 기다리는 대신 실적 모멘텀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종목의 편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삼성화재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 삼성물산 등 스타주로 부상한 종목들을 한 발짝 앞서 대량으로 사들이며 비중을 확대해 급조정장에서 한발 비켜나며 수익률 관리에 성공했다.펀드 자산의 투자 대상은 주식 60% 이상, 채권 40% 이하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실제 주식 보유 비중은 통상 85~90%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또 필요할 경우 자산의 15% 이하 수준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가입 시 내는 선취 수수료는 없지만 펀드 가입 후 90일 이내에 환매할 경우에는 이익금의 70%를 환매 수수료로 내야 한다. 총보수율은 2.4%다. 펀드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을 살펴보면 이 펀드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자아빠 삼성그룹주식(2004년 7월6일 설정) 94.53%,한국골드적립식 삼성그룹주식1(2004년 7월20일 설정) 95.8%, 한국삼성그룹 적립식주식(2004년 11월1일 설정) 81.36%로 동일 유형의 펀드 내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3개 펀드가 모두 안정적인 수익률과 운용방법의 독창성을 검증받고 나자, 소문이 나기 시작해 최근 펀드의 인기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고수익보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해 주는 장점은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이어지는 수익률이다.대부분의 고수익 펀드들이 상승장에서 잘나가다가도 하락장을 만나면 급락하는 단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펀드는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꾸준히 시장 대비 플러스 수익을 올리고 있다.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을 보면 최근 6개월은 23%포인트, 최근 1년 간은 33%포인트에 달한다.주식시장이 급조정을 맞았을 때도 꾸준함은 유지되고 있다. 주가가 크게 요동친 최근 3개월과 1개월 수익률은 벤치마크보다 각각 6%포인트, 1%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선 한국삼성그룹적립식이 1위에 등극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한국투신운용 이영석 팀장은 “단기적 주가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실적 신뢰도가 높은 계열사 종목을 한 발짝 먼저 찾아내 적절한 매매 타이밍을 찾는 노력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국내외에서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쌓아가며 안정적인 성장 추세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위험이 적은 편”이라며 “정보기술(IT)과 전기전자 업종의 중·장기 경기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거나, 삼성의 성장과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상품”이라고 추천했다.업계의 평가도 후하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애널리스트는 “처음 나온 그룹 섹터 펀드로 관심을 모은 뒤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며 “이 펀드의 성공적인 운용에 자극받아 현대차 LG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그룹 섹터 펀드 설정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수익률이 고공비행하고 있는 데다 최근 진행된 급조정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