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 건너편에 지상 46층짜리 높이로 솟아 있는 아이파크가 아파트의 ‘왕중왕’으로 뽑혔다. 아이파크는 외모도 화려하지만 진짜 매력은 ‘내면’에 있다. 일부 저층 가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가구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 기준으로 아이파크의 층수별 매매값 차이는 무려 6억원에 달한다. 73평형의 경우 한강이 가장 잘 보이는 102동의 로열층은 18억7200만원인 반면 한강 조망이 불가능한 103동의 저층은 12억7200만원에 그쳤다. 한강조망권의 가치가 집값의 47%에 이른다. 이 아파트는 국내 아파트 중 최초로 3면에서 외부를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강과 남산, 도심 등을 어느 위치에서나 볼 수 있다. 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의 야심작이다. 삼성역 사거리에 있는 최고급 호텔인 파크 하얏트부터 시작한 현대산업개발의 럭셔리 빌딩 행진은 코엑스 건너편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거쳐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들 건물은 영동대로를 따라 700m 간격을 두고 나란히 서 있다.아이파크가 들어선 곳은 옛 현대중공업 본사 부지다. 당초 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사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했다. 여기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를 건립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뜻이 크게 반영됐다. 이러한 회사 측의 생각은 적중해 삼성동 아이파크는 현재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우뚝 서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2월10일 현재 삼성동 아이파크의 평당 매매가는 4403만원이다. 업계는 삼성동 아이파크의 강세를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데다 한강 조망권과 녹지율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분양 당시만 해도 삼성동 아이파크가 최고가 아파트로 부상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이파크의 최대 약점은 유명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대치동, 도곡동 등 강남 핵심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통학이 가능한 명문 사립고교라고 해야 건너편 경기고가 유일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이파크의 매매가가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강을 전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과 올림픽대로와 영동대교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교육환경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만회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의 매매값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파크는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55평형과 59평형이 각각 110가구이고, 63평형 46가구, 65평형 81가구, 73평형 92가구 등 총 449가구다. 매매가는 55평형이 23억원, 59평형은 25억원, 63평형이 28억원, 65평형은 31억원, 73평형은 33억원이다. 아이파크에서 매매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평형은 65평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평당 3208만원이었는데 올해는 4769만원으로 1년 새 42.4%(1561만원)나 뛰었다. 63평형도 전년도에는 평당 3032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4444만원으로 무려 41.2%나 값이 올랐다. 높은 녹지율도 매매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아이파크는 1만평 대지에 들어서 있어 건폐율이 9%에 불과하다. 단지의 대부분을 녹색 정원과 연못으로 꾸며 놨다.아파트여서 전용률은 84%다. 기존 주상복합의 전용률이 70%대인 걸 감안하면 방 한 개가 더 있는 셈이다. 40층대 고층아파트여서 환기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거실 베란다와 주방 베란다가 마주보고 있어 환기가 잘되며 주방과 욕실에 별도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대지 지분이 많아 잠재적인 투자가치도 높다. 이 아파트의 101동 59평형 대지 지분은 20.04평. 현 매매가는 25억원이기 때문에 59평형의 대지 지분은 대략 1억2400만원이다. 아파트의 땅 넓이를 의미하는 대지 지분은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의 실질적인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대지 지분이 높은 단지가 투자가치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경기고가 길 건너편에 붙어 있고 봉은중 봉은초교도 지근거리다. 7호선 청담역과 도보로 2분 거리인 역세권 아파트이고 주요 쇼핑센터로는 코엑스몰과 삼성동 현대백화점이 있다. 강남구청과 차로 2km 떨어져 있어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데도 편리하다. 아이파크는 다른 고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보안시스템을 차별화했다. 출입구부터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다. 외부인이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문과 1층 로비, 현관 등 총 3번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배달원들도 관리사무소에 인적사항을 등록하지 않으면 출입이 어렵다”고 말한다. 단지 내 시설로는 한강을 배경으로 한 리버가든과 유럽풍 정원을 본떠 만든 플라워가든, 선큰가든이 조성돼 있어 쾌적한 느낌을 준다. 올림픽대로변에 농구장이 있으며 단지 곳곳에 오솔길이 조성돼 있다. 단지 내 상가는 아직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세탁소와 부동산중개사무소 외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다. 대부분은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에서 생필품을 구입한다. 단지 내 상가에는 골프연습장과 헬스클럽, 스쿼시 등의 스포츠센터가 들어서 있다. 이용료는 5만원으로 공동관리비에 포함돼 부과된다. 아이파크 입주 당시에는 한 대에 2000만~3000만원인 미국산 수제 붙박이 냉장고과 500만원대 서브제로 가스쿡톱, 독일산 지매틱 주방가구 등 고가 제품들의 주문이 밀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