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는 펀드매니저가 어떤 자세와 투자 전략으로 매매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펀드매니저가 능동적(액티브·active)으로 투자 유망한 주식을 발굴·매매하면서 주가지수 상승 대비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라고 할 때 특별한 단서가 없는 한 이 액티브형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액티브형은 투자 스타일 등에 따라 성장주 펀드, 배당주 펀드, 중소형주 펀드, 코스닥 펀드 등으로 다시 세분하기도 한다.이와 달리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거의 배제하고 소극적(패시브·passive)으로 지수를 쫓아가겠다는 목표로 운용되는 ‘패시브 펀드’가 있다. 패시브 펀드는 특정한 주가지수(인덱스·index)를 추종하도록 운용된다는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인덱스 펀드에는 대부분 ‘인덱스 펀드’라는 명칭이 붙어 있어 구별하기가 쉽다. 그렇다면 인덱스 펀드는 어떻게 운용될까. 인덱스 펀드는 운용방식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순수형’이다. 코스피200지수 등 특정 주가지수의 등락률과 거의 동일하게 펀드 수익률이 나오도록 운용되는 형태다.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사서 보유하면 된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 같은 ‘순수형’보다는 주가지수 대비 얼마간의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인핸스드(Enhanced)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핸스드란 ‘(정도 가치 등을) 증대시키는, 강화한, 높인’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인핸스드형 인덱스 펀드는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 대표적으로 주가지수선물과 현물지수 간 차익거래를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주가지수선물은 ‘미래의 가격’이기 때문에 보통은 현물지수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일례로 지난 1월6일 현재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 가격은 181.30으로 같은 날 코스피200지수의 180.87보다 0.43포인트 높았다. 이러한 상태를 ‘콘탱고’라고 부른다. 콘탱고 상황에서는 현물지수가 선물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싸기 때문에 인핸스드형 인덱스 펀드는 현물지수를 복제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하지만 급락장이 전개돼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하는 상황에서는 선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현물지수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상태를 ‘백워데이션’이라고 부른다. 백워데이션이 일정 폭을 넘어서게 되면 인핸스드형 인덱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현물지수를 팔고, 저평가된 선물로 갈아타게 된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주식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때보다 초과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인덱스 펀드 간 수익률이 다소간 차별화한 것은 이 같은 차익거래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인덱스 펀드는 1년 동안(작년 12월26일까지 기준) 평균 55.06%의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성과가 가장 좋았던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인덱스파생상품’과 CJ운용의 ‘CJ 비전포트폴리오인덱스파생상품주식1’의 수익률은 각각 61.16%, 60.30%에 달했다. 반면 가장 저조했던 C운용의 한 인덱스 펀드는 수익률이 48.72%에 머물렀다. 차익거래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했느냐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덱스 펀드 간 수익률 차이는 액티브 펀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한 것이다. 이 점이 인덱스 펀드의 첫 번째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액티브 펀드 중 작년 한 해 동안 최고 수익률을 낸 상품은 유리운용의 ‘유리스몰뷰티’였는데, 이 펀드는 1년 간 수익률이 131.69%에 달했다. 반면 액티브 펀드 중 최하위 상품들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35~43%에 불과했다. 최고와 최저의 수익률 격차가 무려 100%포인트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12%에 불과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펀드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도 인덱스 펀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인덱스 펀드의 평균 보수(수수료)는 설정액의 1.5% 내외로 액티브형 펀드(2.5%)보다 1%포인트 정도 낮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까지 지속되는 장기적립식 투자에는 수수료가 싼 인덱스 펀드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김휘곤 한국펀드평가 펀드평가팀장은 “펀드의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펀드를 사전에 고르는 것은 펀드 전문가에게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런 측면에서 펀드 간 수익률이 비교적 고르고 수수료도 저렴한 인덱스 펀드는 초보 투자자라도 펀드를 고르는데 들어가는 노고를 크게 줄이고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인덱스 펀드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세장이 올 경우 인덱스 펀드는 증시 낙폭만큼 고스란히 수익률이 악화하는데, 이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일부 액티브 펀드들은 주가 하락기에 선물매도 전략 등을 통해 수익률 악화를 일부 보전하기도 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없다.또 최근 3년 동안 액티브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평균적인 성과가 저조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작년 12월26일 현재 3년 누적수익률이 92.7%였다. 반면 액티브 펀드의 3년 누적수익률은 102.1%로 10%포인트 높았다. 장진우 삼성증권 상품지원파트장은 “현재는 국내 증시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어 적극적으로 종목을 발굴하는 액티브형의 평균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장 파트장은 “하지만 국내 증시가 점점 효율화할수록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결국 지수 등락률과 유사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인덱스 펀드는 점점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인덱스 펀드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액티브 펀드와 적절하게 분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신현 대한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 투자자금의 30~50%를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 지수 상승만큼 수익률을 얻고, 나머지는 중소형주·배당주·가치주·성장주 펀드 등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액티브 펀드에 분산 투자할 경우 수시로 변하는 시황에 따라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고 권고했다.한편 최근에는 인덱스 펀드처럼 일정한 주가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증권거래소에 상장 거래돼 환금성이 뛰어난 상장지수펀드(ETF)도 인덱스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2년 10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KODEX)200과 코세프(KOSEF) 등의 ETF가 첫 출시된 이후 △배당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코디(KODI) △통합지수(KRX)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덱스KRX △코스닥 3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스타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스타 등이 속속 출시되면서 상품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또 ETF를 매매할 때는 거래세가 면제되고 운용 수수료도 연 0.5% 정도로 제반 비용이 싸다는 매력도 있다. 다만 ETF는 철저히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기 때문에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처럼 지수를 넘어서는 알파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다. ☞ 수익률 상위 인덱스 펀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