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탑스(대표 김재경)는 휴대폰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다. 코스닥 내 대표적 휴대폰 부품주다. 부품업체들은 세계 휴대폰 수요와 휴대폰 메이커들의 부침에 따라 주가 변동이 심하다. 그러나 인탑스는 그러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삼성 납품업체라는 점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 내부가 너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명하다는 얘기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런 인탑스가 변하고 있다. 신규 사업인 인테나(내장형 안테나) 사업이 새해부터 본궤도에 오르고 풍부한 현금성 자산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경우 인탑스의 기업가치는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탑스가 실적 안정성에 성장성까지 겸비, 주가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코스닥시장에서 인탑스를 모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그만큼 휴대폰 부품주 중 대장주로 각인돼 있다. 주력 분야는 휴대폰 케이스다. 삼성전자 휴대폰 케이스 수요의 3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피앤텔 참테크 도움 등도 삼성전자 납품업체다.작년 매출 20%나 늘어 3000억 돌파할 듯대부분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2005년 한햇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인탑스의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인탑스의 2005년 매출은 2004년보다 20.0% 증가한 3041억원, 영업이익은 18.10% 늘어난 424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다양한 신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데다 신흥시장과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출하량도 증가하고 있어 2004년과 같은 대규모 연말 재고 조정과 단가 인하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5년 4·4분기 매출은 800억원을 웃돌며 분기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영업이익률도 14% 대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고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케이스라는 외장재가 모델별 디자인, 소재 등이 강조돼 구 모델과 신 모델의 공존으로 인한 단가 인하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유럽시장에서 히트를 친 블루블랙폰 후속인 ‘D600’ 케이스 납품이 본격화했고 차기 슬림슬라이드폰 케이스 공급도 담당하는 등 신제품 케이스 비중이 높은 것도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다.프린터 부품과 인테나도 효자품목인탑스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휴대폰 시장 추이가 가볍고 얇은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한때 인탑스에 대한 실적 우려감이 대두됐었다. 마그네슘 케이스가 대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인탑스는 고강화 플라스틱(PPA) 소재 활용으로 난관을 뚫었다. 강도는 마그네슘 케이스의 95% 수준이고 비용 측면에선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한 생산여력 확충, 케이스와 인테나 일체형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시장의 흐름에 대한 대응 능력이 충분함을 입증했다. 인탑스는 지난 80년대부터 전화기 키폰 등을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지난 92년부터 프린터 부품이 주력으로 부상했다. 지금은 그 비중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사업 중 하나다.프린터는 삼성전자의 8대 전략 부품으로 레이저 프린터, 저가형 복합기 등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프린터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130억원)보다 100%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주가 리레이팅… 4만원대 ‘우뚝’고부가가치 제품인 인테나가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를 본격화한 인테나는 점차 양산 모델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인테나 개발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월 매출이 10억원을 넘어섰고 2005년 전체로는 5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전체 매출의 5∼7% 수준으로 2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좋은 인테나와 중국 자회사 지분법 평가익 증가(62억→80억원)로 지난해와 비슷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형 단말기에 이은 유럽형 GSM 모델에 맞는 인테나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휴대폰 출하 대수가 지난해보다 17%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인테나를 장착한 삼성전자 휴대폰 출하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6년 매출은 3500억원 대, 영업이익은 480억원 대로 추정된다.인탑스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에 대한 인수·합병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65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든든한 후원자다.인탑스는 코스닥에서 단골 저평가 종목이었다. 실적이 탄탄한 데도 시장에서는 주가가 할인됐었다. 단일 수요처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최고를 추구하는 삼성전자에 항상 휴대폰 케이스의 제1 납품업체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주가의 걸림돌이었다는 얘기다. 장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시에서 최근 들어 이 같은 우려가 불식되고 있다. 주가가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 2만원 선에 턱걸이했던 주가가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3만원 대에 안착하고 있다.주가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월 초 3만원 선이던 증권사의 목표주가가 지난 12월 중순 3만5000원대로 올라선 뒤 이달부터는 4만원 선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되고 있다. 안정적인 영업이익률, 삼성전자 내 점유율 상승, 인테나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가 수준은 낮다.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율(PER)을 7배 남짓 적용하면 목표가는 4만원 정도다. 휴대폰 부품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할인받고 있어도 시장 전체 PER(10배)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 업종 대표주이자 실적 우량주에 대한 할인 요인이 남아 있을 이유가 적다는 지적이다.외국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9% 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22% 대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의 관심은 그동안 인탑스를 짓누른 주가 할인 요소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새로운 제품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경쟁사보다 더 좋은 부품을 더 빨리 만드는 건 당연하다. 인기 제품에 납품이 늦춰질 경우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케이스와 인테나 외에 또 다른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시장에서 재평가를 공고히 하는 길이다. 김응기 이사는 “올해에도 휴대폰 케이스 프린터 인테나 등 3대 주력품이 좋은 화음을 낼 것”이라며 “특히 인테나와 프린터 부문의 도약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인탑스 투자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