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마켓 ‘가속페달’…베스트 펀드 14

해는 주식형 펀드의 해였다. 지난해까지 수익률이 좋았던 채권형 펀드가 연초부터 이어진 채권수익률 상승, 매수심리 불안으로 연평균 수익률이 2%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배당주 펀드와 중소형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자금은 크게 두 곳에서 유입됐다. 소액 투자자들은 적립식 펀드를 통해 꾸준히 간접투자 시장 대열에 합류했고, 거액 자산가들은 거치식 펀드를 중심으로 뭉칫돈을 투자했다. 매달 1억3000만원씩 적립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거액 자산가가 나올 정도였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는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수요 기반을 만들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올해 내내 이어졌던 주식형 펀드 투자 붐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 1200포인트 수준으로 안착하는 데 원동력이 됐고 급기야 지난 11월11일에는 국내 주식 역사상 사상 최고치(1256.12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물론 최근 들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다소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사모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했던 일반 법인들의 뭉칫돈이 500억~1000억원 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는 데다 차익실현 목적의 일부 개인 투자자들도 환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송성엽 PCA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반 법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장부정리 등을 위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은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앞으로 2년 간은 올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창훈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2팀 부부장은 “자금 유동성, 유가안정, 기업의 수익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앞으로 주식시장은 최소 2년 이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일별 투자 유망 펀드 14 :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펀드는 매우 유망한 투자처다. 문제는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과거 수익률만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펀드도 시장상황에 따라 스타일별 수익률에 격차를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 이후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주도권을 장악했고, 최근에는 대형주 투자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스타일별 수익률 변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이 생긴다. 연초부터 12.95%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펀드로 부상했던 ‘유리스몰뷰티’의 1개월 수익률(11월11일 기준)은 -1.52%다. 이는 주식형 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 2.43%에 비해 낮다. 또 배당주 펀드 붐을 일으켰던 ‘세이고배당주식형’의 1개월 수익률도 -0.13%로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대형주 투자펀드의 수익률은 높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의 1개월 수익률은 3.66%, 삼성웰스플랜80주식1도 2.60%로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펀드를 선택하는 최선의 방법은 한 스타일의 펀드에 집중 투자하지 말고 분산하는 것과, 수익률 변동 폭이 작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여 온 펀드에 집중 투자했을 경우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원금을 잃는 손해를 볼 수 있다. 분산 투자 방법은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나 알리안츠도 사용하고 있는 전략이다. 마크 코닌 알리안츠 아시아지역총괄 대표는 “하나의 운용사가, 혹은 하나의 펀드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는 없다”며 “펀드별, 운용사별로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는 스타일에 따라 중소형주 투자펀드, 가치주 투자펀드, 배당주 투자펀드, 대형주 투자펀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판매 중인 수천 개의 펀드를 모두 분석할 수는 없다. 펀드의 범위를 좁혀 올해 실적이 좋았던 운용사 몇 개를 일단 선택하고 나서 다른 스타일의 펀드를 분석해 보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일 것이다. 추가 투자자 모집 중단을 선언한 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주식’ 이외의 중소형주 투자펀드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의 수익률이 높았다. 연초 이후 68.36%의 수익률을 올렸다. 설정액이 723억원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주식을 발굴,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가치주 투자펀드로는 신영의 ‘신영마라톤주식’과 한국운용의 ‘골드플랜연금주식A-1, 한국부자아빠거꾸로적립식주식W-1ClassA’를 꼽을 수 있다. 연초 이후 이들 펀드 수익률은 108.56%, 168.10%, 60.77%로 매우 높다. 설정액도 500억원이 채 안되기 때문에 대형 펀드에 비해 훨씬 쉽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소형주나 가치주 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면 자금 운용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요 투자대상이 중소형주이기 때문에 자금 규모가 커지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리스몰뷰티가 높은 인기에도 불구, 추가 모집을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치주 펀드는 저평가된 가치주 투자에 집중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또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 패턴을 유지한다. 코스닥이나 유가증권 시장 종목에 대한 구분은 없다. 다만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 상장 종목의 발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지난해 중반기 이후부터 연초까지는 배당주 펀드 시대였다. 배당 성향이 높은 배당주에 투자, 배당수익률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배당주 펀드는 ‘펀드 투자’ 붐을 일으키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최근에는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과거 수익률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1년 수익률이 50%를 웃돌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평균 1년 수익률 49.78%에 비해서는 높다.배당주 펀드 중 과거 수익률이 높았던 3인방은 마이다스에셋블루칩배당주식C, 신영고배당주식, 세이고배당주식형 등이다. 물론 최근에는 대투운용의 ‘클래스원배당60주식1’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라고 해서 성격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펀드별로 편입종목, 업종 등에 큰 차이가 있다.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C는 성장형 펀드의 성격도 갖고 있다. 배당 성향에만 무게를 둔 자금운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종목의 주가상승 등을 감안해 투자하는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 또 대투운용의 클래스원배당60주식1의 경우 금융, 건설주 등의 비중이 높다. 반면 코스닥 종목의 투자 비중은 낮다. 성창훈 선임운용역은 “웬만한 확신이 들지 않으면 변동성이 큰 코스닥 등 중소형주 종목에는 쉽게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면에서 주춤했던 대형주 투자펀드들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연초 이후 중소형주 중심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대형주 중심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주 투자펀드는 말 그대로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투자 비중이 높다. 설정액도 중소형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에 비해 훨씬 많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은 6160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은 7368억원에 달한다.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도 나뉜다. 미래에셋계열의 2개 펀드와 PCA업종1 등 주식, KB스타 업종 대표 주식 등은 대체로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삼성웰스플랜80주식1과 템플턴 그로스 주식4는 한동안 부진한 양상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 두 펀드의 1년 수익률은 39.96%, 39.55%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대형주 투자펀드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소형주와 가치주 펀드의 약진으로 상대적으로 수익률 박탈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특성상 대형주의 주가 변동이 작다는 점을 감안할 때 1년 펀드수익률이 50%를 웃돌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펀드투자 성공 10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