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를 낀 서해안 벨트에 토지열풍이 불고 있다.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예열받기 시작한 서해안 벨트는 서산 아산 등 산업단지와의 연계지역이 차츰 새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S프로젝트’ ‘J프로젝트’등 정부나 정치권에서 추진하거나 추진했던 개발계획이 공개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인근 지역 땅값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토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서해안고속도로는 ‘꿈의 고속도로’로까지 불린다. 서해안고속도로 따라 돈이 보인다서해안고속도로는 노무현 정권 들어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땅 투기의 중심 벨트다. 서해안고속도로 주변은 장기적인 투자처로 안성맞춤이라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진행 중인 개발계획이 수년간 계속될 것들이어서 장기적으로 놓고 볼 때 땅값 상승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곳은 개통 전까지만 해도 교통여건 미비로 땅값이 바닥을 면치 못했던 곳들이었다. 화성, 평택 일대는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는 탓에 개발열풍이 비켜가는 듯했다. 하지만 도로 개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고속도로와 인접한 곳 모두가 사실상 개발권역으로 편입됐다. 상승률 면에서는 국토의 주 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능가한다. 지난 6월1일 발표된 2005년도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전국 땅값 상승률은 평균 18.9%이며 조사 대상 2741만 필지 중 88.7%가 값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연천군이 98.10%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울은 11.6%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역별 개별공시지가 상승 상위 10개 지역 중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곳이 화성(61.03%), 평택(60.07%), 태안(58.97%), 아산(57.37%) 등 무려 4곳이나 된다는 것이다. 평택시 팽성읍에서 만난 김정환씨(가명)는 장기투자로 큰 돈을 번 케이스다. 김씨가 평택 땅을 구입한 것은 지난 5년 전이다. 그것도 기획부동산을 통해서 구입했다. 농지 500평을 1억원에 사들인 김씨는 구입 후 3년 동안 땅값이 바닥을 기자 투자에 대한 미련을 아예 접었다. 소작농을 통해 쌀농사를 지을 생각이었던 김씨의 땅이 대박을 터트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미군기지 이전이 결정되면서 비교적 도로변에 위치한 김씨의 땅은 현재 2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일단 김씨는 이 토지를 팔아 단기차익을 챙길 생각은 아예 접었다. 장기간 놔둬도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평택시는 동북아 허브물류항으로 개발 중인 평택항과 포승국가산업단지,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인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지역이다. 미군기지 이전이 예정된 팽성읍 안정리 일대는 전년보다 평균 50% 이상씩 뛴 상태다. 현재 도로변 전답은 평당 200만~250만원, 구석진 곳의 맹지도 평균 땅값이 30만~5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공장 배후단지로 서산 아산 각광 아산, 당진, 홍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공단조성에 따른 개발열풍이 거세다. 서산에 대산공단, 당진에 석문공단 부곡공단 등이 들어서면서 인근 지역 공장용지는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배후도시로 예정된 택지의 값도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당진만 해도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이 제철 관련 시설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현지에서는 내다본다. 신평면 공단 배후지역과 도시지역 내 주거 상업지역은 평당 150만~500만원 선이며 관리지역 내 농지와 임야는 평당 10만~60만원, 일반농림지역 내 임야는 평당 7만~1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서산 역시 대산임해공단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내년에 대산항까지 건설되면 서해안 중추 물류산업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곡면의 현대파워텍, 기아자동차 공장 부근과 성연면 한국DTS,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모비스 연구소 주변은 공장시설 및 관련시설 건설 등의 기대감으로 가격이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바닷가에 인접한 곳은 평당 가격이 3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현대건설과 서산시가 공동으로 복합 웰빙레저특구로 개발 중인 부석면 서산 B지구 인근 농지와 임야는 평당 매매가가 15만~3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J프로젝트 해남 영암 땅값 상승세복합 관광레저단지 개발계획인 J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해남, 영암군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오름폭이 작아졌지만 모처럼 찾아온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위기는 여전히 들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투기목적의 구입은 사실상 차단됐지만 현지 친인척 명의를 동원하는 등 편법을 이용하는 것은 여전하다. 광산공인 김경수 사장은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씩 상승했다”라며 “전남도청 이전을 추진 중인 무안군 산향면 일대도 땅값이 많이 뛴 상태”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토지보상에 대비, 인근 지역에 토지를 구입하려는 현지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땅값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남, 영암 등 J프로젝트 해당지역은 주로 현지주민 간 거래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물론 현지에서는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느냐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새어나온다. 해남군 산이면 박일문씨는 “최근 불거진 S프로젝트와 혼동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개발주체인 전라남도가 S프로젝트와의 차별화를 적극 알리고 있지만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 서·남해안 개발이슈와 땅값 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