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해산정(海山亭)’ 종이에 수묵담채 | 56×32.5cm | 낙찰가 1억6500만원(수수료 별도) ●겸재 정선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시대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상상 속의 풍경을 그린 ‘관념산수’의 전통에서 벗어나 우리 강산의 실제 경치를 화폭에 담는 진경산수의 개척자로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금강산과 동해를 지척에 두고 있는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정자 해산정을 그린 것으로, 겸재의 작품 중에서도 전하는 수가 매우 적은 진경산수화로서 특별한 소장가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가 가진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한 것으로서 많은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대상의 특징과 원근에 따른 다양한 회화적 표현법을 효과적으로 구사한 점이 주목된다. 주제가 되는 중경의 서구암(西龜岩) 아래 위치한 해산정과 민가의 모습, 소나무 숲에 싸여 있는 남강(南江)가의 대호정(帶湖亭)과 성문은 부드러운 필법으로 그렸고 원경에 위치한 금강산 봉우리들은 서릿발준법 등의 과감한 필법으로, 근경의 소나무 숲은 장식적인 미가송법(米家松法)으로 그려 대조적인 효과를 추구했다. 도상봉 ‘안개꽃’ 캔버스에 유채 | 45.5×3cm(10호) | 낙찰가 1억1000만원(수수료 별도) ●도상봉은 한국 근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특히 백자 항아리에 담긴 꽃을 그린 격조 있는 정물화는 근·현대 서양화 분야에서 손꼽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 역시 백자항아리에 가득 담겨진 안개꽃이라는 작가의 대표적 소재를 그렸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소장하기에 가장 적당한 10호 사이즈로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허주 이징 ‘고사한거도(高士閑居圖)’ 종이에 수묵담채 | 28×46.5cm | 낙찰가 4700만원(수수료 별도)●허주 이징은 산수, 인물, 영모, 초충에 두루 능했던 당대 제일의 기량을 갖춘 화가. 안견의 맥을 잇는 것으로 평가받는 조선 중기 화단을 대표하는 화원 화가다. 전하는 조선 중기의 회화 작품 자체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이 작품은 이징 특유의 탁월한 기량과 높은 격조가 유감없이 드러난 대표작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작품 보관함에 허주의 진작임을 밝힌 위창 오세창의 배관이 있다. 고서화의 경우 작품을 살 때 진위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하는데, 이처럼 유명인의 배관은 작품을 믿고 살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장대한 규모의 풍광을 화폭에 효과적으로 담으면서도 각 대상의 특징을 포착, 적절하게 표현한 작가의 탁월한 재능이 돋보이는 명품으로 추정가의 2배 이상 되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