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은 불리기도 어렵지만 불린 재산을 지키기도 어렵다. 재산은 대부분 자산의 형태를 띠며, 자산은 가격이 가만히 고정되어 있거나 올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내려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미 부자인 사람들, 더 이상 부자를 꿈꿀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을 자산을 갖고 싶어 한다.이런 자산에는 무엇이 있을까. 과연 그런 자산이 있을까. 여기에 가장 적당한 자산으로는 은행 예금이나 국채가 있을 것이다. 은행 예금이나 국채는 부도가 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미래 수익이 비록 수익률은 낮지만 이미 확정되어 있다. 즉 재산이 많이 불어나지는 않지만 안전하게 지금의 재산 가치를 유지할 수는 있다. 단 물가가 높이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한편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생각하는 방식이 이와 조금 다르다. 국채나 은행 예금처럼 이자가 낮은 자산에 돈을 넣어 두어서는 재산이 욕심만큼 빨리 늘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히 미래 수익이 확정되어 있지 않은 자산, 그래서 가격이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자산을 찾는다. 이런 자산은 미래 수익이 미리 확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가격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자산은 공평해서 바로 이 점, 즉 미래 수익이 확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값이 떨어질 위험도 있다. 확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은 낮은 수익을 받게 되고, 높은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은 손해볼 가능성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만약 이 원리가 깨지는 날이 오면 굳이 혜성이 와서 부딪히지 않더라도 지구는 끝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과거의 사례로 보아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눈을 감는다. 대신 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주관적 희망으로 값이 떨어질 수도 있는 객관적 확률을 무시하는 무식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드러낸다.이상의 기본적인 원리를 깔고 이제 나를 돌아보자. 과연 나의 저축을 어떤 자산에 넣어 두는 것이 좋을까?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은행 예금이나 국채, 주식 외에 부동산도 있고, 원유나 금과 같은 국제 원자재도 있고, 개인이 직접 가게나 회사를 운영할 수도 있다. 또 특별한 프로젝트에 돈을 모아 투자하는 전문 펀드, 예를 들면 선박 펀드, 영화 펀드, 기숙사 펀드 같은 것도 있다. 여기에 해외 투자까지 집어 넣으면 자산의 종류는 더욱 많아진다. 이렇게 자산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 자산이 가진 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 경우 모든 자산이 한꺼번에 값이 올라가거나 반대로 모두 값이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의 경우 주식이 올라가면 채권은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달러 가격은 떨어진다. 그러므로 흐름을 잘만 타면 계속해서 올라가는 파도를 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1970년대에는 원유, 금과 같은 국제 상품가격이 올라갔고, 1980년대에는 일본 주식 가격이 올랐고, 1990년대에는 미국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올랐고, 2000년 이후에는 미국의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과연 어떻게 이렇게 알맞은 시기에 배를 바꾸어 가면서 계속 올라가는 파도를 탈 것인가다.당연히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을 따라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어느 전문가에게 맡긴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스로 그럴 만한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동안 모은 저축을 그냥 은행에 넣어두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위험이 따르지만 그 파도를 한 번 타보겠다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그렇게 하려는 사람은 당연히 남과 다른 무엇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여러 가지 조건을 말할 수 있지만 단 하나만 들라면 미래 모습이 그려지는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주식의 5년 뒤의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는가. 또는 어느 회사의 5년 뒤 모습이 그려지는가. 그려진다고? 그러면 주식에 투자해보라. 그려지지 않는다고? 그러면 그림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라. 아니면 그림이 그려지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왜 하필이면 5년이라고 궁금해 할지도 모른다. 사실은 10년이면 더 좋다. 그리고 5년 뒤가 보여야 1~2년 뒤가 보인다. 누군가가 5년 뒤는 모르지만 1~2년 뒤는 보인다고 말하면 그 사람 말은 믿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이 1~2년 뒤에 일어날 일을 맞힐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여기서 미래 모습이란 100% 정확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절대로 없다. 있다면 그것은 사기다. 미래가 미래인 것은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미리 안다면 그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 투자나 인생에서 미래란 가능성으로서의 미래다. 그러나 비록 미래가 불확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렇다고 내일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해도 거리로 나와 보면 여전히 사람들은 예전의 모습으로 길거리를 다니고 축구장에서는 축구경기가 열린다. 비록 미래를 알지 못하지만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비록 미래를 알지 못하지만 미래를 규정하는 원리는 있다. 예를 들면 지나친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지나치게 올라간 것은 떨어지고 지나치게 떨어진 것은 다시 올라간다. 우리는 때때로 미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경험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언제 그것이 나타날지는 알기가 정말 어렵다. 예를 들어 원유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맞추어 투자전략을 짜두었는데, 안타깝게도 원유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여전히 나의 미래 예측에 확신을 가지고 이 기간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심장이다. 100에서 시작한 가격은 200으로 갔다 150이 되기도 하고, 그냥 꾸준히 올라서 150이 되기도 한다. 물론 50을 거쳐서 150이 되기도 한다. 과연 몇 사람이나 이 시기를 견딜 수 있을까? 투자자로서 내가 투자 면허증을 따는 데 필요한 것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현명하고 건강한 판단력과 나의 판단을 믿고 시간을 견디는 튼튼한 심장이다.☞ 종합주가지수 : ☞ 위험도 낮으면서 수익은 높은 자산은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