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카오디오 시장은 일대 변혁 속에 놓여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인 자동차에서의 오디오 기능 강화가 아닌 TV 모니터와 내비게이션, 오토 PC, DMB, 텔레매틱스 기능으로 멀티미디어화하고 있는 추세다.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면 카오디오에서는 오디오적인 것보다 비디오적인 측면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디오는 기기의 다양화와 발전보다는 기존 스테레오 사운드를 보완해 비디오 기능이 강화된 DVD 5.1채널 사운드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는 카오디오 애프터마켓에서보다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순정 시스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오피러스, 뉴 체어맨, SM7 등 고급 세단의 최고 사양에 장착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의 약진으로 기존 카오디오 애프터마켓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렉서스 차량에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명사인 마크레빈슨, 아우디 A8도 뱅앤올룹슨을 장착하고 있다. 이 밖에 상당수 자동차회사들이 유명 카오디오 업체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고가 자동차 전쟁과 무관치 않다. 최고의 자동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고의 오디오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디오 업체들도 고가 자동차에 자사 제품을 부착,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윈윈 전략이다. 이에 따라 기존 카오디오 애프터마켓은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하이엔드 카오디오로 알려진 일부 브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그 명성만큼은 여전하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알파인 F#1 Status 시스템과 파이오니아의 ODR 시스템, 그리고 소니의 XES-Z50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 세 모델은 현존하는 최고의 카오디오 시스템으로 해마다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카오디오 마니아들에게는 하이엔드 시스템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헤드유닛과 앰프, 프로세서, 스피커,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토털 시스템으로 차량에서 카오디오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품 가격은 1000만~1500만원이며, 기본 장착비는 제품 가격의 20%다. 여기에 추가적인 트렁크 룸 구성이나 액추얼 시스템 등의 설치를 원한다면 비용은 더 들어간다. 참고로 국내에는 알파인 F#1 Status 시스템만이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기존의 유명 헤드유닛 카오디오 브랜드인 알파인, 파이오니아, 소니, 이클립스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헤드유닛을 중심으로 영상을 즐기기 위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차량용 모니터와 DVD 플레이어, 내비게이션,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및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토 PC,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텔레매틱스, DMB를 시청하기 위한 단말기 등의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무튼 최근 국내 경기 악화로 카오디오 애프터마켓은 몇 년 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같이 차량 출고시 오디오가 장착되지 않은 상태로 나온다면 국내 카오디오 애프터마켓은 양적으로 커지고 질적으로도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카오디오는 말 그대로 자동차에서 즐기는 음향기기다. 혹시 기기를 즐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음향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음악이다. 음악 없이 기기만 들여다보면서 즐기는 것을 카오디오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이런 관점에서 카오디오에 접근한다면 일반인들이 가진 카오디오에 관한 몇 가지 사소한 오해는 쉽게 풀릴 수 있다. 카오디오 기기는 단지 음악을 듣고 즐기기 위한 보조 장치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기기들을 어떻게 자신의 차량에 효율적으로 장착하는가에 있다. 가령 카오디오에 10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면 음반 1000만원어치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일반적인 전자제품들은 완제품 형태로 시장에 나온다. 소비자들도 특별한 장착 없이 기기들을 사용한다. 홈오디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카오디오는 다르다. 카오디오 기기들은 완제품처럼 보이지만 하나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기기들과의 연결이나 음질 튜닝이 필요한 반제품 형태로 판매된다. 기존 자동차 구조를 변경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장착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뒤따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싸고 좋은 명품 오디오 기기를 달았다고 좋은 음질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에 오디오 기기를 장착하는 사람은 인스톨러의 기기 매칭과 음질 튜닝력이 카오디오 성능을 좌우한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카오디오를 다른 상품들처럼 그저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쉽게 구입한다는 것은 카오디오에 대한 무지의 소치다. 소스 유닛인 헤드유닛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카오디오 전문점에 가서 전문 인스톨러의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카오디오 전문점 중에는 튜닝작업을 거치지 않고 기기만 그저 자동차에 부착해주는 곳도 있기 때문에 필히 카오디오 동호회나 각종 매체를 통해 해당 카오디오 전문점을 알아본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국내 카오디오 산업 자체가 다른 산업에 비해 객관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은 카오디오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보 수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좋은 오디오 기기를 찾는 것보다 실력 있는 카오디오 전문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카오디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면 자동차 드라이빙이 더욱 윤택하고 즐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