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에이전트로 성공한 남문기 회장의 투자 조언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미국 부동산은 괜찮은 투자 상품입니다. 더욱이 최근 미국 경기가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부동산 투자에 청신호입니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만 한다면 투자환경은 오히려 한국보다 낫습니다.” 미주지역 최대의 한인 부동산 중개회사인 뉴스타부동산(www.newstarrealty .com) 남문기 회장(63)은 미국 시장에 불고 있는 부동산 열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00년 후반부터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해외 각지의 자금이 엄청납니다. 특히 유럽과 중국 쪽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지요. 거품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제 경험상 (거품이) 크게 끼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남 회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국가 간 정보교류가 활발해진 것이 미국 부동산 시장의 값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어느 지역이 뜨고 있다는 소식을 해외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먼저 압니다. 현지 부동산 에이전시들도 이들을 따라가지 못하죠. 9·11테러 때문에 약간 시장이 침체를 겪기도 했지만 곧바로 회복되더라고요. 사실상 미국 전 지역에 엄청난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다 인터넷 때문입니다.”인터넷 발달로 미국 부동산 투자 인기남 회장은 미주 한인사회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지난 1982년 단돈 300달러만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부동산 에이전시로 변신, 성공한 케이스다. 1988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설립한 뉴스타부동산은 현재 미국 전역에 22개의 직영점을 가진 연 매출액 15억달러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남 회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영토 확장과 비교했다. 미국 부동산 투자에서는 광활한 만주벌판을 지배한 광개토대왕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뉴스타부동산이 거래한 부동산을 모두 합치면 원화로 15조원어치에 달합니다. 면적으로 환산해도 어마어마하죠. 땅은 미국에 있지만 소유주가 한인이니 이 또한 영토 확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는 “미국만큼 안정적인 경기 순환구조를 가진 나라도 많지 않다”면서 “안정적인 경기변동을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동산 거품론에 대해서 남 회장은 “일부 지역에서 투기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 하락세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지난 1990년 은행 금리가 두 자릿수여서 가격 하락에 따른 후유증이 컸지만 지금은 로스앤젤레스(LA)지역 모기지 금리가 5.5%대여서 위험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1990년 한 해만 LA지역 집값이 평균 10% 이상씩 떨어졌지만 그 이듬해 곧바로 회복했다고 남 회장은 덧붙였다.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가격 상승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인구 유입이 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달리고 있단다. 남 회장은 “상가나 아파트 등은 투기 수요 증가로 가격 거품이 있을지 모르지만 주택만큼은 수요가 여전해 지금 구입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미 연방제도준비이사회(FRB)나 전미부동산협회(NAR) 등에서는 연일 미 서부지역 부동산 값이 거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있죠. 근데 그들은 이미 올 초부터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왔어요. 근데 보십시요. 아직도 캘리포니아 등 미 서부지역은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예요. 일부에서 한국인 등 아시아 투기세력이 무차별로 매입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말도 하지만 전 이 부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미국인들조차 구입 대열에 합류한 판에 도대체 누굴 탓한다는 겁니까.”그는 그러면서 미국 내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미국의 특수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얻은 정보가 미국 시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유망 지역이 따로 없다고 남 회장은 말한다. 그나마 유망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한인들이 밀집한 곳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보유나 투자 수요가 항상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곳이 투자 적격지라는 설명이다. 한인 많이 사는 곳 소액투자물건 유망“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무조건 괜찮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사는 곳은 공통적으로 학군이 좋습니다. 한인들의 자녀 교육 열풍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죠.(웃음) 미국에선 유망 지역을 따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모든 곳이 나름대로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죠. 워낙 땅덩어리가 큰 곳이어서 일부 지역의 현상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다만 LA 등 미 서부지역은 온화한 기후 탓에 동양인들의 선호도가 높으며 한인들도 많이 모여 살기 때문에 문화적인 이질감도 줄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CAR)가 조사한 상반기 LA지역 집값은 1년 전보다 21.1%나 상승했으며 주택 판매량은 12.9%나 늘어났다. 학연 지연 절대로 믿어선 안돼이러한 가격 상승으로 최근 들어서는 투자 열풍이 LA 외곽지역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를 포기하고 아예 애리조나나 텍사스, 조지아주로 투자 원정을 가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 한인이나 한국 내 투자자들이 사들이는 것은 주로 세탁소, 커피전문점, 비디오테이프 대여점 등으로 이들은 값이 저렴하면서도 운영 수익이 짭짤해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미국 부동산 시장을 투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현지 소식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남 회장은 미국 부동산을 구입할 때 “절대로 학연, 지연 등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는 사람이 뒤통수치는 게 현지에서는 다반사라는 것이다. “아는 사람 소개로 무턱대고 돈을 덜컥 내주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런 식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미국은 워낙 부동산 중개업이 발달해 있으므로 이들 전문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남 회장은 △설립한 지 오래됐고 △인원이 많으며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는지를 전문회사 선택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처음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개회사들이 좋다”고 덧붙였다. 남 회장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보면 검은돈이 이미 미국 내에 엄청나게 들어와 있을 거라고 보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소액 투자자들이죠. 그것도 투자에 굉장히 조심합니다. 때로는 너무 잰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래서 이곳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항상 뒷북치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합니다. 미국 부동산 투자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