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중개 시스템 알아보기

미국 부동산 투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 서부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산타모니카 비치 근처에 집을 마련하고 부동산 개발로 온 도시가 들썩거리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오피스빌딩을 산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돈만 있으면 구입할 매물은 널려 있다. 땅덩어리가 큰 데다 물건이 다양한 게 미국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현지에서 확실한 정보만 구할 수 있다면 말이다. 미국 부동산 투자 방법을 올 가이드 해본다. 정민경씨(31·가명)는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살림집을 얻었다. 콜로라도주립대에서 유학 중인 남편과 합류하기 위해서다. 남편이 콜로라도주립대로 유학을 떠난 것은 지난 2003년 11월. 그동안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편을 뒷바라지 하느라 뒤늦게 미국에 간 것. 당초 부부는 ‘기러기’로 살아가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곳을 찾은 후 정씨의 마음이 바뀌었다. 그곳 환경이 너무 좋아서다. 파익스 피크(Pikes Peak)라 불리는 로키산맥 줄기가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싼 스프링스는 쾌적한 주거환경 때문에 미국에서도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정씨는 남편이 공부를 마친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야겠지만 스프링스에 있는 집은 앞으로도 계속 보유할 생각이다.투자이민비자 발급받아 현지 투자 가능합법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외화 도피 등의 이유로 정부가 투기세력의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규정이 다소 완화돼 미국 부동산 투자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투자이민비자를 발급받아 미국 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능했다. 물론 국세청 통보 절차는 필요하다. 투자비자는 투자이민비자(EB-5)와 비이민투자비자(E-2)로 구분된다. 투자이민비자는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경우에만 발급하기 때문에 고액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미국 정부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투자해 최소한 1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조건일 때 투자이민비자를 내준다. 미국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란 새로운 업종을 뜻하기도 하고 기존 사업체를 구조조정해 구입하는 것도 해당된다. 또 사업체의 규모를 지금보다 약 40% 이상 늘리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로 규정한다. 다만 인구가 2만명 미만이거나 주정부 노동청이 인준한 실업률이 전국 평균치보다 1.5배 높은 곳은 50만달러로도 투자이민비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이민비자는 1년에 약 1만명에게 주어지고 자격과 조건만 맞는다면 동업도 가능하다. 동업과 관련한 규정은 매우 세분화돼 있다. 다만 2년 이상 된 사업체이거나 총 자본액의 20% 이상을 손해본 사업체의 경우 비자 발급이 어렵다. 투자이민자에게는 2년 기한의 임시영주권을 준 뒤 정식 영주권을 발급한다. 물론 언제든지 영주권은 포기할 수 있다. 비이민투자비자(E-2)는 20만~30만달러를 투자하면 취득 가능하다. E-2비자는 창업 또는 기존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받는 것으로 5년간 미국 내 머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E-2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체의 소유권을 50% 이상 갖고 있어야 한다. 미국 내 투자가 생계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비자 발급에서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미국 투자비자는 투자금액이 적을수록 비자를 발급받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미국 이민국에서는 투자하는 돈이 적을 경우 투자 업체의 사업 종류, 지역, 피고용인 수를 더 자세히 검토하기 때문에 투자금액은 가급적 많을수록 좋다. 투자에는 현금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에 투입하는 설치비나 비품은 물론 임대료나 건설비, 업무용 부동산도 모두 들어간다. 물론 투자이민비자와 같이 일정 요건만 갖추면 동업도 가능하다. E-2비자는 2억~3억원의 돈으로 미국 내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커피전문점, 세탁소, 편의점, 빨래방, 각종 식료품점은 현금 2억~3억원만 있으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E-2비자를 발급받으면 미국 내 부동산 투자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최고 5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투자 회사가 잘 운영될 경우에는 무제한으로 연장할 수 있다. E-2비자를 취득하면 자녀들이 현지 공립학교에도 다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E-2비자는 이민국의 승인 없이 대사관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어 취득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 하지만 최근 테러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면서 비자 발급이 다소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현지에서 체류 신분을 바꾸는 수법이 퍼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지난 2004년 한국 비자통계에 따르면 E-2비자 발급 건수는 2901건으로 전년 대비 4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급한 각종 비자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외에 2년 이상 체류할 경우에도 50만달러 한도 내에서 부동산 구입이 가능하다. E-2비자를 발급받더라도 현행 외국환관리규정을 그대로 지켜야 하기 때문에 50만달러 이상을 송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부동산 금융이 발달해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하면 쉽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 비영주권자 사업자등록번호 받아야 투자미국 부동산 투자시에는 각종 세제를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만 제대로 납부하면 비영주권자라도 강제 추방은 면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미국 국세청(www.irs.gov)에서 ‘W-7양식’을 다운받아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W-7양식’은 사업자등록번호를 부여받는 것.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공증 절차를 거친 후 미국으로 신청서와 여권 사본을 보낸다. 약 4~6주 후 미 국세청으로부터 납세자번호(ITIN)를 부여받는다. 영주권자의 경우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SSN(Social Security Number)을 부여받아야 하지만 비영주권자는 9자리로 되어 있는 ITIN만 있으면 투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ITIN만 있으면 은행 계좌 개설도 가능하다. 미국에 대한 투자를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은행 계좌는 반드시 개설해두는 게 좋다.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현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없고 이동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국내에서 인터넷을 십분 활용해 많은 자료를 파악해둬야 한다. 우선 현지에서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부동산 포털사이트나 현지에서 발행하는 한국 언론매체에서 부동산 정보를 찾아 나서는 게 시작이다.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나와 있는 매물이 엄청나게 많다. 미국 전역이 투자처라고 볼 수 있지만 워낙 땅덩어리가 넓어 사실상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주로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LA나 뉴욕,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등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한인들이 밀집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안정적이다. 현지의 물건들은 한인끼리 거래하는 게 다반사다. 이는 해당 물건에 대한 투자가치가 어느 정도 검증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중개 제도는 국내와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는 브로커와 에이전트로 나눠진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인중개사가 미국에선 에이전트이며, 이들 에이전트가 모인 법인체가 브로커다. 모든 부동산 거래는 에이전트 대 에이전트, 브로커 대 브로커로 체결한다. 철저한 대행체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브로커의 신용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일어날지 모르는 중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브로커의 신용도는 꼼꼼히 체크해봐야 한다. 매수인은 브로커가 조사한 자료를 검토한 뒤 전속계약을 체결한다. 미국은 매수인이 중개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모든 매물은 브로커가 구한다. 물론 적정가격을 정하는 것 역시 브로커의 몫이다. 최종 가격은 매수인이 결정하며 이후 바로 계약서에 사인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미국 부동산에는 항상 장기담보대출인 모기지가 뒤따른다. 에스크로(Escrow) 제도 역시 미국만의 독특한 중개 제도다. 미국에선 부동산 거래시 거래대금을 개인끼리 주고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매수가 결정되면 모든 자금은 에스크로 회사에서 관리하며 에스크로 회사에서는 해당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검토한 뒤 이상이 없을 경우 계약을 허락한다. 물론 여기에는 변호사, 회계사, 모기지 대출 은행 등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에스크로 회사의 조사까지 마친 뒤 최종적으로 계약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에스크로 회사가 매도자에게 대금을 주며 이로써 모든 계약이 끝난다.중개 사고 에스크로 회사가 맡아 처리미국은 각 주마다 세금 규정이 약간씩 다르다. 따라서 각 주의 고유 부동산 제도를 사전에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우선 양도세 규정을 살펴보자. ‘1031조 Exchange’로 불리는 이 제도는 거의 모든 주에서 도입하고 있다. 1031조 Exchange는 양도세 유예 규정으로 가령 50만달러짜리 부동산을 3년 정도 보유하고 있다가 처분한 뒤 60일 이내에 5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다시 구입하면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미국만의 독특한 제도다. 보유세 역시 우리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일단 미국은 공시지가의 개념이 없다. 워낙 국토면적이 넓어 우리와 같이 1년에 한 번씩 전 국토의 공시지가를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유세는 최초 구입 당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 공시지가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부담해야 할 세금도 늘어나는 반면 미국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씩 뛰었다고 해도 부과되는 보유세는 언제나 같다. 따라서 LA 등 최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기록하고 있는 서부지역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부담해야 할 보유세는 언제나 일정하다. 오히려 뛰는 가격을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은 줄어드는 셈이다.☞ 미국 부동산 경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