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을 운영하는 박월순씨(54). 5년 전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다. 별 다른 통증이나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었던 터라 튀어나온 굵은 핏줄을 그대로 방치해 왔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튀어나온 핏줄이 딱딱해 지면서 심한 통증이 왔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은 박씨. 하지정맥류가 혈전성 정맥염으로 발전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에 따르는 부담을 걱정하는 박씨에게 의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상당히 까다로웠겠지만, 최근에 선보인 혈관레이저 치료술과 미세절제술을 병행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이 확장되고 구불구불하게 늘어나면서 튀어나오는 혈관질환이다. 판막 이상으로 피가 심장까지 전달되지 못하면서 아래 방향으로 몰려 혈관에 변형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정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혈관이 약한 노인과 여성들에게서도 많이 발생한다. 직업과도 연관성을 보인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조금 더 진행되면 다리가 무겁고 뻐근하며 붓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리가 자주 저리고 쥐가 나기도 한다. 습진이나 피부가 썩는 궤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박씨의 경우처럼 혈전이 생겨 혈전성 정맥염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정맥류는 문제가 생긴 혈관의 굵기와 길이, 형태에 따라 사용되는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방법을 적용해야 치료효과가 높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듀플렉스 컬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로 정맥에 대한 모든 정보와 문제가 나타난 부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적절한 치료법을 정한다. 대표적 치료법은 혈관경화요법, 혈관 레이저 치료술, 미세절제술 등이다. 하지정맥류의 가장 간단한 치료법은 ‘혈관경화요법.’ 주로 얇은 혈관에 사용된다. 문제가 되는 혈관에 약물(경화제)을 주사하면 혈관이 굳었다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몸 속으로 흡수된다. 마취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후 흉터가 남지 않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굵은 혈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종전에는 굵고 곧은 혈관을 제거할 때 척추마취나 전신마취 후 문제가 생긴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을 했었다. 수술과 마취, 입원 등 때문에 환자들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이 수술법 대신 ‘혈관 레이저 치료술’이 선호되고 있다. 혈관 레이저 치료술은 말 그대로 레이저를 활용해 혈관을 폐쇄하는 시술법이다. 문제가 되는 혈관에 주삿바늘을 꽂고 그곳을 통해 레이저를 조사한다. 혈관 레이저 치료술은 국소마취나 수면마취 만으로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가 갖는 부담이 적다. 또 시술 후 남는 흉터도 전혀 없으며 혈관경화요법과 마찬가지로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심하게 구불구불한 혈관인 경우에는 ‘미세절제술’로 해결해야 한다. 미세절제술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구멍을 낸 후 기구를 이용해 문제의 혈관을 빼내는 것이다. 혈관 레이저 치료술처럼 국소마취 후 수술한다. 수술 후에는 아주 작은 흉터가 남게 되지만 외형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수술에 따르는 큰 통증이 없어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혈관의 변형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관찰한 후 혈관경화요법과 혈관 레이저 수술, 혹은 미세절제술을 적절하게 조합해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