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Interior

사람들은 애착을 느끼고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제품들은 소득 수준을 초과하더라도 구매를 한다. 반면, 큰 의미가 없는 제품은 되도록 최저가로 구입하는 경제적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이런 경우 기능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크게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 중에서도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큰 요소이자 제품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컬러’다. 패션에서의 유행색은 생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테리어나 가정용품의 색채로 활용한다. 이는 컬러가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블랙 옷을 즐겨 입는 사람들을 “세련됐다, 멋쟁이다”라고 말한다. 이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뭘까. 당연히 블랙 컬러가 풍기는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차가운 색상이지만 튀지 않으면서 매력적이고 오묘한 느낌을 주는 색임에는 분명하다. 옷, 액세서리 등의 패션에서 시작된 이번 FW 트렌드는 ‘블랙’이다. 블랙 컬러의 바람은 휴대폰에서부터 컴퓨터 등의 IT 제품뿐 아니라 소형 주방제품들, 생활 소품, 오디오 등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것은 블랙이 가지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이 생활 속에서 튀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블랙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블랙이라는 색상은 그래서 더 오묘하고 심오하다. 그런 이유에서 비행기에서의 블랙 박스(실제 오렌지색)도 ‘비밀의 열쇠’라는 의미를 가진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블랙은 ‘키 컬러’로 손꼽힌다. 블랙 제품은 실내에 옮겨 놓았을 때 중심을 잡아주는 듯한 무게감과 중후함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중요하면서 고급 제품일수록 심플한 블랙 디자인이 많다. 일반적으로 가전제품은 깨끗하고 관리가 수월한 흰 색이 주종을 이뤄 ‘백색가전’이라 명명되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브랜드마다 기능과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블랙을 내놓으면서 이 제품들이 전체적인 집안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뱅앤올룹슨의 ‘베오랩5 스피커’. 원뿔 모양인 블랙의 입체적 디자인이 마치 조각 작품처럼 거실에 놓이면 미학적인 시선이 따른다. 주방용품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과 실버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얻는 크룹스의 ‘에스프레소 머신 오케스트로’는 전자동 시스템으로 기능 면에서도 편리하다. 이런 전자제품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블랙을 포인트로 혹은 메인으로 쓰는 경우가 최근 들어 흔한 일이 됐다. 대표적 블랙 가구인 바르셀로나 체어는 꾸준히 사랑받는 디자인 제품 중 하나다. 블랙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완성도가 높은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가구 뿐만 아니라 쿠션, 화병, 스탠드, 테이블 등 인테리어 소품에서도 블랙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메이크 업의 색상과 옷 색상이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 듯, 가구 및 인테리어의 색상 또한 그 집안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단지 공간을 장식하는 멋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서 소품 하나, 가구 한 점도 그냥 고르는 우를 범하지 말 것. 올 가을, 내 취향과 환경을 고려하고 트렌드에 앞서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블랙 컬러에 주목하라. 블랙이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