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같은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가을여자 박정수

중년 남성들은 한번쯤 그녀와의 로맨스를 꿈꾼다고 한다. 당당하고도 우아한 그녀에게 매료되는 ‘증상’은, 동성인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아름다움과 도대체 식지 않을 것 같은 열정의 소유자 탤런트 박정수. 그녀의 실제 나이에 대한 수많은 논란(?)에 박정수는 스스로 에세이집을 통해 시원스럽게 종지부를 찍었다. 50대이면서도 20대 같은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 올가을 ‘박정수 따라하기’에 대한민국 여성들이 더욱 바빠질 것 같다. 가 뭐래도 “지금 가장 행복하다” “잘 모르실 거예요. 50고개를 넘으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우울증 때문에 약물치료까지 받았었죠.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를 지탱해 줄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그래서 내가 경험한 갱년기와 그것을 슬기롭게 해결할 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면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올해 나이 쉰셋. 우아한 아름다움의 대명사 탤런트 박정수는 “도대체 나이를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에 그냥 실제 나이를 시쳇말로 속 시원하게 들이(?)댔다. ‘진실’을 듣고 보니 더욱 놀라울 수밖에.“제가 중년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은 연예인 1위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무슨 상을 탄 것도 아닌데 기분이 아주 좋더라고요. 여자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예뻐질 수가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엔 남들 자는 시간에 수분 팩이라도 하나 더 하고 잠자리에 들거든요.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아름다움은 얻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나이를 뛰어넘는 그녀의 놀라운 건강이 알려진 것은, 건강정보를 다루는 모 방송국 오락 프로그램에서 신체 나이를 측정하면서부터다. 폐 나이 24세, 모발 나이 27세, 뇌 나이는 41세. 어딜 봐서도 10년 이상 젊게 판정된 신체 나이야말로 탱탱하고 윤기 있는 그녀의 피부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사람들이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묻는데 저는 60이 되기 전까지는 싱글로 살 겁니다. (웃음) 이혼 후에, 또 애들이 외국에 나가 있고 하니까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걸 즐길 줄도 알게 됐죠. 저는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오히려 혼자 가요. 쇼핑도 혼자 하고요.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땐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고 혼자 가서 먹어요. 지금 딱, 행복해요.”혼자 영화를 보면 감동적인 장면에 눈치 보지 않고 눈물을 훔칠 수 있고 혼자 쇼핑을 하면 이건 이렇네 저건 저렇네 ‘훈수’ 두는 사람이 없어서 좋단다. 또 혼자 밥을 먹으면 앞 사람과 대화하느라 음식의 깊은 맛을 놓치지 않아서 좋다. 박정수의 ‘혼자 즐기기’는, 외로움을 감추기 위한 군색한 변명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근사하다. “단순한 운동이라고 보기엔 요가로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아요. 마음을 치유(healing)하는 데 너무 좋거든요. 1주일에 3번 정도 요가 스튜디오에 가는데 이른 아침이나 아예 저녁 시간대를 이용합니다. 여자들이 흔히 몸무게 감량 때문에 운동을 하는데 요가를 하다 보면 몸매관리가 자연스럽게 돼요. 제가 성격이 단순하고 급한 편이라 자기수양에 적격이죠.(웃음)”너무 힘들었던 오십 고비. 영원히 낯선 단어일 줄 알았던 ‘갱년기’가 어느 날 그녀 옆에 자리하고 있더란다. 그걸 발견한 사실이 더 당황스러웠다고. 밀물처럼 밀려오는 우울증의 증상들은 그녀를 병원으로 내몰았고 늘 브라운관의 주인공이 됐던 그녀에게, 당시의 일상은 편집해 잘라내고 싶은 ‘러프 필름’ 같은 것이었다. 큰 딸도, 작은 딸도 나중에 엄마처럼 겪을 지, 아닐 지는 모르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때 터득한 방법이 바로 요가요, 또 즐겁게 사는 비결에 대한 ‘박정수식’ 처세술이다. 또 하나,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먹는 것에 마음껏 투자한 것.“사실 전 잡초 같은 식성을 타고 났어요.(웃음) 간단히 말하면 몸에 좋다면 다 먹는다는 얘기죠. 주변 사람들이 하도 제가 몸에 좋은 거 챙긴다니까 어떤 분은 제가 먹던 변비약을 따라 먹고 설사를 했을 정도였어요. (웃음) 단, 좋은 음식을 먹지 약은 즐기지 않아요.”그래서 들어본 그녀의 건강식은 신선한 생선회와 청국장, 된장 등 ‘신토불이’ 음식들이다. “50년 간 먹어온 음식들로 에너지가 넘친다”는 설명. 고기보다는 생선을, 익힌 것보다는 날것을, 기름진 것보다는 담백한 것을 좋아하다 보니 복잡한 조리과정은 피한다. 원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다. 그녀의 보양식은 피곤할 때 원기 회복 삼아 먹는 산낙지. 매 끼니를 절대 과식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식욕이 동하지 않는 아침엔 과일이나 야채, 두부나 비지 같은 콩 요리에 김치 찬 하나 정도로 간단한 것이 좋다고. 외식기회가 많은 직업이지만 한식이나 생선초밥 등 밥 위주의 식사를 선택하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쇼트닝과 마가린 등에서 나오는 ‘트랜스 지방’의 위험을 알고 난 뒤로는 간식으로 먹는 빵도 보리빵을 고집한다.“중년 여성들이 간혹 호르몬제 얘기를 하던데 저는 불안해서 못 먹어요. 단, 미국에 있는 애들 보러갈 때 유기농 푸드 가게에서 건강 대체식품을 사오기는 해요. 에스트로겐 같은 것은 한 병씩 사오는데 그래서인지 얼마 전에 노화클리닉에서 검사를 했는데 여성 호르몬이 남아돌 정도래요…(웃음)”부지런하지 않으면, ‘여우 같은’ 투자가 없으면 결코 아름다운 중년으로 남을 수 없다. 아름다운 중년 박정수가 ‘박정수의 이너 뷰티(Inner Beauty)’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거듭 강조하는 키 포인트다. 책 탈고를 채 하기도 전에 병원에 입원한 ‘전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그녀는 지금 또 다른 도전을 티 나지 않게 준비 중이다.“홈쇼핑이다 어디다 소문이 났는데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뷰티 쪽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요. 화장품, 주얼리, 언더웨어 등이 있을 수 있겠죠. 지금은 주얼리 쪽 생각이 많아요.” 책을 통해 전했던 그녀의 코디와 뷰티 노하우를 실제 제품으로 선보이겠다는 플랜이다. 박정수를 닮고 싶은 많은 여성들에게 그녀는 또 어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보여줄 지. 예의 그녀가 가진 ‘악착같은’ 부지런함이라면 가능하고도 남을 것 같다.